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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사용후핵연료 딜레마』(김명자·김효민, 까치, 2014)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는 탈핵의 공론화 『사용후핵연료 딜레마』(김명자·김효민, 까치, 2014)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이 책은 그 자체로 ‘탈핵’도서는 아니며, 지은이들도 탈핵진영에 속해있다기 보다는 핵산업의 안전한 발전과 사회적 수용성 향상을 바라는 ‘제너럴리스트’에 해당한다. 지은이 중 한 사람은 김대중 정부에서 환경부 수장을 맡았던 김명자 전 장관이다. 그럼에도 ‘사용후핵연료’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논의의 물꼬를 트기에는 제법 적절한 책이다. 핵발전에 쓰고 남은, 그리하여 대략 10만년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문제는 핵발전의 모든 뇌관을 건드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쌓여가는 사용후핵연료와 공론화위원회 출범…그러나 회의적인 시선들 .. 더보기
일본 핵발전을 해부하면 한국 핵발전이 보인다_『일본 원전 대해부』 일본 핵발전을 해부하면 한국 핵발전이 보인다 김현우의 탈핵도서 순례 신문 아카하타 편집국 지음, 홍상현 옮김, 『일본 원전 대해부』당대, 2014 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여름이든 겨울이든 전력소비량의 피크 시기는 화제가 된다. 필요성 홍보를 위한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광고 타이밍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뿐만이 아니다.”, “미녀가 아니더라도 장점을 계속 칭찬하면 미인이 된다. 원자력은 원래부터 미인이므로 그 아름다움과 좋음을 불쾌감 없이 부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 “문과계의 사람은 숫자를 보면 앞뒤 가리지 않고 믿어준다.”, “드라마 등에 자연스럽게 원자력 관련 내용을 집어넣는다. 원자력 관련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등장하는 것 같은 식이 좋다.. 더보기
김현우의 탈핵도서순례 _ "희생의 시스템 후쿠시마, 오키나와" 희생의 시스템 후쿠시마, 오키나와 다카하시 데쓰야 지음, 한승동 옮김, 2013년, 돌베개 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지은이는 후쿠시마 현에서 태어난 철학자다. 고향을 떠나 생활한지 오래되었지만 2011년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다시 고향을 찾게 만들었고, 후쿠시마가 지게 된 무거운 짐을 다시 실감하게 만들었다. 그가 발견한 것은 단지 후쿠시마 사람들이 우연히 맞닥뜨린 고통이 아닌 일본 사회에 내재한 ‘희생의 시스템’이었다. 희생의 시스템은 “어떤 자(들)의 이익이 다른 것(들)의 생활(생명, 건강, 일상, 재산, 존엄, 희망 등등)을 희생시켜서 산출되고 유지”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희생은 통상 은폐돼 있거나 공동체(국가, 국민, 사회, 기업 등등)에 대.. 더보기
하승우 외, <후쿠시마에서 살아간다>, 땡땡책협동조합 잊혀서는 안 될 사람들, 함께 풀어가야 할 길 하승우 외, , 땡땡책협동조합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얼마 전 일본의 인기만화 이 9시 뉴스에까지 오르내린 적이 있다. 소신있는 작가로도 유명한 가리야 데쓰가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한 후 기자들이 이유 없이 코피를 흘리는 장면을 그려 넣고,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후쿠시마 사람들이 많다는 설명을 붙였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항의와 불매운동을 벌였지만 가리야 데쓰는 이에 굴하지 않고 방사능의 영향임을 직접 언급했고, 정치권으로까지 퍼진 파장은 결국 이 만화의 연재를 중단하게 만들었다. 이 외신기사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를 잊고 있거나 아니면 이제 후쿠시마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 그러.. 더보기
