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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반핵을 노래하는 정치인, 존 홀

플루토늄 이즈 포레버


“물을 끓이는 방법은 많지 / 하지만 넌 가장 어리석은 방법을 택했어 / 그리고 지치지 않는 바람과 물, 태양을 외면했지 // 과학에 눈이 멀고 / 쉽게 돈 벌 기회라고 생각했지 / 그래서 들으려 하지 않고 핵분열을 택했어 / 후쿠시마의 불운은 그렇게 온 거야 // 내가 말했잖아, 하지만 넌 들으려 하지 않았지 / 우리가 순진하다고 생각했을 거야 / 내가 경고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어 / 내가 말했는데도 // 알라바마에서 브라운즈페리가 널 생각하게 만들어야 했고 / 데이브스베시는 호수를 오염시킬 뻔 했고 / 스리마일아일랜드는 우리를 절벽 가까이까지 몰고 갔지 // 그리고 체르노빌이 터지고 너도 보았잖아 / 우크라이나의 유령 도시 / 이젠 더 이상 시간이 없어 / 네가 마음을 바꾸고 죽음의 비를 멈춰야 해 // 내가 말했잖아, 하지만 넌 안전하다고 맹세했지 / 지금은 네가 “대피해!”라고 외치는구나 / 넌 가장 나쁜 경우까지 가고 만 거야 / 내가 말했잖아 // 인디언포인트는 어때 / 난 현장을 살펴보는 악동을 알지 / 우리가 불탈 때 우리를 지켜 줄 사람은 없을 거야 / 내가 말했잖아 // 그리고 후쿠시마는.. // 디아블로캐년의 운명 / 영원한 벗의 두려움 / 밀스턴 핵발전소는 어떻고 / 그게 창조의 끝이 될까? // 달아나, 시브룩은 말하네 / 매일 뜨겁지는 않기를 바래 / 그리고 보스턴의 사람들 / 방사능으로 까맣게 그을렸네 // 내가 말했잖아 (후쿠시마, 후쿠시마)”


미국의 록 가수 존 홀


미국의 록 가수 존 홀이 2011년 만들어 부른 <내가 말했잖아>라는 노래의 가사로, 여기에 나오는 여러 고유명사들은 미국의 핵발전소들이다. 이런 노래를 부른 그의 내력이 궁금할 텐데, 1972년에 ‘올리언즈’라는 록밴드를 만든 가수이며, <탈핵신문>에도 소개한 적 있는 핵발전에 반대하는 음악가 모임 ‘뮤즈(MUSE)’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1991년부터 뉴욕의 교육위원을 지냈고,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일했으니 정치인이기도 하다. 의회에서는 에너지 독립과 기후변화, 교통과 인프라 분야에서 활동했다.


홀은 허드슨 강가에 추진되던 핵발전소 반대 운동에 참여했고, 얼스터카운티의 핵폐기장 입지 반대에도 앞장섰다. 지역 주민으로서 노래하고 정치에 나서며, 또 그런 자신의 경험과 생각들을 노래로 자연스레 담아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인류가 저주받은 게 아닌지 궁금해 하지. 하늘과 바다를 그렇게 망쳐놓고 있으니. 하지만 인류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이유를 예언해 볼게. 플루토늄은 영원하니까. 기름띠는 언젠가 사라질 테고, 제초제 사용도 멈추겠지만, 그러나 우리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한 오염원이 있네, 플루토늄은 영원하니까. 그건 언제 사라질까? 우리 마음대로 한다면 결코 사라지지 않지. 오늘이 지나가도 여기 남을까? 당연하지, 플루토늄은 영원하니까. 일산화탄소가 당신의 호흡을 훔치고, 석면의 독이 노동자를 죽게 하고, 콩코드의 에어로졸이 오존층을 파괴하겠지만, 그러나 플루토늄은 영원하다네.”


그가 1979년 부른 <플루토늄은 영원해>라는 노래다. 하지만 우리에겐 희망과 기회가 있다. 그의 <파워>라는 노래처럼, 올바른 선택만 할 수 있다면 말이다.


“태양의 따듯한 힘만 있어도, 폭포수가 쉼 없이 떨어지기만 해도, 살아 있는 것들이 흙으로 돌아가는 영혼만 있어도, 바람의 끊임없는 힘만 있어도, 나무가 타는 편안한 빛만 있어도 되련만. 그러나 당신은 핵의 독성을 떨쳐버릴 생각이 없겠지. 누구든 내가 말한 그런 힘들이 필요하지. 어둠과 추위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 누군가는 그것을 사고 팔 수 있는 권력을 찾고 있지. 나는 생명이 위태로운 것을 알고, 우리의 후손들도 예외가 아니지. 얻을 게 많다면 잃을 것도 많은 법. 우리 모두 선택을 해야 한다네.”


 탈핵신문 2019년 7월호(68호)

김현우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