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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새책 소개>밀양송전탑 반대 투쟁 백서, 2005~2015 -강은주 외 16명 공저,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2015년 12월 지난 12월 1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 10년, 우리는 이미 승리하였습니다!’ 밀양송전탑반대투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밀양송전탑 투쟁 과정에서 자결하신 故 이치우·유한숙 어르신 등을 생각하는 묵상에 이어, 10년간의 투쟁을 회상하며 결의를 다지는 이남우, 김영자, 구미현 씨의 이야기 등이 있었다. 그리고, 이 책 『밀양송전탑 반대투쟁백서』와 함께 세트로 준비된 『밀양, 10년의 빛-사진으로 보는 밀양송전탑 투쟁』 각각의 책 소개와 집필진 인사가 있었다. 이 책은 밀양송전탑 반대투쟁 약사(略史), 에너지정책(2000년부터 현재까지), 인권침해, 공동체파괴, 주요기록물 등으로 구성되어져 있고, 이계삼(밀양대책위 사무국장), 이보아(에너.. 더보기
핵에너지를 숙고하는 시적 감전(感電)『사람이나 꽃이나』 채상근, 푸른사상, 2015 무엇보다 시의 힘은 보고서나 산문이 전달할 수 없는 이미지와 감정의 단면들을 함축과 비유를 통해 전달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라. 시인이 포착하고 다듬어 배열해 낸 그 단면들은 읽는 이의 더 구체적인 상상을 끌어내며 실체와 공감하게 만든다. 핵에너지가 나쁘거나 어리석은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함께 느끼도록 하는 것은 사뭇 다른 의미가 있다. 핵에너지 문제를 대하는 채상근 시인의 태도와 바람이 바로 그런 것이다. 시인의 세 번째 시집에 해당하는 『사람이나 꽃이냐』의 3부에 실려있는 일련의 ‘탈핵 시’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핵발전 노동자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틋함이다. 이들은 방사선을 다루는 일상적 위협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러나 불현듯 다가오는 황망스러운 상황에서도 평상성을 유지해야.. 더보기
<새책소개> 안전신화의 붕괴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왜 일어났나 하타무라 요타로·아베 세이지·후치가미 마사오 공저, 김해창·노익환·류시현 공역, 美세움, 2015년 3월 올 3월에 발간된 책을 뒤늦게 발견하고 새 책으로 소개하자니, 독자를 비롯해 해당 출판사 등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이 책이 어떤 책인가에 대한 소개는, 대표 번역자인 김해창 교수의 역자후기와 필자인 하타무라 요타로(전, 후쿠시마원전사고 정부조사검증위원회 위원장)의 머리말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와 관련된 조사위원회는 민간, 도쿄전력, 국회, 정부가 주체가 된 4개의 조사보고서가 2012년 나왔다. 하나의 사고를 두고 주체가 다른 4개의 사고조사위가 꾸려진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4개 보고서 모두 원인의 규명은 확실하지 않은 채 누가 사고의 .. 더보기
한국의 경제학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오시마 겐이치 지음, 장영배 옮김, 『비싼 원전 그만 짓고 탈핵으로 안전하자』, 이매진, 2015 핵발전은 위험하지만 차악 또는 필요악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논리는 그래도 핵발전이 제일 싼 것이 아니냐, 그래서 경제성장도 하고 수출도 하려면 핵발전을 계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경제학 박사 출신의 일본 교수가 계산해 보았더니 핵발전이 싸지 않다고 한다면? 실제로 이 책의 저자인 오시마 겐이치 씨는 경제학을 전공한 후 핵발전 문제와 재생가능에너지의 잠재력에 대한 책도 이미 여러 권 쓴 분이다. 저자는 일본 정부와 핵발전 업계가 발표하는 발전비용, 즉 핵발전이 킬로와트시(kW/h) 당 5~6엔, 천연가스 화력이 7~8엔, 수력이 8~13엔, 태양광은 49엔이라는 주장에 먼저 의심을 던진다. 결국 어떤 모델을 대상으로, 그리고 어떤 비용까지 포함하여 계산할 것.. 더보기