밀양구술프로젝트, <밀양을 살다>, 오월의 봄, 2014 우리 모두가 밀양을 함께 살아간다면 밀양구술프로젝트, , 오월의 봄, 2014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탈핵 희망버스에서, 밀양역에서, 부북과 상동과 산외와 단장의 산 위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짠하고도 대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수십년을 살아온 집 앞뒤에, 난데없이 들어서게 된다는 고압송전탑을 10년 가까이 막아내고 있는 ‘투사’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건장한 경찰 한 손으로도 가뿐히 들릴 몸을 지팡이에 의지하며, 새벽같이 산을 오르고 포크레인 아래에 기어들어가 며칠 밤을 새운 그 초인적인 영웅 할매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여기, 열다섯 편의 ‘밀양 아리랑’이 있다. 두 부부를 합쳐서 도합 열일곱 명의 이야기다. 어떤 이는 밀양의 어느 산골에서 났고 어떤 이는.. 더보기
로버트 융크 지금, 이필렬 옮김, <원자력 제국>, 따님, 1991 핵발전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비밀과 독재체제를 일상화한다! 로버트 융크 지금, 이필렬 옮김, , 따님, 1991 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1991년에 한국어 초판이 나왔고 1995년 개정판이 나온 게 끝이니까, 지금 이 책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원자력국가’라는 제목의 독일어판(Der Atomstaat)이 처음 나온 게 1977년이니, 37살이나 먹은 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놀랍도록 새롭고 생생하다. 융크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선전 문구 아래 상업적 핵발전이 시작된 지 20여년만에 독일을 비롯한 거의 모든 핵발전국에서 일어난 비슷한 상황들을 파헤치고 기록했다. 저자의 거듭되는 주장은, 핵발전이 노동자와 시민을 끊임없이 위험에 빠트리고 민주주의.. 더보기
인간과 과학의 본성에서 찾는 자멸의 그림자. 파스칼 크로시,〈세슘137〉 인간과 과학의 본성에서 찾는 자멸의 그림자 파스칼 크로시, 〈세슘137〉 (현실문화, 2013)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인문사회서점 레드북스 공동대표) 방사성 동위원소 중 하나인 세슘137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핵종이다. 바륨137로 붕괴하면서 감마선을 방출하는데, 이 감마선이 방사선 요법에도 쓰이지만 당연히 생명체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1986년의 체르노빌 사고 때에도 유럽 전역으로 퍼진 세슘 원소가 검출되었고, 영국의 유제품까지 리콜 사태를 낳을 정도였다.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스의 수십 만 어린이들에게 발생한 방사능 관련 질병도 이 세슘의 영향이었다. 세슘137의 반감기는 30.17년으로, 자연 상태에 발견되는 모든 세슘137은 1940년대부터 실시.. 더보기
《핵충이 나타났다》 김현우의 탈핵도서 순례: 방사능 앞에서 살아남을 자 누구인가? 《핵충이 나타났다》, 신기활, 길찾기, 2013.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이 거친 필체의 만화는 요즘 보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그럼에도 기발하고 참으로 풍자적이다. 내력을 말하자면, 자그마치 사반세기도 더 된 1985년에 〈시대정신〉이라는 문예지 2호에 신종봉이라는 작가의 ‘AF100년 후의 핵충 엑소더스’가 실렸고, 이후의 연작들까지 모아 1989년에 친구 출판사에서 《핵충이 나타났다》라는 단행본이 출판되었다. 그리고 2011년에 〈SYNC(싱크)〉라는 만화잡지에 다시 연재되었다가, 2013년 3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2주기를 맞아 다시 단행본으로 선을 보이게 되었다. 그만큼 시대를 살아남은, 지금도 충분히 읽힐 가치가.. 더보기
원자력 마피아가 실제 상황을 만났을 때.. 오시카 야스아키, 《멜트다운》, 양철북, 2013 원자력 마피아가 실제 상황을 만났을 때 - 오시카 야스아키, 《멜트다운》, 양철북, 2013- 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모두들 학교를 다닐 때는 수제였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시험을 낸다고 하면 예고한 범위 안에서 필사적으로 공부하면 100점을 땄겠지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범위를 벗어나면 0점이 되는 겁니다. 예상을 넘는 상황이 닥치면 전혀 대처할 수 없어요. 마라다메 위원장도, 보안원도, 도쿄전력도.” (104쪽)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함께 일어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당시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이후의 일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알고 싶다면 이 《멜트다운》만한 책이 없겠다. 지은이 오스카 야스아키는 정부의 공식 발표 자료와 언론 보도 이면의 진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