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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탈핵 원년, 조급증을 넘어서 진상현(경북대학교 행정학부) 교수 지난 탄핵 정국에서 한국 사회는 시민의식의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었다. 최순실 사태를 통해서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불통은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유신 정권에서부터 이어진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한민국은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민주주의 진전을 이뤄낼 수 있었다. 탈핵 진영에게 있어서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한국 정치의 발전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도래라는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 마디로 이번 정부는 ‘탈핵 원년’을 선언했다는 측면에서 대한민국 핵발전 역사의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탈핵 비전을 공식적으로 선포했었다. 물론 환경단체에서.. 더보기
(독자기고) 전기소비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전기소비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박종권(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탈핵신문 지난 5월호 3면에 실린 ‘탈핵,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는 기사를 보면, 각각의 시나리오에서 전기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녹색당은 2050년 이후에나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하여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나는 우리나라 전기소비는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 이유는 많다. 첫째, 우리의 현재 전기소비량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말 현재 1인당 전기소비량이 1만kWh이다. 독일은 우리보다 GDP 규모가 2.42배이다. 그런데 전체 전기소비량은 한국과 독일이 각 501tWh, 516tWh(2014년. 에너데이터)로, 독일의 1인당 전기소비량은 6,300kWh로 우리의 63% 수준이다. .. 더보기
일본 따라하다가 일본 꼴 난다! 황대권(영광핵발전소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행동 대표) 아시아의 백인 일본의 백인숭배와 아시아인 멸시는 뿌리가 깊다. 에도시대 이전까지는 일본이 큰소리 칠만한 국력과 문화가 아니었음이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대항해시대에 조선과 중국은 쇄국을 고수하고 있었는데 반해 일본은 일찍부터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일본사람들을 원숭이라고 놀려대는 것은 남 흉내내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지만, 바로 그 흉내내기로 인해 일본은 남보다 한발 앞서 갈 수 있었다. 바로 이 점, 자기보다 우월한 쪽을 따라잡으려고 애를 쓰면서 뒤처진 쪽을 멸시하는 것 때문에 일본은 고도의 문명을 일구고도 존경을 받지 못한다. 세계2차대전도 후발자본주의 국가인 일본과 독일이 선발국인 영국, 미국, 프랑스를 따라잡으려고.. 더보기
대통령만 쳐다보지는 말자! 하승수(변호사)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이전의 어떤 대통령보다도 적극적인 탈핵공약을 내걸었다. 건설중인 신고리5~6호기를 포함한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신고리5~6호기에 대해서는 2016년 6월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미 건설승인을 했지만, 그것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신울진3~4호기와 삼척·영덕에 추진중인 신규 핵발전소 건설도 취소하겠다고 한다. 이미 공정률이 90%가 넘은 신고리4호기와 신울진1~2호기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운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수명이 끝난 월성1호기는 항소를 취소하고 폐쇄할 것을 약속했다. 이런 공약만 제대로 지켜진다면, 대한민국은 탈핵을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문제는 핵마피아로 불리는 이해관.. 더보기
대지진과 후쿠시마 사고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 『탈원자력 사회로―후쿠시마 이후, 대안은 있다』 하세가와 고이치 지음, 김성란 옮김, 일조각, 2016. 11 새 책으로 소개하기엔, 출간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모르는 척 슬그머니 지나치기에는, 너무 괜찮은 책이라 그럴 수도 없다. 먼저, 이런저런 이유로 소개가 늦어진 점, 이해를 구하고 싶다. 이 책 한권으로 핵발전을 넓고, 깊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역사적 맥락과 구체적인 사례까지 접할 수 있는 책이다. 관련 연구를 30년 가까이 해 온 필자 덕에, 우리와 닮은 꼴인 일본 핵발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손쉽게 조망할 수 있다. 또 독일은 어떻게 2022년 탈핵을 선택할 수 있었는 지, 그 역사적 맥락 등을 상세히 소개한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은 사회학의 시점에서 핵발전을 포괄적으로 논하고.. 더보기
