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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관련)

월성핵발전소 24년 동안 방사능 샜다

 

정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구성한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가 910일 월성핵발전소 1~4호기 방사성 물질 누출조사 1차 결과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번 발표에서는 월성핵발전소에서 감마핵종인 세슘-137(Cs-137)까지 흙에서 검출돼 구조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감마핵종은 삼중수소와 달리 콘크리트를 투과하지 못하므로 월성핵발전소 내 시설물이 손상됐음을 의미한다.

 

 

△ 울산 56개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방사능 누출, 월성핵발전소 즉각 폐로’를 촉구하는 탈핵대회와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했다. ⓒ용석록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이하 SFB) 차수막 보수공사를 위해 굴착작업을 함에 따라 SFB 차수막 등 구조물 건전성과 SFB 건전성 검사를 하고, 주변 토양과 물의 시료를 분석했다. 조사단이 발표한 1차 조사 결과를 정리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구조물 건전성 조사 결과

차수막과 유공관 손상되었음을 확인

차수막 끊어져 오염수 누설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이하 조사단)은 SFB 차수막 등 차수 구조물 건전성을 확인한 결과, 2012년 월성1호기 격납건물 여과배기설비(이하 CFVS) 건물 설치 공사 때 지반보강용 기초파일 7개가 구조물 외부의 차수막(바닥)을 손상시켰음을 확인했다.

 

 

[그림] 월성1호기의 1997년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보수공사 전후 차수막 구조

 

출처: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

 

 

조사단은 또 2010년 월성1호기 SFB 차수벽 보강공사와 2012CFVS 설치 공사 때 유공관이 손상되고 막힘이 발생하여, 누설수가 집수조로 들어가는 기능이 저하되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1997SFB 벽체 균열 보수공사 과정에 바닥 콘크리트 상부의 차수막이 차수벽까지 이어지지 않고 벽체 끝단에서 끊어졌음을 확인했다. 당시 보수된 차수막은 원래 설계와 다른 구조로 시공되어 있었으며, 설수가 집수조로 모이게 하는 남측 유입경로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었음도 확인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건전성 조사 결과

저장조 벽 통해 냉각수 누설 확인

바닥 쪽 누수량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

 

 

조사단은 월성1호기 SFB 남측 벽체의 에폭시(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벽체의 방수 기능 담당) 방수성능 결함과 수직 벽체의 시공이음부에서 저장조 냉각수가 누설되었음을 확인했다.

 

한수원 자료에 의하면 2021730일부터 99일까지의 누설돼 수집된 양은 2.7L이나, 모든 누설량이 수집되지 않았고 빗물이 혼합되었다. 조사단은 냉각수 누설을 SFB 벽체 4면 중 남측 1면만 파악했고, 바닥은 지금까지도 내부 에폭시 보수공사를 하지 않아 누수량이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주변 토양과 물 오염 조사 결과

흙에서 감마핵종(세슘-137) 0.37 Bq/g 검출

시료 25개 중 14개에서 감마핵종 나와

누설수보다 주변 오염농도가 높게 검출

 

 

조사단이 월성1호기 SFB 주변 토양과 물의 시료(심도 9m에서 채취)를 분석한 결과 토양에서는 감마핵종인 세슘-137(Cs-137)이 최대 0.37 Bq/g이 검출되었다. 세슘-137자체처분 허용농도는 0.1 Bq/g이다. 조사단은 올해 727일부터 825일까지 25개의 시료를 채취했고, 그 가운데 14개 시료에서 감마핵종인 세슘-137이 검출됐다.

 

조사단은 물 시료도 분석했는데, 여기에서는 삼중수소가 최대 756Bq/L(최소 1640), 감마핵종(Cs-137)은 최대 0.14 Bq/g이 검출되었다.

 

조사단은 월성1호기 SFB 저장조 벽체와 차수 구조물이 1997년에 원래 설계와 다르게 시공되었음을 확인했고, 그 이후부터 차수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단은 SFB 벽체 저장조 누설수의 삼중수소 농도(1545Bq/L)보다 주변 물 시료의 농도가 높게 측정되는 등 감마핵종까지 검출되어 추가 유입경로를 조사 중이다.

 

 

부지경계 외부환경으로의 유출 여부

현재는 외부환경 유출 여부 판단 어렵다

 

조사단은 현재는 방사성 물질의 외부환경 유출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우며, 향후 정밀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현재까지 해안 쪽 지하수 관측공(심도 약 20m)에서는 유의미한 삼중수소와 감마핵종 농도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전반적인 지하수 유동은 부지에서 바다 방향으로 흐르나, 구조물의 영향을 받는 지하수는 구조물 방향으로 흐른다고 했다. 이어 월성핵발전소 부지 상류에서 하류 방향으로 흐르는 나산천 삼중수소를 1회 분석한 결과 16.9~19.9Bq/L로 나왔으며, 향후 월 1회 하천수 삼중수소 분석을 더 하겠다고 했다.

