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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핵에너지에 대한 프랑스의 믿음 들여다보기 ∥ 영화로 만나는 탈핵 아톰, 내 사랑(Atom, mon amour) - 핵에너지에 대한 프랑스의 믿음 들여다보기 △ DW 다큐멘터리, 2019, 영어 (28분 35초), 감독: 마티아스 베르트, 카트린 빌트하게 프랑스보다 핵에너지를 좋아하는 나라는 드물 것이다. 프랑스는 핵발전 분야의 세계 선두 주자이며 자국 전력 생산의 대략 75%를 핵발전이 담당한다. 핵에너지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그들의 귓등을 넘기 어려워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반핵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 영화에 나오는 서폰텐느의 농부 장뽈 시몽은 핵발전에 반대하는 시위대에게 농장 시설을 빌려주었다가 법정에 가야 했다. 농장 시설은 당국에 압류되어 아직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의 가장 오래된 핵발전소는 독일과.. 더보기
‘방사선 피폭의 역사’ 번역자들과 독자들과의 만남 15일 오후 2시 광주NGO지원센터에서 『방사능 피폭의 역사 _ 미국 핵폭탄 개발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까지』북 콘서트가 열렸다. 이 북콘서트는 번역자들과 독자들이 만나 방사선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토크 형식의 질의응답 시간도 함께 진행됐다. △ 『방사능 피폭의 역사』 공동번역자(왼쪽에서부터 윤종호, 오하라 츠나키, 박찬호)가 북콘서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방사능 피폭의 역사』는 나카가와 야스오 씨가 저술한 책으로 국내에 소개된 건 박찬호 반핵의사회 운영위원, 윤종호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고창군민행동 운영위원장, 오하라 탈핵신문 편집위원 등 3명의 공동 번역으로 가능했다. 북콘서트에는 3명이 번역자가 모두 참석했다. 이 책은 올해 3월 11일 한국에 처음.. 더보기
[영화] 빌 핵발전소 저지 투쟁의 값진 기록 ∥ 영화로 만나는 탈핵빌 핵발전소 저지 투쟁의 값진 기록 1973년 7월 19일. 프랑스에 가까운 독일 흑림지대의 작은 마을 카이저스툴의 주민들은 핵발전소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빌(Wyhl)에 건립될 것이라는 라디오 뉴스에 놀랐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정부는 핵발전이 라인강을 따라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산업단지와 함께 청정에너지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핵발전소는 포도를 재배하는 농민들의 우려를 불러왔고 짧은 시간 안에 저항운동이 시작되었다. 길고 격한 토론들이 벌어졌고, 핵발전에 반대하는 이들은 1975년 2월 18일 핵발전소 예정부지 점거에 들어갔다. 이틀 만에 경찰이 이들을 강제로 해산시켰지만, 강압적으로 끌려가는 농부와 여성들의 모습이 텔레비전에 방영되면서 순식간에 빌 핵발전소는.. 더보기
예술은 후쿠시마를 어떻게 다루는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관련된 공학과 환경 연구, 피난민 문제에 초점을 맞춘 공중보건과 정신의학, 사회운동 연구 등을 발전시켰지만 문화 연구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도 지속되는 재난을 예술로 다룬다는 것은 조심스럽고도 아픈 일이지만, 그러나 이 사건의 의미를 가장 깊고 넓게 해석하고 공감과 희망을 불러일으킬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게일혼 바바라와 크리스티나 이와타-베이크게난트가 2017년에 함께 펴낸 는 그러한 한 시도로 여겨진다. △ 『후쿠시마와 예술 _ 핵재난과 타협하기』(게일혼 바바라와 크리스티나 이와타·베이크게난트, 2017) 이 책은 “2011년 3월 11일 3중의 재난으로 죽고, 계속 싸워나가며, 영원히 바뀌어버린 풍경에서 태어나게 될 모든 이들”을 기리며 일본과 외국 저자들.. 더보기