핵에너지의 태생적 전쟁 본능 필자가 핵발전을 반대하는 이유는 ‘바람직하지 못한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바람직함이라는 기준이 다분히 주관적이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핵발전은 바람직한 에너지라고 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핵발전은 ‘안전성’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에너지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를 통해서 전 세계에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반복되는 지진으로 인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에너지가 바로 핵발전이다. 안전성이라는 기준으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주장은 크게 논란의 여지가 없을 듯싶다. 그렇다면 가장 대립되는 의견이 존재하는 지점은 핵발전의 ‘경제성’일 것이다. 정부 관료들뿐만 아니라 학자들 중에서도 친핵발전 인사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주장은 저렴.. 더보기
이 땅을 핵쓰레기장으로 만드려는가? 황대권(영광핵발전소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행동 대표)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로 인해 전 세계가 방사능으로 오염되었다. 이미 태평양은 절반쯤 오염되었고 지금도 오염수가 사고현장에서 매일 300톤씩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오염이 심한 곳은 후쿠시마현의 토양이다. NHK 일본방송에 의하면 현재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의 표면을 긁어(겨우 5센티미터) 모은 마대자루가 11만 곳에 방치되어 있다고 한다. 모두 합해 920만㎡에 3000만톤이 쌓여 있다. 방사능 농도는 킬로그램당 8000베크렐이다. 식품의 경우 안전기준치가 킬로그램당 100베크렐이다. 산림의 제염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평지 중심으로 제염된 면적이 오염지역 전체의 3.3%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정부는 이 .. 더보기
비선실세와 핵마피아 비선실세와 핵마피아황대권(영광핵발전소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행동 대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국민들은 이 어이없는 사건을 보며 대한민국의 후진성이 이 정도였는가 싶어 자괴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씨를 찍은 사람들조차 자기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라고 후회를 하고 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용비어천가를 부르던 언론들은, 뒤질세라 대통령과 그 주변사람들을 물어뜯고 있다. 하이에나가 귀여워 보일 정도다. 사실 사건의 구조와 맥락을 따져보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역대 모든 정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한 바탕 비리척결 광풍이 지나고 나면 또 다시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다만 이번 사건이 특별히 충격을 주었던 것은 비교적 청렴할 것 같은 여성대통령에게 가.. 더보기
46% 지지로, 핵발전소 재가동하는 아베 하승수(변호사,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가끔 탈핵 관련 얘기를 하다보면, 받는 질문이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를 겪고서도 어떻게 핵발전소를 재가동할 수 있느냐? 일본 시민들은 그렇게 의식이 없느냐?” 같은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참 난감하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본 시민들 중에 다수는 여전히 핵발전소 재가동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가고시마현의 센다이핵발전소 1호기가 재가동을 시작할 무렵, 일본여론조사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재가동에 반대하는 의견이 58%로 찬성(37%)을 훨씬 웃돌았다. 올해 3월에 마이니치신문이 한 여론조사에서도 핵발전소 재가동에 반대하는 의견이 53%였고, 찬성은 30%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이런 여론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는 핵발전소.. 더보기
누진제 논란과 탈핵진영의 숙제 진상현(경북대학교 행정학부) 2016년 여름 대한민국은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덕분에 전기요금 폭탄의 주범이라고 지목된 누진제를 철폐해야 한다며, 정치권까지 가세했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아이러니하게도 누진제 개편은 산업부가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있었던 사항인데, 정부가 오히려 수구세력으로 몰리는 구도가 형성되었다. 이런 상황에 필자도 언론의 왜곡성 보도에 피해를 입으며, 곤혹을 치렀을 정도였다. 필자는 문제 많은 누진제의 절대적인 유지론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최근에 소송으로 번진 무조건적인 폐지에도 반대한다. 물론 합리적인 개선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존의 누진제를 개선할 때에는 처음 제도가 설립될 당시의 취지를 검토하고, 그 동안의 변화된 상황을 고려한 뒤, 미래의 정책적 방.. 더보기