[새책 소개] 나의 히로시마―공생의 길, 평화의 길 재일 조선인 피폭자이자 조총련 활동가 이실근 선생(1929년생)의 좌충우돌 인생과 활동의 자전적 기록 『Pride:공생으로의 길, 나와 히로시마(共生への道 私と広島)』(2006, 矽文社)인 자서전을 번역한 책이다. 전체 4장, 에필로그·후기·부록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3장까지는 가족과 출생, 성장, 재일 조선 청소년이 경험한 정체성의 혼란과 자각 등을 거쳐, 한국 전쟁 시 조총련 활동과 투옥, 감옥생활 등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개인사를 진솔하고 흥미롭게 기록하고 있다. ‘나의 히로시마’라는 책 제목에서 낚였던(?) ‘히로시마’ 피폭과 히로시마현조선인피폭자협의회(이하, 히로시마조피협) 구성, 국내·외 활동 등은 10~2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만 서술되어 아쉬웠다. 이실근 선생은 1945년 8월 7일 .. 더보기
[새책 소개] 방사능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에게 방사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안녕들하신가요?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이후 시민들의 방사능에 대한 불안이 급속도로 높아졌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 속에 자녀를 키우길 희망하는 엄마들을 위한 책이 출간되었다. 올 9월 출간된 『방사능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에게』는 핵물리학을 전공하여 방사선과 교수를 지낸 정갑수 열린세상 대표, 한국 탈핵에 앞장서며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역임하는 김익중 동국대 의과대학 교수, 시민방사능감시센터의 김혜정 운영위원장, 그리고 의료방사선 문제에 탁월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윤근 소장, 전국 80여개 단체의 연대 단위인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의 사무국장이자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는 안재훈 탈핵팀장 등 방사능·탈핵과 관련한 다양한 전문가들과, 20.. 더보기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은혜 옮김, 『체르노빌의 목소리』, 새잎, 2011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체르노빌을 경험한 103인의 ‘목소리’ 이 책을 읽어내기는 좀체 쉽지 않다.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엄습하는 먹먹함 때문이다. 어떤 상황인지도 모른 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의 초기 진압에 투입되었다가 방사능에 고농도로 피폭당한 소방대원들이 있다. 불에 맞서 싸워 조국과 세계를 구한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방사능과 싸워야 했고, 하나 둘씩 죽어갔다. 소방대원 남편이 비밀리에 이송된 모스크바 병원으로 찾아간 여인은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 곁을 떠나지 않았다. 자신과 뱃속 아이의 안위보다 그를 포옹하고 보살피고 싶다는 갈망이 더 컸던 것이다. 체내에 남은 방사능이 가져오는 끔찍한 고통 속에 남편은 여인의 곁을 떠났고, 여인은 체르노빌의 상흔을 온 몸과 마음에 간직한 .. 더보기
[새책소개]핵발전이 싸다는 거짓말 "원전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오오시마 켄이치 지음, 박명섭 등 옮김, 아카데미프레스, 2015년 5월 ‘핵발전은 과연 경제적인가’ 하는 질문에 일본 경제학자가 명쾌하게 답해 준다. 아직도 수습되지 않은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의 진실부터 일본에서 핵발전 산업이 시작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그 형성 과정, 그리고 일본 특유의 발전 비용 구조를 분석한다. 핵발전소 입지 지역에 뿌려지는 각종 교부금, 대형사고 수습 비용, 그리고 사용후핵연료 처리 비용 등 소위 ‘사회적 비용’을 도외시한 가격 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펼쳐진다. 경제학자인 저자의 견실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근거있는 주장이다. 기본적으로 일본 사례를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지만, 한국 핵마피아들의 핵발전 옹호 논리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후쿠시.. 더보기