[포토] 안전 없는 신도시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안전 없는 신도시 고리핵발전소로부터 10킬로미터 내에 정관 신도시에 이어 일광 신도시가 입주를 했습니다. 약 1만 세대입니다. 핵발전소로부터 10킬로미터 안에 거대 신도시가 어떻게 해서 허가가 날 수 있는지 곱씹어 생각해도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20킬로미터 주변에는 거대한 해운대 신도시가 있습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핵발전소 주변에 이런 충격적인 모습은 없습니다. ‘안전신화’에 갇힌 안전불감증이 무서운 현실입니다. 글/사진 =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20년 10월(82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영화] 서쪽에서 해가 뜬 날 (Day of the Western Sunrise) ∥ 영화로 만나는 탈핵 서쪽에서 해가 뜬 날(Day of the Western Sunrise) △ , 감독: 케이스 레이밍크(75분, 2018년,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일본어/영어자막) 1954년, 미국은 태평양에서 여섯 번의 수소폭탄 폭발 실험을 진행했다. 참치잡이를 위해 작은 목선 제5후쿠류마루(第五福龍丸)에 몸을 실은 23명의 일본인 선원들이 만난 것이 하필이면 그 첫 실험이었다. 3월 1일, 비키니 환초 근처에서 이른 아침 낚시채비를 드리우고 있던 그들은 먼 서편 바다에서 갑자기 섬광에 쏟아져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그들이 해가 반대쪽에서 뜨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동안 거대한 버섯구름이 솟아오르고 이어서 굉음이 밀려왔다. 일본이 핵폭탄과 함께 패전한 경험이 생생한 젊은 선원들은 .. 더보기
세계의 우라늄 사이클 총망라한 <우라늄 아틀라스> 발간 우라늄은 채굴부터 폐기물 처분까지 세계 곳곳이 관련되며, 건강과 인권뿐 아니라 평화와 기후위기까지 중요한 문제들을 발생시켜왔다. 이러한 상황과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영어판이 지난 7월 16일 공식 발간되었다. △ 반핵운동 조직과 진보적 사회단체들의 공동출판물 는 핵없는 미래 재단, 비욘드 누클리어, 로자룩셈부르크 재단,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 등 반핵운동 조직과 진보적 사회단체들의 공동 출판물이다. ‘아틀라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52페이지에 걸쳐 보기 좋게 편집된 책자는 우라늄의 경로와 그로 인한 피해들을 지도와 그래프에 표시한다. 는 단지 평면적인 지리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라늄 이야기의 시작과 끝부분에 있는 원주민과 핵발전소 그리고 핵폭탄이 연결되는 맥락까지 보여.. 더보기
[사진] 태풍에 멈춘 핵발전소 ∥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태풍에 멈춘 핵발전소 태풍 ‘마이삭’으로 고리핵발전소가 모두 멈췄습니다. 신고리핵발전소 1,2호기도 멈췄습니다. 6기의 핵발전소가 모두 멈추는데 걸린 시간은 2시간 2분이었습니다. 뒤이어 태풍 ‘하이선’으로 월성핵발전소 2호기와 3호기도 멈췄습니다. 두 번의 태풍으로 핵발전소 8기가 정지된 것은 잔혹했던 한국 핵발전사에서도 처음 일어난 대형 사고입니다. 핵발전소가 자연재난에 취약하다는 것은 후쿠시마 핵사고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 다수호기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숨기지 말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위험한 노후핵발전소를 지금 당장 폐로해야 합니다. 핵마피아들에 포위된 가.. 더보기
평화와 탈핵을 그리는 하시모토 마사루 후쿠시마 핵사고 7주년인 2017년 3월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탈핵 ‘핵쓰레기 너머, 나비 날다’ 행진에는 여러 사람이 핵쓰레기 드럼통을 짊어지는 퍼포먼스를 벌여서 눈길을 끌었는데, 하자작업장학교에서 행사를 준비한 탈핵 문화학교 팀은 일본의 시사만화가 하시모토 마사루(橋本勝)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하시모토 마사루는 자신의 이름이 아이러니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태평양전쟁이 일어난 1942년에 태어난 그에게 아버지는 일본의 승리를 기원하며 ‘마사루(勝)’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일본의 누구보다 더 열심히 반전 반제국주의의 메시지를 전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일본 우익의 군국주의를 고발하는 그의 활동은 90년대부터 한국에도 소개되었고, 다수의 만화 작품뿐 아니라 『만화 채플린』의 삽화.. 더보기
