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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발전소가 된 사람들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발전소가 된 사람들 올해는 잔혹했던 한국 핵발전사 때문에 고향을 잃고 유민이 된 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고리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온정마을과 골매마을 그리고 인근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그럼에도 고향을 등지지 못하고 핵발전 주변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또 하나의 발전소가 되었습니다. 탈핵신문 2019년 12월(73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미술가들이 만든 <핵몽 3> 전시회 서울 광화문의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11월 12일부터 30일까지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전으로, 이 전시회에는 박건 박미화 방정아 이소담 이동문 정정엽 정철교 홍성담 토다밴드 등 9명(팀)이 참여했다. 전시회 제목의 ‘위장된 초록’은 청정에너지라는 기만적인 가면을 쓰고 있는 핵에너지의 성격을 말하는 것이고, ‘핵의 꿈’ 전시가 벌써 세 번째라는 것도 알 수 있다. △ 핵몽3 전시장 ⓒ김현우 전시를 기획하고 준비한 ‘핵몽 작가모임’은 탈핵과 환경을 생각하는 예술가들이 2016년 5월 동해안 핵발전소 지역을 함께 다녀온 후 의기투합하여 시작하게 된 모임이다. 이들은 그해 11월 부산 카톨릭센터 대청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열었고, 12월에는 울산 G&갤러리에서도 사람들을 만났다. 전시회는 2018년 3월.. 더보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구명 뚫린 핵발전소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구멍 뚫린 핵발전소 245개의 공극이 발견된 영광 한빛핵발전소 3·4호기 앞에서 시민들이 쓰러졌습니다. 방사능 유출을 막는 격납건물 벽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핵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공극 관련 불일치사항보고서(NCR)가 나왔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를 확인하고도 후속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이유도 모른 채 방사능에 피폭되어 쓰러지는 플래시몹을 진행했습니다. 글·사진 :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19년 11월(72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 .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HBO 체르노빌 미니시리즈의 낙진 ∥ 영화로 만나는 탈핵 번역자 주 : 아래 글은 미국 HBO의 미니시리즈 에 대해 짐 그린이 877호(2019년 6월 25일)에 쓴 글을 발췌 번역한 것입니다. HBO의 5부작 미니시리즈 은 수백만 명이 시청했고, IMDB(인터넷 영화 데이터 사이트) 사상 최대의 TV쇼 부문에서 1위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 미니시리즈가 상영되면서부터 위키피디아의 ‘체르노빌 재앙’ 페이지 접속 수가 엄청나게 증가해서 하루에 5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영화 평단뿐 아니라 여러 지역과 사회집단에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러시아와 핵산업계의 반응 일부를 전한다. △ 사진 출처 = HBO 누리집 구 소비에트 국가 내의 반응과 반발 이 미니시리즈는 구 소비에트 국가들에서 많은 관심과 토론을 불.. 더보기
송전탑 뽑아줄티 소나무야 자라거라 지난 9월 18일부터 24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무악로타리홀에서는 낯익은 얼굴과 그들이 그린 그림을 만날 수 있었다. ‘송전탑 뽑아줄티 소나무야 자라거라 : 밀양할매 그리고 말하다’라는 제목의 전시회와 함께 21일에는 연계행사로 이야기마당이 열린 것이다. △ 밀양 주민들이 그린 그림이 연세대 백양누리 무악로터리홀에서 관람객들과 만났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이번 전시회가 있기까지 밀양 주민들은 2017년 8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밀양의 8개 마을 44명이 그리기에 참여했고, 두 명의 미술가도 힘을 보탰다. ‘교육공동체 벗’이 출간한 『송전탑 뽑아줄티 소나무야 자라거라』는 이 밀양 할매들과의 작품 활동과 기록을 담은 것이었고, 이번 전시회는 그 과정에 그린 그림을 소개했다.‘밀양 할매’들은 .. 더보기