고준위핵폐기물, 무엇이 문제인가? 황대권(영광핵발전소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행동 대표) 왜 이런 감당할 수 없는 문제를 아무런 권한도 힘도 없는 일개 국민이 이토록 고민하며 자신을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운동가의 책무라고 하기엔 사안이 너무도 중하고 커서, 차라리 세월이 약이려니 하고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한다. 문제제기를 해봐야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똥은 이미 싸 놓았고, 분명 어딘가에 치워야하는데 아무도 받아주는 이가 없다.” 이럴 경우 공권력을 가진 정부가 나서서 일방적으로 처리한다고 해서 누가 뭐라 하겠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일처리의 과정이 공개적이고 투명해야 한다는 것과 더 이상 폐기물을 만들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 외에 없다. 10만년 이상 인간사회와 .. 더보기
신고리 5~6호기, 뭐든지 해 보자! 하승수(변호사,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지난 6월 23일(목)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5~6호기 핵발전소 건설허가 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부산과 울산 사이의 고리-신고리 핵발전단지에는 최대 10개의 핵발전소가 들어서게 되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가 부당하다는 것은 이미 수없이 얘기해온 것이다. 다수호기에 대한 안전성 평가가 미흡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전력수급 상황을 보면 발전소가 남아돌고 있으므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도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법체계 내에서는 이미 허가가 이루어진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막을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건설허가가 나기 전부터 이미 주설비 .. 더보기
한국인의 원자력 ‘이중성(二重性)’ 진상현(경북대 행정학부) 필자는 행정학자로서 한국의 원자력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편에 속한다. 공식적으로는 후쿠시마사고가 발생하기 전이었던 2009년부터 지금까지 원자력과 관련한 8편의 논문과 서적을 발표해오고 있다. 이처럼 부단하게 원자력의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해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뿐이다. 바로 국민들이 핵에너지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반론을 펼칠 수 있었다. 행정학에서는 ‘정책(policy)’을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핵을 바람직한 에너지로 보느냐에 의해 원자력 정책은 좋은 정책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나쁜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정부도 국민들이 원자력을 어떤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하고 있으며, 매년 정기적으로 조사를.. 더보기
체르노빌 사고 30주년에 부쳐 황대권(영광핵발전소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동행동 대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벌써 30년이다. 그 사이 인간들은 얼마나 철이 들었을까? 다른 건 몰라도 핵문제에 관한 한 전혀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이 솔직한 내 생각이다. 그 끔찍한 일을 겪고도 후쿠시마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았던가! 사고 후 일본정부의 하는 모습을 보면 구소련 정권과 다를 것이 없다. 오죽하면 러시아 핵과학자가 일본정부의 은폐기도를 비난할까. 2020년 동경올림픽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일본정부는 철저히 비밀주의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개인이 핵사고와 관련하여 마음대로 조사해서 발표하면 처벌받을 수 있는 법령까지 만들었다. 얼마 전 라는 다큐멘타리를 보았다. 체르노빌 핵발전소사고의 현장을 조목조목 보여주며 몇 십 년 후 후쿠시마의 미래.. 더보기
울지마요, 이계삼 인생의 전환점은 언제 어디서 올 지 모른다. 내 경우에는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가 큰 전환점이었다. 이 사회에 대해 불만이 많으면서도 ‘그래도 어떻게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었던 나였다. 그러나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뭐라도 해야지’라는 마음에 녹색당 창당에 참여하게 됐다. 정당의 당원도 되어 보지 못했던 내가 정당의 창당에 앞장서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아마도 이런 게 인생인가 보다. 경남 밀양의 이계삼이라는 교사에게는 2012년 1월 16일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날 경남 밀양의 70대 농민이 76만5천볼트 송전탑 공사 때문에 분신을 해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만큼이.. 더보기
구보타 씨에게 띄우는 편지 -‘후쿠시마에 산다’를 읽고… 안녕하세요, 구보타 씨. 저는 구보타 씨를 ‘후쿠시마에 산다’라는 책에서 만났습니다. 이 책은 ‘신문 아카하타’에서 연재하고 있는 인터뷰 기사를 엮은 것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2014년 7월에 소개되었어요. 이 책에 이야기를 담은 90여 명 중에서 당신에게 제가 편지를 쓰는 이유는, 당신이 저와 같이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는 ‘당연한’ 소망이 저와 같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언제 부터인가. 초등학생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매일 아침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마스크가 답답하다고 싫어하는 아이와 실랑이를 하는 날이면 문득 후쿠시마의 엄마들을 떠올리기도 했지요. 어휴, 거기서는 어떻게 아이를 키울까. 숨을 안 쉬고 살 수도 없고, 물.. 더보기