[포토] 공론화의 폭력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공론화의 폭력 문재인 정부는 공론화란 이름으로 이제 아무것도 하지 마십시오. 더이상 시민들의 기대, 열망, 노력, 땀과 믿음을 빼앗지 마십시오. 공론화 폭력을 중단하십시오. 군부독재의 폭압보다 민주정부의 공론화 폭력이 우리를 더 고통스럽게 합니다. 공론화 폭력이 너무 무섭습니다. - 이상홍 월성원전핵쓰레기장 추가건설반대 경주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의 청와대 앞 기자회견 발언문에서 인용 글/사진: 장영식탈핵신문 2020년 8월(80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탈핵미술행동 2020’ 부산서 관객과 만난다 핵을 반대하는 예술가들이 뭉쳐 생명과 평화를 지향하는 행동으로 만든 작품이 부산 전시회로 이어졌다. 작가들이 몇 달 동안 토론과 답사를 통해 영광, 월성, 고리 핵발전소 근처 현장에서 직접 미술 행동을 하고 그것을 토대로 만든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7월 11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또따또가 갤러리에 관객과 만난다. 탈핵미술행동은 작년 10월 영광 핵발전소 인근에서 광주·전남지역과 수도권 작가로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초에는 울산지역과 광주·전남, 수도권 작가들이 함께 월성 핵발전소 인근에서 미술 행동을 한 후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이어 최근 6월 21일에는 부산지역 작가들이 고리 서생 핵발전소 인근 방파제에서 시민 관객들 앞에서 미술 행동을 했다. 이러한 미술 행동은 전시장 미술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 더보기
[영화] 아토믹 홈프론트 ∥영화로 만나는 탈핵 맨해튼 프로젝트의 유산이 위협하는 마을의 투쟁 (미국, 2017, 96분)감독 : 레베카 카미사배급 : HBO 다큐멘터리 필름 미국 세인트루이스시에 1942년부터 원자폭탄 제조를 위한 우라늄 처리센터가 있다는 사실이 조금 알려져 있다. 정부와 기업의 안일한 관리는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방사성 폐기물을 시 북부에 투기하도록 내버려 뒀고, 특히 교외의 두 마을이 오염되었다. 서쪽 레이크사이드 매립지에는 우라늄-238, 토륨-230, 라듐-226 등 4만 7천 톤의 방사성 폐기물이 묻혀 있고 주민들이 사는 마을과 바로 인접해 있다. 게다가 근처에서는 지하에서 조용히 진행되는 화재 현상이 있어서, 방사성 폐기물로 옮겨붙으면 낙진이 흩날릴 우려마저 있다. 또 다른 마을에서는 암 환자가 .. 더보기
[사진] 가짜 탈핵 말고 진짜 탈핵 하라!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가짜 탈핵 말고 진짜 탈핵 하라! 고리 핵발전소 1호기 영구 정지 3년을 맞았습니다. 탈핵부산시민연대 활동가들은 기장군 임랑 해변에서 고리 핵발전소를 바라보며, 문재인 정부의 공갈빵 같은 가짜 탈핵을 비판하고진짜 탈핵을 촉구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핵마피아들의 집중포화에 방향을 잃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의 중요한 공약이었던 탈핵 사회를 향해 시민들과 함께 내딛어왔던 발걸음을 멈추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글/사진 :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20년 7월(79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스마일링 선, 벌써 46살 영어로는 “Nuclear Power?, No Thanks”인데, 한국말로는 번역이 쉽지 않다. “핵에너지?, 괜찮아요”라고 하면 너무 약하고, “됐거든” 하면 좀 건방지게 들린다. 일본어로는 “원자력?, 잘가라”인데 이것도 충분치는 않다. 활짝 웃는 태양이 핵에너지의 공세를 능숙하게 받아치며 정중한 자세로 그러나 적극적인 대안을 가지고 반문하는 그런 느낌을 살려야 하는데 말이다. 어쨌든 한국어로 보급된 공식 디자인의 문구는 “핵발전? 됐어요”다. 한국어 번역자도 고민이 많았을 테고 아쉬움이 컸을 것 같다. △ 여러 언어로 번역된 ‘스마일링 선’ 로고 전 세계 반핵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60개 이상의 언어로 활용되고 있는 일명 ‘스마일링 선(Smiling Sun)’ 로고는 1975년에 덴마크 활동가 앤 .. 더보기
[영화] 온화한 일상 ∥ 영화로 만나는 탈핵 온화한 일상 △ (우치다 노부테루 감독, 일본, 2012년, 102분) 은 후쿠시마 핵사고 다음 해에 제작되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다시 생각나는 영화다. 주인공은 사에코와 유카코라는 두 기혼 여성이다. 대지진 이후 극심한 긴장감에 사로잡힌 일본 사회,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의연하고 그야말로 ‘온화한 일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과연 정상적인지 의문을 품는 감독은 자신의 질문을 그들을 통해 대신 던진다. 핵발전소와 방사능의 상태에 대한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는 주인공들은 스스로 정보를 찾아 나간다. 사에코는 혼자 키우는 딸의 건강이 걱정되고, 슈퍼에서 파는 수산물과 급식 식재료가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을까 불안해한다. 그러나 핵사고 이후의 평범한 일본 사회에서는.. 더보기