<영화로 만나는 탈핵> 꿀벌의 날개 소리와 지구의 회전 ∥영화로 만나는 탈핵 △ 잿더미에서 본 희망 (2010, 카마나카 히토미)원제 : 꿀벌의 날개 소리와 지구의 회전(ミツバチの羽音と地球の回転, Ashes to Honey) 일본 혼슈 남부 가미노세키의 이와이시마는 특산물 비파귤과 풍요로운 해산물을 인정 많은 주민들이 가꾸고 나누는 아름다운 작은 섬이다. 이 섬은 사람들에게 주민들이 30년 넘게 핵발전소 반대 투쟁을 이어온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이와이시마 섬 사람들은 전통적인 방식의 삶을 지켜왔다. 우지모토씨는 버려진 농경지를 개간하여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 하지만 전력 회사는 바다를 매립해 그 위에 핵발전소를 세우려고 한다. 섬 주민들은 핵발전소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출항하고 그 때마다 바다에서는 싸움이 벌어진다. .. 더보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살고 싶다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살고 싶다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에게서 삼중수소 등 핵종으로 피폭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갑상선암으로 또 어떤 이는 백혈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에 집단 이주를 요구하며 천막 농성장을 차리고, 상여를 끌고 한수원의 월성핵발전소 앞을 지나가는 시위를 하였습니다. 이들이 월성핵발전소 앞에서 “살고 싶다”며 집단 이주를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한 것이 5년이 지났습니다. 한수원은 나아리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응답해야 합니다.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19년 10월호(71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부산 반핵영화제 관람기 ∥영화로 만나는 탈핵 제 9회 부산 반핵영화제가 8월 23일과 24일,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개최되었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로, 이라는 제목 아래 7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이 중 두 편에 대한 감상문을 소개한다. [글쓴이 주] 바람이 불 때 △ 레이먼드 브릭스 원작, 지미 T 무라카미 감독. 1986년 영국, 애니메이션 영화 주인공인 지미와 힐다 부부는 은퇴 후 시골 외곽에 산다. 언덕에 풍차가 돌아가고, 들판에는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한적한 마을이다. 지미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면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다. 저녁식사 중 라디오에서 2~3일 후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지미는 곧바로 문짝을 떼어 집안에 대피소를 만든다. 정부 지침서는 문짝을 떼어 대피.. 더보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끝나지 않은 균도네 소송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끝나지 않은 균도네 소송 한 달 동안 아프리카 탄자니아를 다녀왔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날이 8월 14일 오후였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균도네 갑상선암 소송’의 결과부터 확인했습니다. “패소”였습니다. 핵발전소로부터 10킬로미터 이내에서 20년 이상 살아온 균도네 가족이 싸워서 쟁취했던 1심의 일부 승소 판결마저 뒤집은 판결이 나왔습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판결문을 읽으며, 도저히 승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균도네 가족과 소송단을 응원하며, 핵발전소 뒤에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는 그 날까지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입니다.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19년 9월(70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더보기
<영화로 만나는 탈핵> 핵산업 노동자의 내부고발 ∥영화로 만나는 탈핵 실크우드 Silkwood1983년 미국, 131분, 마이크 니콜스 감독 할 말이 많은 영화다. 이영화는 으로 유명한 사회파 감독 마이크 니콜스가 연출했고, 노라 에프런의 각본 데뷔작이며, 메릴 스트립, 커트 러셀, 셰어 같은 쟁쟁한 배우들이 나온다. 둘째, 1974년 11월 13일에 28세의 나이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카렌 실크우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9년 뒤에 만들어졌다. 셋째, 그녀의 죽음은 핵산업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실크우드는 미국 오클라호마 주 크레센트 인근 커-맥기 시마론 핵연료 공장의 노동자였다. 플루토늄 연료봉을 만들고 검수하는 것이 주된 일이다. 그런데 연료봉에 균열이 있음을 보여주는 엑스레이 사진이 조작되거나 부적절한 시설로 인해 동료.. 더보기