탈핵 진영, ‘동안거(冬安居)’를 준비하자 2015년 한국의 탈핵 진영은 두 가지 중요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부산 시민들의 염원이었던, 노후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폐쇄였다.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지 않고 단합했던 지역의 정치적 영향력이 중앙정부의 고집마저 바꿔놓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경상북도 영덕에서 진행됐던 신규 핵발전소 관련 주민투표였다. 정부 측의 각종 협박과 방해에도 불구하고 보궐 선거 보다 많은 영덕군민들이 참여해 압도적인 비율로 핵발전소 반대라는 군민들의 바람을 결집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탈핵 진영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환경운동연합은 2000년 이후 침체됐던 시민단체의 분위기를 쇄신하며, ‘이제는 이기는 싸움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한편으로는 타 지역에서도 주민투표를 진행하겠다며.. 더보기
인류의 생존은 탈핵교육에 달려 있다 인류의 생존은 탈핵교육에 달려 있다 신경준(태양의학교 사무처장)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대참사로 인해 전세계가 충격에 휩싸였었죠. 그 시기에 교사들 역시 핵발전 산업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생겼어요. 초록교육연대, 환생교(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의 관심있는 교사들이 모여 핵발전에 대해 공부하고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공동 수업자료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해 여름에는 탈핵교수모임과 독일 탈핵 연수를 다녀오기도 하고 드디어 겨울의 참교육실천대회에서 김익중 교수의 탈핵강의를 듣고 2012년 탈핵 전사라는 희망의 이름으로 ‘태양의학교(핵없는세상을위한교사학생학부모연대)’라는 단체의 결성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전교조 공통의 교육 정책으로는 갈 길이 멀었습니다. 그래도 먼.. 더보기
에너지 시민과 커피하우스 에너지 시민과 커피하우스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 이 글은 인터넷 언론 2월 27일자에 실린 칼럼의 분량을 필자가 조금 줄여 탈핵신문에 게재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세 번에 걸친 심의회의 끝에 결국 2월 26일 사실상 ‘날치기’ 표결로 끝난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결정 과정은 한국 핵발전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이미 2월 12일 밤늦게까지 이어진 두 번째 심의회의에서부터 ‘찬핵’진영이라 묶일만한 다수의 원자력안전위원들은 이미 전문가들이 검토한 검증자료들이 충분히 나와 있으니 서둘러 표결에 들어가자고 강변했고, 노후 핵발전소가 갖는 기술적 문제와 단층의 취약성을 우려하는 소수의 위원들은 성실하게 그러나 외로운 항변으로 맞섰다.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다루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어느.. 더보기
독자 기고 _ 청소년들의 시와 산문 대구의 김둘 씨가 함께하는 청소년들의 시와 산문을 탈핵신문에 보내와, 그 일부를 소개한다. - 편집자 주 우리의 바람 중3 남학생 국민들이 원합니다 방사능 없는 삶을. 동식물들이 바랍니다… 자연 그대로의 삶을. 모든 생명체들이 위협을 느낍니다 과연 우리에게 핵발전소가 필요한 것인가? 송전탑 중3 남학생 정체모를 철탑들이 하나 둘 일어난다 탑아래 노인들은… 아우성을, 누구를 위한 탑인가. 핵발전소 중2 남학생 핵발전소 여기저기 득실득실, 계속 만들면 안 돼요 핵발전소 위험하니… 우리 삶도 위험해요 핵발전소 터지면 무고한 생명들이 죽어요 핵발전소 더 짓지 말고 대체 에너지 사용해요 이제부터 핵발전소는 안 돼요! 계속 만들면 안 돼요! 방사능의 공포 속에서 중학교 2학년 남학생 내가 핵발전소에 대해 알게 된 .. 더보기
후쿠시마 3주기, 동경에는 없고 서울에는 있다 후쿠시마 3주기, 동경에는 없고 서울에는 있다 진상현(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 이 칼럼은 월간 《통일한국》에 투고한 저자의 원고를, 탈핵신문이 각각 양해를 구한 후 게재한 것입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가 발생한지 올해로 3년이 되었다. 독자들에게 간단한 퀴즈 하나를 내보도록 하자. 후쿠시마 사고 3주기를 맞아 동경에는 없고 서울에는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바로 ‘탈핵 시장’이다. 세계 최대의 핵발전소 사고국인 일본에는 없지만, 핵 없는 세상을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국에는 있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11년 사고 이후 일본에서 지금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촉발된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는 그야말.. 더보기
후쿠시마 3년 … 우리가 얻은 것과 놓친 것 후쿠시마 3년 … 우리가 얻은 것과 놓친 것 이헌석(에너지정의행동) 2011년 : 핵발전과 에너지문제에 대한 인식 전환 한국 현대사를 쓰면서 1987년과 1998년을 빼 놓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1987년 6월 민중항쟁을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었고, 1997년 외환위기와 노동자 대투쟁은 우리 사회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이었다. 이 두 가지 사건과 양상은 다르지만 2011년 3월, 후쿠시마 핵사고와 9월 915 정전사태는 그간 전문가 영역에 국한되어있던 핵발전과 에너지 문제를 우리 일상생활 앞으로 가져온 일대 사건이었다. 선진국, 그것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겼던 일본에서 벌어진 대형참사는 그간 ‘필요악’이라고까지 불리던 핵발전이 인류와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더보기