[포토] 미래세대를 위한 주민투표 ∥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미래세대를 위한 주민투표 월성핵발전소 안에 핵쓰레기장 추가 건설 찬반을 묻는 울산시 북구 주민투표가 있었습니다. 전체 유권자의 28.82%가 투표를 하였고, 94.8%가 건설 반대를 선택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투표소에 온 아이에게 수녀님이 말합니다. "우리가 너희들을 위해 주민투표를 한단다너희들에게 빌린 아름다운 지구를 훼손하지 않고깨끗하게 되돌려주기 위해서 주민투표를 한단다." 글·사진 :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20년 6월(78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대중을 만나기 어려웠던 반핵 다큐멘터리 ∥ 영화로 만나는 탈핵대중을 만나기 어려웠던 반핵 다큐멘터리 , 1982, 미국, 82분 은 오래전에 제작된 다큐멘터리라서 구성 등이 지금 보기에는 재미가 떨어지지만, 자료 가치가 큰 영화다. 이 영화를 우리가 잘 모르는 이유는 대중을 상대로 한 상영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 감독은 주디 어빙, 크리스토퍼 비버, 루스 랜디가 공동으로 했다. 영화는 핵산업과 핵무기 사이의 ‘어두운 고리’를 다룬다. 요점은 일본에서 핵폭탄이 두 개 떨어졌지만, 미국에서는 사실상 수백 건이 폭발할 만큼 핵에너지가 소리 없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초반 상당 부분은 록키플랫 플루토늄 공장과 지역 오염 문제를 다루고 후반부는 캘리포니아 디아블로캐년 핵발전소, 미국의 핵무기 개발과 실험, 나.. 더보기
일본의 뱅크시 ‘281_Antinuke’ 2011년 3·11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직후 도쿄 시내 시부야의 뒷골목에 스티커들이 나붙기 시작했다. 매일 먹는 과자와 내리는 비를 두려워해야 하는 소녀, 무책임하고 기만적인 도쿄전력을 비판하는 메시지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민감한 메시지를 가진 스티커일수록 붙어있는 기간은 짧아서 2~3일 안에 제거되는 일이 많았지만, 작품이 내뿜는 강렬한 이미지는 조용한 유행이 되었고 다른 나라에도 전해져갔다. 작가의 작품 스타일과 활동 방식은 영국의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모방이 문제일 것은 없어 보인다. 이들 모두에게 더욱 중요한 건 자극과 소통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중적 미디어와 정치권에서 핵에너지 이슈가 좀체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나라에서라면 말이다. 작품에.. 더보기
무관심이라는 바이러스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무관심이라는 바이러스 코로나-19로 대변되는 세계적 환란 속에 한 가족의 나들이 풍경은 충격적입니다. 이곳은 주민들의 소변검사에서 대부분 삼중수소라는 핵 방사능 물질이 배출된 나아리 해변입니다. 더 나아가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이곳에 최소 10만 년 이상을 보관해야 할 핵 쓰레기장을 짓겠다고 합니다. 오염되지 않은 맑은 대기와 물을 돌려주어야 할 미래 세대에게 가장 무서운 바이러스는 현재 세대의 무관심입니다. 사진/글 :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20년 5월(77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영화] 데드 존에 사는 500마리의 소와 6명의 농민 _ 일본, 2016, 감독 : 마츠바라 타모츠 (다큐멘터리, 일본어/영어자막, 98분) 마츠바라 타모츠가 감독한 은 일본 정부가 방사선에 노출된 가축을 도축하라고 명령한 후 이에 저항한 농민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부들은 방사선에 피폭된 소를 팔 수도 없었고 사료 비용으로 계속 많은 돈을 들여야 했다. 하지만 영상 속에는 소를 학살하라는 정부의 명령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도살을 마친 사람들은 “내 인생에서 다시는 동물을 키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후쿠시마현 출입금지 구역의 많은 곳은 2017년 4월부터 피난 구역이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방사성물질이 남아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을 통해 회복을 선언하고 보상을 회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방사능에 노출된 소를 기르는 이.. 더보기
