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 이지언 편집위원
『원자력 프로파간다』, 혼마 류 지음, 지비원 옮김, 클 펴냄(2014년 8월)
“당신의 몸에서도 방사선이 나옵니다”, “가을 밤, 원자력 불빛으로 책을 읽고 있다”, “인류는 태곳적부터 방사선과 공존해왔습니다.” 이 문장들은 지난 40년간 일본의 정부와 전력회사가 국민들을 상대로 ‘원자력 안전신화’를 세뇌시키기 위해 제작한 수많은 광고 속 카피들이다.
『원자력 프로파간다』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사라진 광고들을 찾아내 왜, 어떻게 대다수 일본 국민은 원자력이 안전하다고 믿게 됐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원자력 광고에서 드러나는 교묘한 세뇌 전략은 물론 이면에 얽혀 있던 정부와 전력회사, 언론과 거대 광고회사 간의 엄청한 거래와 비밀스러운 압력, 그에 따른 언론의 ‘자체 검열’ 시스템을 파헤쳤다. 원자력문화재단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국내 현실을 염두에 두면, 한국판 『원자력 프로파간다』의 기획을 위해서도 지나칠 수 없는 자료다.
『원전마피아-이권과 종속의 구조』, <신문 아카하타> 편집국 지음, 홍상현 옮김, 나름북스 펴냄(2014년 9월)
일본공산당 기관지 <신문 아카하타>가 ‘원전의 심층’이라는 특집 연재를 통해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의 미디어가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원전 사고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신문 아카하타>가 주목한 ‘두 개의 어둠’ 중 하나는 재계, 정계, 관계, 학계, 언론 등의 유착구조인 원전이익공동체이며, 다른 하나는 에너지 분야의 대미종속 구조였다.
취재를 통해 드러난 원전이익공동체의 실체와 미국의 세계전략 속 일본 원전의 위치 등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여전히 ‘원전 추진’ 세력이 다수이던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돈’을 무기로 원전에 반대하는 국민여론을 무력화시키고, 보수정치 유력인사들을 포섭하는 방식은 일본만의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일으킨다. 더 거대한 음모, 즉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원전 관련 기업들과 에너지를 통한 지배-종속 구조를 만들려는 미국의 계획에 있어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대형사고는 어떻게 반복되는가-세월호 참사 이후 돌아본 대형사고의 역사와 교훈』 박상은 지음, 사회운동 펴냄(2014년 9월)
이 책은 ‘세월호는 4월 16일 오전에 침몰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지난 20년 동안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너나없이 소리 높여 외친 ‘규제완화’와 ‘민영화’가 세월호를 침몰시켰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명령 속에서 인간의 생명과 존엄, 자유와 평등, 역사와 문화는 경제적 효율성에 종속되는 부차적인 고려 대상일 뿐이었다.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기름유출사고, 대구지하철 화재, 인도 보팔 유독가스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사회적 관점에서 이를 조명해본다. 알권리를 위한 지역주민들의 행동, 위험작업을 중단할 노동자의 권리, 기업의 책임을 묻는 제도 강화는 핵발전소 참사를 막기 위한 중요한 교훈이기도 하다.
발행일 : 201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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