'우리마을 이야기'와 밀양 ‘우리 마을 이야기’와 밀양 이계수(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학원 시절, 지금은 작고한 교수님으로부터 나리타공항을 건설할 때 주민들이 땅굴을 파서 저항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땅굴을 팠다기에 나는 깊이 1미터 폭 1미터 정도의 개인 참호를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게 아니었다. 오제 아키라가 그린 ‘산리즈카’ 투쟁은 참으로 대단한 저항의 역사를 보여준다. 전부 7권의 《우리 마을 이야기》 두 질을 주문하여 내가 근무하는 대학 도서관에 입고시켜두고 학생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한 것이 2012년 6월이었다. 그러나 정작 내가 이 만화를 대출해서 읽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꼭 1년 뒤인 2013년 6월이었다. 그때는 밀양의 어르신들이 한국전력의 송전탑 공사 강행을 10일에 걸친 저항 끝에 일시 중.. 더보기
한국 반핵운동의 선구자, 김원식 별세 한국 반핵운동의 선구자, 김원식 별세 윤종호 편집위원 한국 반핵운동의 선구자이자 반핵아시아포럼(No Nukes Asia Forum)의 제창자인 김원식 씨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위암 등으로 1년 이상 투병생활 끝에, 지난 9월 12일(목) 오후 3시 30분경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영면했다. 김원식의 영결식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아들의 귀국이 늦어져, 지난 9월 20일(금) 보라매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들과 가까운 지인들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조용히 치러졌다. 당일 영결식에 참석한 사토우 다이스케 씨(반핵아시아포럼 일본 사무국장)는 “‘핵발전소 시대’는 최종단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핵무기도 핵발전소도 없는 세계는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서 미래로 운동은 이.. 더보기
<9호>안면도 핵폐기장 반대운동 '우리 군민 다 죽이고, 그 위에다 세워라!' 장면으로 보는 반핵운동사2 우리 군민 다 죽이고, 그 위에다 세워라! 1990년 11월 8일, 안면도 핵폐기장 반대운동 이헌석 편집위원 마른 하늘에 날벼락, 안면도 핵 폐기장 1990년 11월 3일 모든 신문에서 “정부는 서해안 안면도 일대에 핵폐기물을 영구보존하기 위한 시설을 건설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충남도와 협의중”이라는 기사가 실린다. 이 기사를 본 안면도 주민들을 깜짝 놀랐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충남도와의 협의를 거쳐 100만내지 150만평의 부지 매입까지 끝낸 것으로 보도됐기에 지역주민들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 지역주민들과의 협의는 커녕, 그 사실조차 처음 듣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지역 청년회는 물론이고 로타리 클럽, 라이온스 클럽 같은 친목모임들까지 이에 대해 즉각 반발을 한 것은 어찌 보.. 더보기
<8호>짧은 투쟁 그러나 긴 여운, 굴업도 핵혜기장 반대운동 짧은 투쟁 그러나 긴 여운,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 운동 이헌석 편집위원(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덕적이라 하늘에는 별도별도 많지만, 반짝반짝 전깃불은 하나 볼 수 없어라,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덕적도 잘 자라고 잘 배워서 우리 섬을 깨우세” - 굴업도 반대운동 당시 덕적도 주민들이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에 맞춰 부르던 덕적도가(歌) 뉴스를 보고 알게 된 핵폐기장 지정소식 90년 안면도에 핵폐기장을 지으려던 계획이 93년까지 중단과 강행을 거듭하며 사실상 진행되지 못하자, 정부는 새로운 방안을 찾는다.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폐기장을 건설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1992년 일본원자력문화진흥재단을 본뜬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설립되어 핵폐기장을 비롯 핵발전.. 더보기
<6호> ‘전문가’들이 말하지 않은 핵발전의 진실 ‘전문가’들이 말하지 않은 핵발전의 진실 이지언(편집위원, 서울환경운동연합 간사) 『후쿠시마 사고 Q&A』, 고이데 히로아키, 무명인, 8천원 『원자력의 거짓말』, 고이데 히로아키, 녹색평론사, 1만원 『잃어버린 후쿠시마의 봄』, 정남구, 시대의 창, 1만6천5백원 『안젠데스까-안전합니까』, 이이다 데쓰나리, 가마나카 히토미, 서해문집, 9천5백원 후쿠시마는 세 번째 잔인한 봄을 맞았다. 여전히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수습되지 않았고 방사능 오염은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결국 “지금 일본에서는 아무리 많은 돈을 지불해도 방사능으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공기, 물, 음식 등을 구하지 못”하게 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나 이른바 ‘전문가’들은 핵발전소에 대해 “안전하다”거나, 방사능 영향이 “당장 인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