『누가 존 웨인을 죽였는가』히로세 다카시 지음, 김원식 옮김, 푸른산, 1991 1950년대 중반에 유타, 네바다, 아리조나주에서 영화를 촬영했던 배우와 스탭들 다수가 유독 암과 백혈병으로 죽었다면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이런 괴담을 유포한 사람은 다름 아닌 일본의 반핵 언론인 히로세 다카시 선생이다. 이미 25년 전에 『원전을 멈춰라』에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거의 그대로 예상했던 히로세 다카시 선생의 주장이니 함부로 괴담으로 치부할 게 아닐 터다. 1956년에 촬영된 〈정복자〉는 좀 이상한 영화였다. 220명이나 되는 스탭과 배우들이 동원된 대규모 액션 영화였는데, 미국 서부영화의 영웅 존 웨인이 몽고인 왕 역을 맡았고 수전 헤이워드가 그를 사랑하는 달탄족 공주로 나섰으며, 몽고의 고비사막은 유타주의 사막으로 대체되었고, 근처에 거주하던 시브위트족 인디언 300명.. 더보기
[새책소개]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밀양 송전탑’ 인권 이야기 밀양 큰할매-어린이를 위한 인권 이야기 김규정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 2015년 7월 ‘할매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 거야?’, ‘할매의 평범한 하루하루를 지키기 위해서야. 인권이라는 말, 들어 본 적 있니? 인권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야.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한 하루를 지켜내는 것이 바로 인권이야. 농사일로 평생을 보낸 할매에게는 땅을 지키고 자식들과 어울려 사는 하루가 행복한 삶이야.’ 밀양에서 할매와 할배들이 어떤 이유로 10년 동안 송전탑 반대투쟁을 해 왔는지,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송전탑의 환경 파괴, 핵 발전의 위험성, 전기 생산 지역과 전기 소비 지역의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에게 알려주는 인문, 환경 그림책이다. 탈핵신문 2015년 9월호 (제34호) 더보기
[새책소개]핵발전으로부터 ‘안전지역’은 없다 탈핵으로 가는 길 Q&A-고리1호기 폐쇄가 시작이다! 김해창 지음, 해성 펴냄, 2015년 7월 군사독재·권위주의 시대인 1970년 이후 추진된 핵발전소 건설. 당시 세계적으로 핵발전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고리 핵발전소 반경 5km 이내의 기장군 범위(약 5만 명)까지만 안전대책이 적용됐다. 하지만 체르노빌 참사 이후 반경 30km 이내 주민은 모두 대피해야 할 정도로 피해예상범위가 확장됐다. 부산시 전역(약 320만 명)이 고리 핵발전소의 위험지역에 고스란히 놓여있지만, 누구도 경각심을 갖지 못 했다. 『탈핵으로 가는 길 Q&A』는 부산에서 ‘고리 원전 1호기 폐쇄를 위한 시민 행진’을 매주 진행해 온 김해창 교수(경성대 환경공학과)가 썼다. 핵발전소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과.. 더보기
‘히바쿠샤’ 여섯 생존자 경험과 삶 - 존 허시 지음, 김영희 옮김, 『1945 히로시마』 (책과함께, 2015) 거의 주기적이다시피 된 한반도의 전쟁위기 소동을 얼마 전 또 한 번 겪은 다음이지만, 전후 세대에게 전쟁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감각을 주문하는 것은 무리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사시 기꺼이 참전하겠다는 다짐이나, 이 기회에 끝을 보자는 식의 말이 오가는 것도 그런 전쟁의 ‘추상화’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예컨대 같은 영화만 해도 전쟁이 결코 자신은 물론 누구에게도 권하거나 강요할 게 못되는 끝없는 지옥도라는 점을 생생히 보여준다. 이 역시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되 그저 스크린 너머의 볼거리라 생각하고 말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1945 히로시마』는 마음 약한 독자라면 쉬이 읽어내기 어려운 그런 지옥도를 보여준다. 1945년 8월 6일 아침에 히로시마에서 갑작스레 겪게 된 정체모를 섬광과 폭.. 더보기
히로시마 ‘피폭의사’ 히다 슌타로의 반핵 인생 『생명을 살리는 반핵』 히다 슌타로·오쿠보 겐이치 지음, 박찬호 옮김, 건강미디어협동조합 펴냄, 2015 히다 슌타로는 군의관이었던 28세에 히로시마 핵폭탄을 직접 경험하고 피폭을 무릅쓰며 피해자들을 진료했다. 핵폭탄에 의한 급성 사망 외에 방사선 노출로 인한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건강 피해는 의학적으로 규명되기 어려웠다. 저선량 피폭과 내부 피폭에 의한 피해에 대해 미국과 일본 정부는 인정하는 대신 축소하려고 했다. 동시에 핵무기의 파괴적인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기도 전에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란 명분 아래 핵발전소의 건설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수십 년 동안 핵폭탄 피해자를 진료한 임상의로서 히다 슌타로는 방사선 피폭의 피해가 훨씬 광범위하게 나타난 사실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데 힘썼다. 핵폭탄 피해자는.. 더보기