<미술> 키스 해링, 반핵 시위 키스 해링, 반핵 시위(Anti-Nuclear Rally, 1982)미국의 대중미술가 키스 해링이 핵무장 철폐 운동을 위해 1982년에 제작한 포스터 1982년 6월 12일 뉴욕시의 센트럴 파크에는 100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정치 시위를 벌였다. 행진과 집회는 며칠 전 시작된 유엔 제 2차 군축 특별총회를 배경으로 준비된 것이었다. 유럽과 미국 모두에서 미국과 소연방 사이의 핵무장 경쟁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고, 보수파 레이건 대통령에게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었다.평화 단체들의 연합에 의해 조직된 행사에는 평화주의자들과 무정부주의자들, 어린이들과 불교 승려들, 로마 카톨릭 주교들과 좌파정당 지도자들, 대학생들과 노동조합원들이 함께 했다. 행사에는 여러 조직가와 활동가 외에도 콘서트 .. 더보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탈핵부산시민연대의 플래시 몹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탈핵부산시민연대의 플래시 몹 탈핵부산시민연대 활동가들이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를 알리기 위해 부산 지역에서 플래시 몹을 펼치고 있습니다. 플래시 몹은 불특정 다수인이 전자 우편이나 휴대 전화로 연락하여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일종의 행위 예술을 말합니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를 전 국민이 참여하고 고민해야 하는 문제임을 알리기 위해 6월 4일 오후 해운대구 벡스코 야외광장에서부터 시작하여매주 수요일 부산의 16개 구,군을 찾아서 플래시 몹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19년 8월(69호) 더보기
<영화로 만나는 탈핵> 캐스터를 멈춰라 독일의 핵폐기물 운송 반대투쟁 다큐멘터리 제작 : Cine Rebelde (2007년, 43분) 핵산업계는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최소한 백만년 동안 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40여년 전 독일에서는 정치인들이 고어레벤(Gorleben) 마을 근처의 소금 광산을 영구처분장으로 지정하고 그 옆에 조립식 저장고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부터 과학자들은 소금 ​​돔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고어레벤 인근 800 명의 주민들을 포함하여 그림 같은 풍경의 농촌 마을에 살고 있는 수천 명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핵물질 처리 계획과 폐기물 운송에 반대하는 싸움에 나섰다. 독일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가 프랑스 북부 공장에서 재처리되어 캐스터(방사성 물질 저장과 운반 용기의 약어)에.. 더보기
반핵을 노래하는 정치인, 존 홀 플루토늄 이즈 포레버 “물을 끓이는 방법은 많지 / 하지만 넌 가장 어리석은 방법을 택했어 / 그리고 지치지 않는 바람과 물, 태양을 외면했지 // 과학에 눈이 멀고 / 쉽게 돈 벌 기회라고 생각했지 / 그래서 들으려 하지 않고 핵분열을 택했어 / 후쿠시마의 불운은 그렇게 온 거야 // 내가 말했잖아, 하지만 넌 들으려 하지 않았지 / 우리가 순진하다고 생각했을 거야 / 내가 경고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어 / 내가 말했는데도 // 알라바마에서 브라운즈페리가 널 생각하게 만들어야 했고 / 데이브스베시는 호수를 오염시킬 뻔 했고 / 스리마일아일랜드는 우리를 절벽 가까이까지 몰고 갔지 // 그리고 체르노빌이 터지고 너도 보았잖아 / 우크라이나의 유령 도시 / 이젠 더 이상 시간이 없어 / 네가 마음을 바꾸고 .. 더보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765는 핵발전소의 자식이다 ∥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765는 핵발전소의 자식이다 지난 6월 11일은 밀양행정대집행 5주기였습니다. 경찰청 산하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는 6월 13일 심사 결정문에서 "공사 반대를 막기 위해 과도한 공권력 투입으로 인권침해한 사실이 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밀양과 청도 주민들은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10년이 넘도록 한전과 국가공권력을 대상으로 싸워야만 했습니다. 밀양 어르신들은 "765는 핵발전소의 자식이다"라고 절규하며, 우리에게 지속가능한 생태적 삶으로의 전환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19년 7월호(68호) 더보기