 

 

한수원, 조사 중인 차수막과 차수벽 제거

조사단, 한수원 비협조고 조사에 애로

 

 

한수원은 조사단과의 협의 없이 조사대상인 월성1호기 SFB 저장조 차수벽과 차수막을 제거하였다. 조사단은 한수원의 이러한 행위로 인해 SFB 차수 구조물 상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방사성 물질의 환경 유출 조사를 위해 추가 시추공을 통해 지하수 분석이 필요하나 시추공 시공이 늦어져 원활한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한수원이 제공한 자료 중 선명하지 않은 도면이 있어서 구조 파악에 어려움이 있으며, 한수원이 조사단이 요구한 것에 대해 답변자료 제출을 더디게 하여 조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누설 알려지고 1차 발표까지 9개월

보도 3개월 지나서 조사단 구성

조사 5개월 지나서 중간조사 처음 발표

 

 

월성핵발전소 차수막 파손 사실은 2019년과 2020년에 탈핵신문이 이미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한수원은 이를 보수하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경주환경운동연합은 한수원의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2020. 06. 23)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한수원 내부 문건을 분석했고, 그 결과 월성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와 매설배관 주변에서 삼중수소가 누출되었음을 확인했다.

 

탈핵신문 경주 통신원은 이 사실을 탈핵신문 202012월호(84)<월성1호기가 새고 있다>는 제목으로 최초 보도(https://nonukesnews.kr/2019?category=741227)했다. 이어 경주와 울산 탈핵 단체는 한수원 내부 문건을 언론에 공개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경주와 울산의 시민단체가 2020년 12월 15일 월성 1~4호기 방사능오염 실태조사를 위한 민관합동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용석록

 

 

이후 월성핵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을 둘러싸고 원자력 학계의 교수 등은 바나나, 멸치, 커피에도 삼중수소 존재한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며 전국이 시끄러웠다.

 

그러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을 구성해 발족한 것은 330. 방사성 물질 누출이 알려진 지 3개월이 꼬박 지나서였다.

 

조사단은 조사를 시작했으나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다가 910일 처음으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조사 기간을 20233월까지로 계획하고 있다.

 

 

엄재식 원안위원장, '국민께 사과드린다'

저장조 방수시설 스테인레스로 교체 검토

"기준 없다", 방사능 비계획적 누출 인정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9월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하여 월성핵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누출 관련하여 의원들 질문에 답변했다.

 

엄재식 위원장은 월성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방수시설인 ‘에폭시’에 하자가 생겨서 7회에 걸쳐 보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에폭시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조사결과가 나오면 에폭시를 스테인레스로 전환하는 부분까지 포함해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방사성 물질이 ‘의도되지 않은 형태’(비계획적누출)로 누출된 것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국민들께서 느끼시는 그런 불안과 우려에 대해선 제가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라고 하였다.

 

엄재식 위원장은 올해 2월 18일에는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하여 “원전 내 삼중수소의 양에 대한 규제나 관리체계에 대해서는 어떤 기준도 없는 상태”라며, “4만 베크렐/리터(㏃/ℓ)이라는 삼중수소 배출관리 기준은 갖고 있지만, 원전 내 삼중수소량에 대한 규제나 관리체계에는 어떤 기준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중수소가 인체에 해로운지 여부를 묻는 의원의 질의에 “삼중수소를 포함한 모든 방사성 물질은 기본적으로 유해하다”며, “삼중수소 등은 방사선을 내는 방사성 물질”이고, “방사선이 인체에 이롭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울산 시민단체, 조기폐쇄 촉구

노동자와 주민 건강조사 요구

저장조를 스테인레스로 교체할 것도 요구

 

 

월성핵발전소 기준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1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울산의 56개 시민단체 연대단체인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원안위와 한수원을 향해 월성 2,3,4호기 조기폐쇄를 촉구했다.

 

△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월성핵발전소 2,3,4호기 조기폐쇄를 촉구하는 대시민 서명작업을 하는 장면 ⓒ용석록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910일 성명을 내면서 원안위는 방사능 질질 새는 월성 2,3,4호기 가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방사성 물질이 부지 내에서 장기간 누출되었음이 확인됐다며, 원안위와 한수원은 월성핵발전소에서 일한 이력이 있는 모든 노동자의 건강조사와 건강 영향 역학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주민건강조사와 주민건강 영향 역학조사를 요구하고, 원안위가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방사성 물질 누출을 차단하라고 했다.

 

울산공동행동은 한수원을 향해서도 월성 2,3,4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하고, 즉각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를 스테인레스로 전면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대책 없는 정부와 한수원만 바라볼 수 없다며 올해 3월부터 월성 2,3,4호기 조기폐쇄 촉구 서명을 받고 있다.

 

 

전국 탈핵 연대단체,

전국 24개 원전 SFB 전수 조사 필요

 

 

전국 탈핵 연대단체인 탈핵시민행동은 910일 성명을 내고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었는지, 이로 인해 주민 피해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월성 2~4호기를 포함한 전국의 24기 핵발전소의 SFB 전수 조사도 필요하다고 했다.

 

탈핵시민행동은 이번 조사 결과는 그동안 국내 핵발전소가 얼마나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는 한수원과 원안위의 직무유기라고 했다.

 

용석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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