타카하시 츠토무, 󰡔사람 하나둘, 1~5권 (2014~2015년, 서울문화사) 목숨을 걸고 탈핵을 이끌 일본 총리를 찾습니다 이 만화의 원래 일본어 제목은 ‘히토 히토리 후타리’인데 ‘사람 한사람 두사람’이라는 뜻이다. 사람마다 그를 지켜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호령이 있어서 한사람은 실은 두 영혼이 합쳐져 있다는 의미다. 18세에 죽어 사후세계에 있던 수호령은 우연찮게 일본 총리 카스가 소이치로를 동반자로 선택하게 되고, 인기 하락에 정치의 의욕마저 잃고 있던 카스가는 생사의 기로에서 살아난 후 수호령과 대화할 수 있게 된다. 수호령을 통해 자신의 수명이 1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카스가는 오히려 남은 시간을 충실히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자신감있는 정치행보에 나서게 된다. 국민과 언론이 주목하는 가운데 그는 일본을 핵발전 제로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더보기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나』 (신혜정, 호미, 2015) 서정시를 쓰기 어려웠던 시인의 탈핵 기행문 책의 제목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의 한 쪽에서 따온 것이다. 바람이 그쪽으로 안 불어 다행이라는 기사를 읽고 아이들과 숲에 놀러 가서 괭이밥을 뜯었지만, 그러나 바람은 벨라루스 방향으로, 나와 나의 어린 유리크에게로 불었다는, 그런 위험을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냐고 물었던 목소리 말이다. 아마도 시인은 핵발전의 민낯이 어떤 모습인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고통을 안고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위험이 실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에 관해 말해주는 이야기들이 놀랍도록 적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 말을 자신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제대로 알고 말하기 위해 시인은 직접 발걸음을 옮겼다.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핵발전.. 더보기
새 책을 소개합니다 -『나는 反核人權에 목숨을 걸었다』 김형률 지음, 아오야기 준이치 엮음, 행복한책읽기, 2015. 5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이후,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는데, ‘故 김형률’을 언급하는 몇 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뭔가 충분히 설명해주지는 못했지만, ‘고 김형률’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그의 평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전진성 지음, 휴머니스트, 2008)를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한 이가 있었다. 술자리에서의 약속이었지만, 꽤 시간이 지난 뒤 일독할 수 있었다. 이미 1년도 지난 일이라 지금은 느낌이 가물가물하지만, 당시 읽고 난 뒤 감상으로 책 한쪽 구석에 ‘김형률, 당신과 주변의 사람들로 인해 많이 울었고, 많이 배웠다’는 메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직접 본 적이 없지만, 생.. 더보기
『체르노빌 다크 투어리즘 가이드』, 아즈마 히로키 외 지음, 양지연 옮김, 마티, 2015 관광이든 유람이든 와보고 느껴 주세요! 1986년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났던 체르노빌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아직도 방사능이 상당할 그곳에 보통 사람들은 감히 발도 들여놓을 생각도 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런 체르노빌에 가이드를 동반한 코스까지 있다면? 그런데 실제로 있고, 관광객으로 체르노빌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런 가이드북까지 만든 작가 아즈마 히로키(東浩紀)의 생각은 무엇일까? 작가는 “‘관광’이라도 좋으니 체르노빌에 한 번 가보자. 그리고 자신의 무지를, 현실의 복잡 미묘함을, 이미지가 갖는 폭력을 직접 대면해보자”고 말한다. 특히 일본인에게 무섭고 위험할 이 땅을 찾는 이유는 각별하다. 후쿠시마 사고를 당한 일본에 화두를 던지기 위해서다. 체르노빌을 죽음의 땅이라고 생각하.. 더보기