<영화로 만나는 탈핵> 아레 바! (Are Vah !) ∥영화로 만나는 탈핵 아레 바! (Are Vah !) / 감독: 미샤 파토, 사라 이리온 감독 (프랑스, 2014, 75분) 인도는 프랑스 핵산업의 새로운 엘도라도가 될 것인가? 세계 핵산업의 거인인 프랑스 회사 아레바(Areva)는 인도의 뭄바이에서 350킬로미터 남쪽의 마하라시트라 주 자이타푸르의 아름다운 바닷가에 세계에서 가장 큰 핵발전소를 건설하려 한다. 아레바의 자존심인 최신형 EPR(유럽형 가압경수로) 여섯 기는 증가하는 인도의 전력 수요를 충당할 것이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건설 부지는 지진 위험이 있는 곳으로 의심되고 있고, 이곳에 사는 1만 명의 주민은 어업과 세계로 수출되는 알폰소 망고 생산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다. 지역은 이내 경악에 빠진다. 하필 인도어로 “Are Vah!”는 ‘이런.. 더보기
<소설> 원자력공학과 대학원생의 결심 히가시노 게이고의 문학과 핵에너지 전국 여러 역광장에서 원자력 관련 학과의 교수와 학생들이 ‘원자력 살리기’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이 목격된다. 자신의 미래가 위협받고 자긍심이 하락하는 사정을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탈원전 정책 반대가 최선이거나 유일한 길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중 생각난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몽환화』(히가시노 게이고 저, 비채 출판) 국내에도 인기가 높은 추리작가인 그는 이미 1995년작 에서 핵발전소 폐쇄를 요구하며 자위대 헬기를 납치하여 시위를 벌이는 핵전문가의 이야기를 오싹하게 담아냈었다. 그가 2013년에 쓴 는 후쿠시마 사고의 영향 탓인지, 핵에너지에 대해 보다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몽환화’는 에도 시대부터 비밀리에 전해지는 노.. 더보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탈핵은 생태적 영성입니다 ∥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탈핵은 생태적 영성입니다 탈핵은 엄마의 마음입니다. 거룩한 생태적 모성 없이는 에너지 전환은 불가능합니다. 짧은 시간에 732명이 참여한 신고리핵발전소 4호기의 운영 허가 취소 소송도 생태적 마음으로 시작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영광 한빛핵발전소 1호기의 핵반응로출력 급증 사고는 체르노빌 핵사고와 같은 끔찍한 대형 사고입니다. 핵발전은 사회적 약자,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의 희생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불의의 구조임을 드러낸 것입니다. 우리는 정의롭지 못한 핵발전을 넘어 엄마의 영성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19년 6월호(67호) 더보기
<영화로 만나는 탈핵> 레오니드 이야기 LEONID'S STORY ∥영화로 만나는 탈핵 감독: 라이너 루트비크스Rainer Ludwigs / 독일·우크라이나 / 2011년, 19분 체르노빌 핵발전소 인근 마을에서 자라난 레오니드는 소박한 가정을 꾸리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경찰 공무원이다. 그러나 커다란 엔진 소리가 들린 밤이 지나고 그와 가족, 이웃들의 삶은 송두리째 바뀐다. 아이들이 들판에서 본 핵발전소는 맹렬한 불꽃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인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수십 대의 버스가 이들을 태우러 도착하고 마을은 순식간에 비워진다. 레오니드도 경찰 무기고를 정리하여 마지막 차에 몸을 싣는다. 피난처에 도착한 레오니드는 병원 검진에서 높은 방사선량 피폭이라는 결과를 듣고, 아이를 가진 부인 역시 출산이 위험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레오.. 더보기
<음악> 후쿠시마의 아픔 보듬는 ‘이와키 피라미 학원’ ‘멍텅구리 핵발전소 더 이상 필요 없어’ 이와키 피라미학원의 음반 선전물 2016년 3월 도쿄와 후쿠시마의 반핵아시아포럼에서 인상적인 밴드를 만난 기억이 있다. 후쿠시마 현 이와키 시를 중심으로 노래하는 가족 같은 포크밴드로, 이름마저 이와키 피라미 학원(いわき雑魚塾)이니 제법 귀엽고 친근하다. , 같은 히트곡도 있고 음반도 여러 장 내었으니 무명의 동네 아마추어 악단으로 얕보아선 안 된다. 이 밴드의 힘은 후쿠시마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목소리로 전하고 나누는 데에 있다. 밴드 피라미학원 멤버들은 이와키 시에서 십년 넘게 음악을 함께 해왔다. 하지만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사고는 밴드의 음악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당시, 이와키 시에도 엄청난 지진과 쓰나미가 덮쳤으며 이어 핵발전소 사고 소식.. 더보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한국의 잔혹한 핵발전사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울산 울주군 서생면 골매마을 2017 ⓒ장영식 한국의 잔혹한 핵발전사 1969년, 고리마을 주민들은 고리핵발전소 건설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다. 고리에서 골매마을로 집단 이주했던 사람들은 신고리핵발전소 건설 때문에 다시 집단이주라는 이름으로 삶터를 떠나는 유민의 삶을 강요받았다. 세계 핵발전사에서 핵발전소 때문에 두 번이나 쫓겨나야했던 잔혹사는 그 유례를 찾기가 힘들다.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19년 5월호(66호) 더보기