[그림] 거리로 나온 나라 요시토모의 소녀 순수하면서도 고집스러워 보이는 큰 머리의 소녀와 동물들은 일본 팝아트 작가 나라 요시토모(奈良 美智)의 대표적인 캐릭터다. 한국에도 그의 팬이 많을뿐더러 자신도 한국을 좋아하고 존중하는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작품집과 미술관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사람을 만난다. 큼직하게 '반핵' 문구를 새긴 피켓을 들고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서 있는 ‘양 갈래머리 소녀’는 일본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반핵 시위에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핵무기와 핵발전소에 반대하며 그가 그린 작품들이 시위대에 의해 무단 사용된 것이다. 그는 1997년에 방콕의 핵무기 반대 집회에서 그의 작품이 사용된 것을 사진을 통해 처음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이 한 개인이 사회에 대해 표출한 반응이었기 때문에 다른 .. 더보기
[사진] 전문가들의 수준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전문가들의 수준 최근 고준위핵폐기물 재검토 전문가위원회 의견수렴 결과 온라인 공개토론회란 것이 있었습니다. 이 토론회에 대해 제대로 공지된 것이 없이 졸속으로 비밀스럽게 진행되었습니다. '공론화'라는 이름으로 비밀스럽고 은밀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경수로 건식 저장기술에 대해서 “경험은 부족하나 미흡한 분야는 보완하면 국내 기술로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전문가들의 현주소입니다. 장영식 사진가탈핵신문 2020년 4월(76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사진] 안전 없는 도시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안전 없는 도시 고리 핵발전소로부터 25킬로미터 이내에 대단지 신도시들이 있습니다. 해운대라는 거대 도시에서부터 정관신도시가 있고, 최근에는 약 1만 세대의 일광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광안대교가 있는 곳은 핵발전소로부터 25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핵발전소가 있는 주변에 이렇게 거대한 도시들로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곳은 대한민국 부산과 울산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탈핵신문 2020년 3월(75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음악] 한대수가 부른 반핵 노래 한국 포크가수의 대부라고 하든 한국 최초의 히피라고 하든, 한대수에게 그런 별명은 잘 붙여줘야 본전일 것 같다. 그만큼 그는 자유인이지만 그 자유는 체제와 주류가 뭐라 하든 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을 한다는 의미의 자유일 것이다. 그가 2013년에 발표한 ‘반핵송’이 하나 있다. 후쿠시마 사고가 난지 2년이 지났지만 반핵운동에 나서는 사람들은 아직 적고 아시아의 국가들이 슬금슬금 핵무장을 꿈꾸는 분위기에 부아가 났던 모양이다. 그렇게 그의 나이 65세에 발표한 노래가 ‘누크 미 베이비(Nuke Me Baby)’다. 직역하자면 ‘나를 핵무기로 막 괴롭혀 볼 테냐’ 정도가 되겠지만 가사는 상당히 야하게도 해석될 수 있는 블랙 유머다. 이봐요 당신 나를 핵무기로 괴롭혀줘요 이 밤이 새도록 / 그러지 .. 더보기
[영화] 나바호 소년의 귀환 ∥영화로 만나는 탈핵나바호 소년의 귀환 The Return of Navajo Boy (2000)56분, 다큐멘터리, 2000년 미국감독 : 제프 스피츠 미국 애리조나주와 유타주 경계에 위치한 모뉴먼트 밸리는 존 포드 감독이 만들고 존 웨인이 주연한 등 서부영화의 단골 배경이 된 인기 있는 관광지다. 하지만 그곳은 서부 개척시대 동안 수많은 아메리칸 원주민들이 백인 정복자들에게 희생당한 아픔의 장소이자 지금도 그 땅을 터전으로 살아온 나바호(Navajo) 부족 인디언 보호구역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 이 지역에 흩어져 사는 나바호 인디언의 인구는 대략 17만 명 정도다. 이 지역은 강수량이 적어서 농사가 어려운 대신 석유,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이 다량 매장되어 있어서 에너지 자본의 표적이 되었다. 그.. 더보기