"재난반복사회" 핵발전이 여느 재난과 같을 수 있을까? "재난반복사회" 핵발전이 여느 재난과 같을 수 있을까? 김석철, 라온북, 2015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날 확률이라며 종종 언급되는 ‘1백만 분의 1’이라는 숫자의 정체는 언제나 궁금하고 의심스럽다.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 이제까지 세계의 핵발전소에서 멜트다운(노심용융)에 이르는 사고가 난 것만해도 평균 10년에 한 번 이상이었다. 그리고 핵발전소의 사고는 하나같이 큰 재난으로 이어지거나 재난 일보 직전에서 멈추곤 했고, 더구나 언제나 다른 꼴이지만 반복되었다. 원자력공학을 전공한 안전 및 재난관리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저자는 우선 과학기술의 발전이 우리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과학기술이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지구온난화와 같은 새.. 더보기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밀양 할매 할배들 지음, 한티재 펴냄, 2015년 5월 ‘밀양 할매 할배들이 발로 쓴 대한민국 ‘나쁜 전기’ 보고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스스로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라고 이름붙인 이들의 기록이다. 2015년 3월 한 달 동안 밀양 할매 할배들이 전국의 핵발전소와 송전탑 지역을 무려 2,900km에 걸쳐 누볐다. 여기에 이계삼 밀양대책위 사무국장이 기록을 맡고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가 해설을 더해 우리나라 에너지 문제를 한눈에 그리고 쉽고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아울러 노순택 작가를 비롯한 사진작가들이 현장을 시적인 사진으로 담았고, 독립 다큐 감독들이 영상으로 찍었다. 이렇게 ‘탈탈원정대’가 길을 떠나게 된 배경에 대해 프롤로그에서, “밀양에서 이렇게 10년을 싸우게 하고, 청.. 더보기
책소개-『관저의 100시간』 『우리 균도-느리게 자라는 아이』『83일-어느 방사선 피폭 환자 치료의 기록』 「후쿠시마의 10가지 교훈」 새책을 소개합니다. 『관저의 100시간』 『우리 균도-느리게 자라는 아이』 『83일-어느 방사선 피폭 환자 치료의 기록』 「후쿠시마의 10가지 교훈」 이지언 편집위원 『관저의 100시간』 기무라 히데아키 지음, 정문주 옮김, 후마니타스, 2015년 3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둔 지금, 우리는 지금까지도 잃어버린 ‘대통령의 7시간’을 찾고 있다. 촌각을 다투는 긴급 재난 상황에서 ‘콘트롤타워’의 대처는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참사를 예방하는 데 귀중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를 생중계로 지켜보는 것만큼이나, 며칠이 지나도록 수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속수무책’의 상황이야말로 극도의 분노와 무기력함을 불러일으켰다. 후쿠시마 사고의 ‘골든타임’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관저의 10.. 더보기
『한국 원전 잔혹사』 김성환·이승준, (철수와영희, 2014) 탈핵도서순례 김성환·이승준, 『한국 원전 잔혹사』(철수와영희, 2014)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핵발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핵발전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대개 ‘찬핵’ 진영이라 묶어 부르며, 더 깊이 알거나 친하고 싶어하지 않기 쉽다. 이들이 핵발전이라는 신앙에 뼛속까지 사로잡혀 있다고 여기고, 어떤 때는 이들의 몸에서 방사능이라도 나오는 느낌을 가질 때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어떤 경우나 어떤 사람에게는 핵발전이 지고(至高)의 가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겠지만, 그러나 이들 역시 사람인 다음에야 평균적인 상식이나 삶의 자세에서 크게 벗어나기도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핵발전에 가까운 사람들은 아주 다양하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이나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영.. 더보기
