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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밀양, 국가폭력과 12년의 싸움

밀양 3주기 행사와 탈핵탈송전탑 원정대출범

 

2014611, 이날은 밀양 765kV송전탑 반대 투쟁의 가장 극적인 날이었다. 햇수로 10년을 버티며 한전과 정부의 폭력적인 개발사업에 맞서 끈질기게 싸움을 이어오던 현장 농성장이 경찰 공권력 3천 명에 의해 불법적으로 침탈된 날이었다. 밀양 어르신들은 이날을 기억하며 행사를 이어왔고, 2017년 올해는 3년이 되었다.

 

6월18일(일)송전탑 길걷기 행사 중 부북면 평밭마을 129번 철탑 앞에서 (사진제공 : 장영식 작가)

 

6·11 행정대집행 3년을 맞게 된 올해는 특별히 조기 대선으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여건 속에서 613() 서울 상경 투쟁과 617()~18() 12일의 6·11 3주년 본 행사로 치러졌다. 예년과 달리 본 행사에 앞서 상경 투쟁을 진행했던 이유는 국가폭력에 대한 사과와 특별히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마을공동체 파괴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주민들은 버스 2대로 상경하여 연대자를 포함한 연인원 150여 명과 더불어 세종문화회관에서 밀양송전탑 해결 촉구 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울러 국민인수위원회에 밀양주민들이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전달하였다. 가장 큰 적폐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 민주화로 가기 위한 시금석인 밀양송전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절절한 호소문이었다. 이어서 6·11 행정대집행 당시 국가폭력의 직접적인 가해자인 당시 밀양경찰서장 김수환(현 종로경찰서장)과 당시 경남경찰청장 이철성(현 경찰청장)의 파면촉구 집회를 종로경찰서 앞에서 진행하였다.

 

▲6월18일(일) 불법 송전탑 철가계고장 말뚝박기를 하고 있는 주민  (사진제공 : 장영식 작가)

 

주민들의 상경 투쟁으로 밀양송전탑의 문제를 다시 불러일으킨 이후 이어진 6·11 행정대집행 본 행사는 고리1호기 영구정지일인 618() 부산행사와 결합하여 617()부터 12일로 진행되었다. 연인원 약 400명에 이르는 관심 속에서 치러진 12일의 행사는 다채로웠다. 첫날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밀양역에서부터 영남루까지 진행된 거리행진은 송전탑 문제를 밀양시민에게 다시한번 환기시키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이어 밀양송전탑 반대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영남루에서 오랜만에 연대자와 주민이 어울려 저녁식사를 나누고, 6·11을 기억하는 문화제로 진행되었다. 하자작업장학교의 신나는 공연과 영상, 어린이책시민연대의 그림책 읽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진행되었고, 그중 가장 압권은 할매합창단의 공연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송전탑 길 걷기 퍼포먼스로 불법 송전탑 철거 계고장 말뚝박기를 마지막으로 부산으로 이동하여 고리1호기 영구정지 콘서트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이번 3주년 행사는 단순한 기념행사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탈핵한국을 위한 계획으로 이어졌다. 619() 고리1호기 영구정지에 이은 정부의 627()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 계획 발표에 발맞춘 밀양 주민들의 탈핵탈송전탑 원정대출범이 그것이다. 또한 핵을 포함한 적폐 중 하나인 국가폭력에 맞서 진정한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여타 단체들과 연대하여 인권을 회복하기 위한 활동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탈핵신문 2017년 7월호 (제54호)

김준한 통신원(신부, 감물생태학습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