<영화로 만나는 탈핵> 차이나 신드롬과 스리마일 사고 ∥영화로 만나는 탈핵 ‘차이나 신드롬’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핵발전소에서 멜트다운 사고가 일어날 경우, 녹아내린 핵연료가 계속 핵반응을 하며 지구 중심을 뚫고 지나가서 중국에 다다를 것이라는 상상, 또는 원자료 용기가 도자기(차이나)처럼 깨질 수 있다는 비유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이나 신드롬의 제인 폰다와 잭 레먼 제임스 브리지스 감독은 이 용어를 제목으로 122분짜리 극영화를 만들었다. 픽션이지만 미국 내외에서 심심치 않게 빈발했던 핵발전소 사고를 모티브로 했다. 제인 폰다가 티비 리포터로, 마이클 더글라스가 카메라맨으로, 그리고 잭 레먼이 핵발전소 기술 책임자로 열연했다. 여러 뉴스거리에 흥미를 가진 리포터가 핵발전소 관련 기사를 특집으로 다루고자 발전소를 방문하고, 때마침 기술적 이유와 판.. 더보기
핵발전에 반대한 음악가들 영화 의 기록적인 국내 흥행과 인기 덕분에 1985년의 ‘라이브에이드’ 공연까지 새삼스레 다시 알려지게 되었지만, 뮤지션들이 사회 이슈에 호응하며 개최한 대규모 공연은 라이브에이드가 처음은 아니었다. 1979년 MUSE의 반핵 콘서트도 그 중 하나다. MUSE 1979년 콘서트의 기록영화 포스터 풋풋했던 리버 피닉스가 출연했던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88년 영화 는 주제가인 제임스 테일러의 ‘파이어 앤 레인’이 흐르는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그 제목은 잭슨 브라운의 곡 ‘Running On Empty’에서 빌어온 것이다. 거대 기술과 관료 체제에 저항하며 위태로운 삶을 선택했던 그 시절 사람들의 존재 방식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1970년대에 캘리포니아 디아블로 캐년 핵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운동은 .. 더보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체르노빌, 후쿠시마 그리고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체르노빌, 후쿠시마 그리고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사고를 겪은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잃어버린 봄을 우리가 회복해야 한다. 그 길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탈핵이다. ⓒ장영식 체르노빌 핵사고 33주기가 다가온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러시아 환경단체가 수집한 통계를 인용하며 체르노빌 핵사고 이후 지금까지 150만 명이 사망했다고 전한다. 체르노빌 핵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벨라루스에는 러시아에서 시공을 맡은 핵발전소가 건설 중에 있다. 이 핵발전소는 리투아니아 국경 인근의 자연보호구역에 건설되고 있지만, 활성 단층으로 알려지고 있다. 핵발전소 건설 조인식에서 푸틴은 일본보다 더 안전한 핵발전소를 짓겠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핵사고 8주기.. 더보기
7년간 기록한 후쿠시마 기록 부산에서 사진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8주기를 맞아 탈핵부산시민연대 등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3월 3일부터 24일까지 사진전을 연다. 사진전은 일본의 도요다 나오미(포토 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작가와 부산의 장영식 사진작가 사진을 함께 전시한다. 전시 공간은 부산시청 지하철 통로 전시장과 부산진구청 백양홀, 부산시민공원 갤러리2 등 세 곳을 마련했다.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 2015년 12월 21일. 오누마 유지 부부는 원자력발전소를 선전하던 간판의 철수에 항의했다. 오누마는 초등학생 때의 ‘원자력 에너지는 우리의 밝은 미래를 대표한다’라는 구호가 부정적인 기록과 기억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요다 나오미 도요다 나오미 씨는 후쿠시마 사고 직후인 2011년 3월 13일부터 사고지역을 취재하면서.. 더보기