도서광고 _ 우리 균도(이진섭 저) 더보기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오오타 야스스케 지음)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오오타 야스스케 지음, 하상련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3 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디스커버리채널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는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의 끔찍한 사후 수습 작전을 생생하게 담은 작품이다. 프리피야트의 주민들은 영문도 모르는 채 황급히 마을을 떠나야했고, 수많은 군인과 광부들이 투입되어 보이지 않는 방사능과 목숨을 희생하며 싸워야 했다. 그런데 이 필름을 보면 프리피야트에 처음 투입된 군인들이 맡은 임무 중 하나가 다름 아니라 보이는 모든 동물들, 즉 개와 가축, 야생동물들을 쏘아 죽이는 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방사능에 고농도로 오염된 지역을 돌아다니는 동물들이 방사능 물질을 옮기고 다니며 수습 작전을 방해할.. 더보기
『원전 화이트아웃』, 와카스기 레쓰 저. 2014 “핵마피아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원전 화이트아웃』, 와카스기 레쓰, 김영희 옮김, 오후세시, 2014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이 책은 무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줄거리를 미리 너무 알려주는 셈이지만, 후쿠시마사고 이후 높아진 일본내 핵발전 반대 여론을 거스르며 핵마피아의 갖은 공작에 힘입어 핵발전소들이 재가동에 들어가고, 핵발전소의 전력을 수송하는 50만킬로와트급 송전탑이 중국 공작원의 폭발물 테러로 무너지면서 일본 전체가 후쿠시마사고를 뛰어넘는 비상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전력회사들은 핵발전소마다 각종 안전장치를 추가하고 새로이 강화된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에 재가동에 문제가 없다고 공언했지만, 신정 연휴와 겹쳐 쏟아진 폭설은 .. 더보기
[책소개]『탈바꿈-탈핵으로 바꾸고 꿈꾸는 세상』,오마이북, 2014 좋은 덕목 두루 갖춘, 탈핵 입문서 『탈바꿈-탈핵으로 바꾸고 꿈꾸는 세상』, 탈바꿈프로젝트 지음, 오마이북 펴냄, 2014년 이지언 편집위원 2007년 정부가 고리1호기의 수명연장 심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저항은 약했다. 7년이 지난 지금 핵발전소의 계속가동 여부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후쿠시마 사고, 밀양 송전탑 싸움, 삼척 주민투표, 방사능 오염, 핵발전소 납품비리와 같이 곪아있던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지난달에는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위해선 주민의견을 수렴하도록 정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핵발전소는 유례없이 사회적 감시 아래 놓이기 시작했다. 탈핵운동의 값진 성과다. 과거처럼 정부가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위기.. 더보기
책소개 _ 한국 원전 잔혹史, 김성환, 이승준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 한국 원전 잔혹史김성환, 이승준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 이지언 편집위원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에 이어 고리1호기 정전 은폐와 부품 비리 문제는 한국 언론의 태도를 크게 바꿔놓았다. 이제 핵발전소의 발전이 중지되면 휴대전화 화면에서 속보 알림창으로 실시간 소식을 접하게 됐다. 예전에는 ‘기삿거리’가 되지 않았던 사실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원전은 안전하게 자동정지됐다”는 정부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전하기 바빴던 기자들이 점차 핵발전소의 안전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현직 기자가 쓴 『한국 원전 잔혹사』를 보면 ‘‘사실을 제대로 기록하는’ 기자의 본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지난 2년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출입했던 김성환, 이승준 기자는 ‘원자력 안전 신.. 더보기
