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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칼럼] 국민이 만드는 탈핵 세상

 

△ 성원기 강원대학교 명예교수(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공동대표)

 

 

탈핵은 핵으로부터 독립운동이므로 긴 호흡으로 쉬지 않고 탈핵의 그 날까지 끝까지 가야 하는 운동이다. 또한, 탈핵은 독립운동이므로 혼자 할 수 없다. 연대는 필연이고 필수적이다. 즐겁게 해야 한다. 그래야 오래 할 수 있고 끝날 때까지 견딜 수 있다.

 

삼척은 37년간 세 번의 핵을 막아낸 탈핵의 성지이다. 삼척은 지역의 피어린 탈핵 투쟁과 더불어 전국의 탈핵 단체와 탈핵을 희망하는 분들의 연대의 힘으로 그 긴 세월을 버틸 수 있었고 승리할 수 있었다.

 

영덕의 핵발전소도 329일 백지화되었다. 영덕의 핵발전소가 백지화될 수 있었던 것도 지역 탈핵 단체의 헌신적 투쟁과 전국의 탈핵 진영이 결집한 연대의 결과였다.

 

고리1호기 폐쇄도 지역에서 불을 붙이고 전국이 연대한 결과이다.

 

문재인정부가 20176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우리나라 탈핵을 선언하고 착공하지 않은 신규예정 핵발전소 중에서 삼척, 영덕은 백지화시켰지만, 신울진 3·4호기는 백지화하지 않고 전력수급계획에만 전력원으로 제외했다. 신울진 3·4호기를 완전하게 백지화하지 않는다면 차기 정부의 손에 넘어간다. 신고리 5·6호기는 공사 중이고, 월성1호기는 폐쇄시켰지만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 금지도 유동적이다.

 

여전히 핵발전소는 늘어나는 중이니 탈핵을 위해 애썼던 분들이 실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만큼 핵으로부터 독립이든 외세로부터 독립이든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외세로부터 독립운동을 멈출 수 없듯이 핵으로부터 독립운동인 탈핵운동을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외세의 압제하에 식민지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듯이 지구생태환경에 근원적 훼손을 가져오는 핵을 받아들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탈핵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여전히 독일방식이 우리의 선택지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핵발전으로 인한 핵폐기물 처분 문제를 비롯해 핵발전으로 인한 폐해를 전 국민들이 알면서 탈핵을 결정하고, 탈핵로드맵을 수립하고, 목표연도를 정하여 우리나라 핵발전소 제로 시대를 연다는 것은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독일은 2011년 후쿠시마 핵사고 경고를 받아들여 10년 계획으로 2022년 즉, 내년에 모든 핵발전소가 폐쇄되는 탈핵을 실행한다. 적어도 핵발전소가 폭발하는 핵사고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안전이 확보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몇 년 계획으로 탈핵을 완성할 것인가? 우리도 10년 계획으로 탈핵이 가능할 것인가? 우리 모두의 역량과 지혜와 의지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탈핵진영이 앞장서고 국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탈핵세상을 꿈꾼다. 탈핵 세상을 하루라도 빨리 앞당겨 핵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주자. 그것이 이 시대 우리가 해야 할 숙명적 과제이다.

 

탈핵신문 2021년 4월(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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