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도서, 출판사와 독자들간 ‘선순환’ 구조 만들자
새롭게 도서 소개 꼭지를 맡게 되었다. 탈핵신문 독자의 입장에서 도서를 선택하고 소개해야 할 터인데, 하고 있는 일이 ‘1인 출판사’이기도 하여 온전히 독자의 눈높이로 접근하지는 못할 것 같고, 출판사의 입장과 혼재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싶다.‘스스로 균형을 잘 잡아가야 할 터인데’라고 다짐해 본다.말이 나온 김에, 비록 출판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탈핵 관련 도서 현황에 대해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 출판 시장이 어렵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탈핵’과 관련된 분야의 책은 전체적으로 잘 팔리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한국탈핵(김익중, 한티재, 2013)』, 『탈핵학교(김종철 외, 반비, 2014)』 등의 책은 몇 쇄를 찍어내기도 했지만, 그 외 서적들은 출판사 입장에서 고전을 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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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폭’, ‘하청’, ‘노동자’의 기록
호리에 구니오 씀, 고노 다이스케 옮김, 『원전 집시』, 무명인, 2017 노동자 중에서 하청노동자, 그리고 피폭 노동자, 즉 핵발전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생활에 대한 기록. 이 책의 부제인 ‘피폭하청노동자의 기록’에 핵심적 메시지가 다 담겨있다. 이 단어들은 이들의 존재적 특징을 의미하기도 하며, 핵발전의 구조적 특징을 알려주기도 한다. 언론인 호리에 구니오 씨는 핵발전 종사 노동자들의 삶과 느낌을 제대로 알기 위해 직접 핵발전소에 취업하기로 한다. 1978년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일본의 간사이전력 미하마핵발전소, 도쿄전력 후쿠시마제1핵발전소, 일본원자력발전의 쓰루가핵발전소를 거치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혹독한 노동을 체험한다. 호리에 씨가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세 곳이나 되는 핵발전소에서 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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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시민을 부른다!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시민을 위한 에너지 민주주의 강의』,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지음, 이매진, 2016 “에너지는 너무 어려워서…” 뉴스를 보는 평범한 시민들이 하는 말이기도 하고, 에너지 정책을 다루는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이 하는 말이기도 하다. 에너지는 고도의 기술과 복잡한 원리들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알기도 어렵고, 알 필요도 없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상식인 탓이다. 그러나 그 상식이 이제껏 핵발전과 화석연료발전 중심의 일방적인 성장지향형 에너지 정책을 만들고 유지하는 바탕이 되어왔다. 의무교육을 받은 국민 대부분은 학교에서 에너지 문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정치학, 경제학, 역사학을 배웠지만, 그것을 조합해도 에너지는 어렵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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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공포의 일상 속 페이소스
겐유 소큐 지음, 박승애 옮김, 『빛의 산』, 펜타그램, 2015년 10월 지은이는 후쿠시마 현 출신이자 동일본대지진 당시 그곳 절의 주지스님이기도 했던 소설가다. 젊은 시절에는 쓰레기소각장, 나이트클럽 매니저, 영어교재 판매원 등 직업을 경험했고,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이후에는 재난의 아픔을 글로 전하는 한편 지역 주민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나면 그의 글이 담고 있는 위트와 페이소스가 잘 이해된다. 이 소설집에 실린 여섯 편의 짧은 이야기들은 쓰나미에 희생된 가족의 기억, 가설주택 피난 생활의 곤란, 망가진 일상을 그래도 계속해가야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면면들을 전한다.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두드러진 모티브는 ‘방사능’인데, 주부들의 먹거리 걱정부터 도쿄전력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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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선물로 탈핵 그림책 어때요? -핵발전을 이야기하는 아동 도서들
모리 에토 글, 요시다 히사노리 그림, 『희망의 목장』, 해와 나무, 2016 오노 미유키, 『빛의 용』, 봄나무, 2016 탈핵도서의 장르가 다양해지는 것은 반가운 일인데, 어린이가 읽을 만한 책들이 등장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핵발전과 방사능이 결국은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더 큰 부담을 안겨주게 될 것임을 생각한다면 이들과 차분히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 일이거니와, 딸·아들이나 조카들을 둔 어른들이 더 잘 알겠지만 어린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놀랍게도 똑똑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곤 한다. 후쿠시마사고 이후 출간된 아동용 탈핵도서가 이제는 제법 종을 헤아린다. 동화책이나 아동서적으로는 명로진 글, 조현주 그림의 『에너지 도둑』(북스토리아이, 2011)과 김해등 외, 『아직 늦지 않았어요』(휴먼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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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에 산다" , 아카하타 사회부, 나름북스, 2015
원전만 없었더라면! “방사능이 오염시킨 / 작은 무논 / 전답을 버려두고 / 도망가는 사람들을 / 보았던 그날부터 / 서 있네”. 이 책에 나오는 ‘허수아비’라는 노래의 가사인데, 포크밴드 ‘이와키 피라미 학원’의 곡이다. 이 밴드의 주인공 구보키 씨는 후쿠시마현 이와키 시에서 살아오다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를 경험하고 이런 노래들을 만들어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로 핵발전소 사고에 대한 여론을 조성하고 후쿠시마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 음악인, 농민, 어민, 목축업자,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사진가, 주부, 학생들 94명의 목소리가 있다. 지금도 후쿠시마현 주민들 중 12만 명 이상이 피난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중 후쿠시마현 바깥으로 흩어져 사는 이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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