탈핵의 약속, 메아리처럼 우리사회에 퍼져나가길! 제7회 부산반핵영화제를 마치며 … ▲지난 7월 7일(금) 제7회 부산반핵영화제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개막됐다. 올해로 7번째…후쿠시마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부산반핵영화제 3월부터 준비한 부산반핵영화제가 지난 7월 7일(금)부터 3일간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개최되었다. 반핵평화인권 활동가였던 고 김형률 씨 추모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작된 부산반핵영화제는 부산의 탈핵운동진영이 결집하는 명실상부한 대중 캠페인의 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2011년 4개의 단체가 시작한 이 행사는 ‘반핵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영화제를 시작했고, 2회 때부터는 ‘부산반핵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올해까지 7번째 영화제를 진행했다. 이번 영화제는 31개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하고, 탈핵부산시민연대, 탈핵경남시민행동,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더보기
핵사고로 상실된 것들을 상상시키는 다큐멘터리, ‘후쿠시마에 남다’ 6월 2일(금) 서울인권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후쿠시마에 남다’가 상영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이후에도 사고가 난 핵발전소에서 20km 이내의 강제피난구역에 머물며 생활하는 50대 남자가 주인공이다. 영화는 잔잔하다. 스토리에 억양이 없고 대사도 남자가 가끔 혼잣말을 하듯 흥얼거리는 정도다. 고양이나 소, 타조에 먹이를 주거나 숲을 산책하고 나무 상태를 확인하거나 산소에 가는 남자의 생활 모습을 담을 뿐이다. 1시간 동안 관객은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이후에도 예전과 변함없는 생활을 관철하려는 고독한 남자의 오기를 목격한다. ▲지난 6월 2일(금)과 4일(일) 서울인권영화제에서 영화 가 상영되었다. 서울인권영화제 제공 그런데 우리가 정말로 목격하고 있는 것은 눈에 보이는 남자 주인공의 외로운 모.. 더보기
풍자로 그려내는 탈핵, 백핵무익(百核無益) 展 우리 사회가 에너지 문제에 대해 좀 더 쉽고 감성적인 방법으로 소통하기를 소망하며 국내·외 시각 예술가들이 모여 풍자화 전시회 ‘숨쉬는 지구, 탈핵―백핵무익展’이 열리고 있다. 국내·외 22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총 29점을 출품했다. 국내 작가는 고경일, 김건, 김서경, 김운성, 김종도, 박비나, 백영욱, 이구영, 이하, 정광숙, 조아진, 진재원, 천명기, 최정민, 한금선 등이 참여했다. 지난 4월 서울 소월아트홀 전시를 시작으로 지역 순회로 진행되고 있으며, 환경운동연합, 성동문화재단, 한살림이 공동 주최하고 아름다운 재단이 지원한다. 작가들은 우리 사회에 핵의 위험에 대한 관심과 탈핵을 위한 다양한 실천을 촉구하는 데 공감하며 재능기부로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만화, 일러스트,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더보기
《판도라》만으로는 부족하다! 영화 《판도라》를 본 관객수가 350만명을 넘어섰다. 이렇게 많은 관객들이 핵발전소 사고를 다룬 이 영화를 보면서, 핵발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선후보들도 이 영화를 보고, 탈핵에 관한 언급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판도라》 열풍을 무색하게 하는 듯, 대한민국의 핵발전소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월 20일 대한민국의 25번째 핵발전소인 신고리3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그리고 내년에는 신고리4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가 《판도라》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분노해도 핵발전소는 늘어나기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물타기에 들어갔다. 《판도라》는 영화일 뿐, 실제 한국의 핵발전소는 리히터 규모 6.5~7.0의 지진에도 끄덕없다는 얘기를 언론을 통해.. 더보기
탄핵 그리고 탈핵! 영화 《판도라》를 보고… 광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영화 《판도라》를 관람했다. 핵발전소 밀집도 1위 대한민국. 최근 잇달아 일어난 지진으로 국내 핵발전소의 안전 문제에 대해 집중되는 시국, 《판도라》는 우리에게 경고한다. 강진과 사상 초유의 핵발전소 폭발 사고와 대한민국에 덮친 재앙 앞에 무너지는 정부의 컨트롤타워와 대책 없이 일어나는 인명 사고, 나라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는 상황의 민낯을 보여준다. 이웃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푸근한 바닷가 마을. 삶의 기억으로 가득 찬 골목길. 그곳의 사람들. 그들에겐 일자리이자 삶이 되어버린 핵발전소.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일터는 순식간에 사람들을 파멸에 이르게 한다. 《판도라》는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를 모티브(동기)로 울산 인근 지역 강진으로 인한 핵발전소폭발을 가정한다. 후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