밀양 어르신들과 다시 손잡은 날 “송전탑 싸움 같이했던 우리 마을 ○○ 얼굴 보고 싶어요.” 이 말 한마디에 밀양주민들은 눈물을 훔쳤다. 같이 싸웠던 주민 중에 등 돌린 사람이 많다. “우리가 잘못 싸운 건 아닌가”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송전탑 막겠다고 같이 싸웠던 동네 주민 중 여러 사람이 등 돌렸고 합의금도 받았다. 그러나 아직 100여 명은 합의금 받지 않고 있다. △ 밀양 할매할배 부울경 그림전시회 1월 8일 오픈식 장면 (사진 = 밀양 할매할배 그림 전시 기획단) 1월 8일부터 14일까지 열린 ‘밀양 할매할배 부산·울산·경남 그림전시회’는 밀양 투쟁에 연대했던 연대자와 밀양주민에게 특별한 만남이었다. 밀양주민들은 10년 넘게 싸웠지만 송전탑은 들어섰다. 내 땅을 내가 지키고, 내 생명 지키는 행동에 돌아온 것은 마을공동체 파괴.. 더보기
765는 핵발전소의 자식 ∥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765는 핵발전소이 자식 밀양의 말해 할매가 돌아가셨습니다.765kV 송전탑 싸움에서 그 누구보다도 힘찬 싸움을 하셨던 할매입니다. "죽기 전에 송전탑을 뽑아 뿔기다"는 말씀은 유언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할매의 그 유언을 가슴에 품고 탈핵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겠습니다. 탈핵신문 2020년 1월(74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 https://nonukesnews.kr/1409 더보기
[탈핵영화] 지구 어디에도 없는 곳을 찾아서 ∥영화로 만나는 탈핵 지구 어디에도 없는 곳을 찾아서 Journey to the Safest Place on Earth △ 2013년 스위스, 에드가 하겐 감독 (53분) 지난 60년 동안 지구상에는 35만 톤이 넘는 고준위 핵폐기물들이 쌓였다. 이 폐기물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인간은 물론 외부의 모든 것과 철저히 차단해야 하며, 10만 년 이상 조그만 변화도 없을 만큼 지질학적으로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핵에너지 개발을 시작할 당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핵폐기물 처리가 그렇게 어렵거나 급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뾰족한 해법은 발견되지 않았고 시간은 금방 흘렀다. 영화의 첫 부분에서 핵에너지가 인간에게 꼭 필요하다고 믿는 진지하고 성실한 핵물리학자 찰스 맥콤비는, 그러나 핵폐기물 문제가 핵발전.. 더보기
핵을 진지하게 노래한 아니 디프랑코 원자의 영광 / 경건한 이름을 원하네 / 전 우주의 원초적 설계 / 거기에 찬송을 부르고 머리를 조아리세 / 장려한 의식이 육화된 그곳 /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 그리고 주위를 도는 전자들 / 태양계를 흉내 낸 것일까 / 새벽녘 언덕의 매처럼 /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는 해와 바위 나무를 하나로 결합시키고 포크와 락, 펑크와 힙합에 걸쳐 자유롭고 매력적인 행보를 보여 온 아니 디프랑코는 1970년 생으로 벌써 20장이 넘는 정규음반을 낸 관록의 가수다. 처음부터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튀는’ 음악을 들려주었지만, 그녀가 전하는 가사의 메시지들도 심상치 않다. 피트 시거 같은 저항 가수와 어울리며 인권과 평화, 페미니즘으로 테마를 넓혀 온 경로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면모다. △ 아니 디프랑코의.. 더보기
<영화로 만나는 탈핵> 야마모토 타로의 투쟁 ∥영화로 만나는 탈핵 야마모토 타로의 투쟁 △ 비욘드 더 웨이브 (65분, 알랭 드 아이요, 벨기에, 2018) 일본의 인기 배우였다가 2011년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반핵 운동가로 전향한 야마모토 타로. , , 같은 작품으로 한국에도 팬이 많은 이였지만, 서핑과 파티를 좋아하던 연예인이 갑자기 진지한 반핵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자 방송 출연도 광고도 끊기고 만다. 그에게 남은 마이웨이는 진지한 정치인의 길이였고, 한 번의 낙선 이후 2013년 참의원 선거 도쿄도 선거구에서 66만 표를 얻어 의회로 들어갔다. 이 영화는 그렇게 시작된 그의 길 위와 연단에서의 투쟁을 좇는 다큐멘터리다. ‘비욘드 더 웨이브’라는 제목은 그가 좋아하는 파도타기에서 따 왔을 것이다. 이 다큐의 또 다른 제목은 ‘일본인 반항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