『위험한 동거』이상헌·이보아·이정필·박배균 저, 알트, 2014 핵발전이 강요한 ‘위험경관’의 실체 『위험한 동거』, 이상헌·이보아·이정필·박배균, 알트, 2014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원전으로 인해서 과거에 못 받은 돈은 그렇다 쳐도 이후로도 받을 수 있는 목돈이 있단 말입니다. 그 돈을 기능상실한 동네부터 우선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싶습니다.” 집단이주를 요구하고 있는 울진 신화리의 한 주민은 ‘기능을 상실한’ 동네라고 표현한다. 마을은 사람들이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 기능이다. 그렇다면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은 더 이상 삶을 꾸려나갈 수 없게 되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런 마을이 한 두 개가 아니라는 점을 이 책은 이야기한다. 물론 그러한 기능 상실의 원인은 핵발전이라는 뿌리에 닿아 있다. 단.. 더보기
책소개. 『원자력 프로파간다』『원전마피아-이권과 종속의 구조』『대형사고는 어떻게 반복되는가』 책소개 : 이지언 편집위원 『원자력 프로파간다』, 혼마 류 지음, 지비원 옮김, 클 펴냄(2014년 8월) “당신의 몸에서도 방사선이 나옵니다”, “가을 밤, 원자력 불빛으로 책을 읽고 있다”, “인류는 태곳적부터 방사선과 공존해왔습니다.” 이 문장들은 지난 40년간 일본의 정부와 전력회사가 국민들을 상대로 ‘원자력 안전신화’를 세뇌시키기 위해 제작한 수많은 광고 속 카피들이다. 『원자력 프로파간다』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사라진 광고들을 찾아내 왜, 어떻게 대다수 일본 국민은 원자력이 안전하다고 믿게 됐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원자력 광고에서 드러나는 교묘한 세뇌 전략은 물론 이면에 얽혀 있던 정부와 전력회사, 언론과 거대 광고회사 간의 엄청한 거래와 비밀스러운 압력, 그에 따른 언론의 ‘자체 .. 더보기
『누크노크 똑똑똑』,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2014년 탈핵도서순례 정보가 많을수록 탈핵도 빨라진다 『누크노크 똑똑똑』,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2014년 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아름다운재단의 ‘2013 변화의 시나리오’ 제작지원으로 정보공개센터가 제작한 『누크노크 똑똑똑』은 재미있는 책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방사능의 진실’이라는 부제를 달고 누크(핵발전)를 노크한다. 노크의 방법은 이 단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정보공개 청구’다. 식품의 방사능 안전성에 대해, 핵발전소의 안전관리 실태에 대해, 핵에너지의 경제성에 대해 관련 기관과 기업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그 답신과 다른 가능한 모든 정보를 동원하여 상황을 정리하고 설명한다. 정보를 구하고자 두드린 노크의 결과는 대개 보잘 것 없음을 넘어 허.. 더보기
『10대와 통하는 탈핵 이야기』 강양구 외, 철수와영희, 2014 10대들과 나누어 볼 ‘탈핵’ 이야기 『10대와 통하는 탈핵 이야기』 강양구 외, 철수와영희, 2014 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철수와영희 출판사는 ‘10대와 통하는’이라는 시리즈로 청소년들이 함께 읽고 이야기할만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책들을 펴내왔다. 그리고 드디어 10대들과 나누어 볼 ‘탈핵’ 이야기를 묶었다. 2012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평화박물관에서 진행한 연속 강좌를 청소년들이 읽기 쉽도록 정리한 것인데, 강연에 나섰던 이들이 탈핵의 각 분야에 해박한 사람들이거니와 청소년은 물론 성인이 읽어도 밑줄을 그을만한 구절이 적지 않다. 탈핵은 아무리 공부해도 끝이 없음을 확인한다고나 할까. 청소년의 상대적 장점 중 하나는 편견 없는 시선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