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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설] 울진-가평 440기 송전탑 건설 저지에 관심을

 

 

 

농번기다. 흙을 갈아엎고, 씨앗을 뿌리고, 논에 물을 대는 등 농민에게 봄은 밤잠이 아까울 정도로 하루하루가 바쁘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력이 신울진에서 신가평까지 220km 구간 440기의 500kV 초고압직류송전(HVDC) 송전탑을 꽂기 위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현재 건설 중인 신한울 12호기와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삼척화력발전소 등 동해안 지역의 대규모 발전전력 수송을 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울진-삼척-봉화-영월-정선-평창-횡성-홍천-양평-가평군에 걸쳐 백두대간을 훼손하고 산림유전자 보호구역을 관통하는 이 사업에 일부 지역은 강력히 저항하면 투쟁 중이고, 지역주민 일부는 국책사업이라며 대항하지 못하고 있다.

 

한전은 이 사업을 동부구간과 서부구간으로 나누어 추진 중이다. 동부구간은 신울진핵발전소가 있는 울진군에서 평창군까지 140km 구간으로 280기의 송전탑이 예정되어 있다. 서부구간은 횡성군에서 가평군까지 90km 구간으로 160기의 송전탑 건설이 예정되어 있다.

 

경북-강원-경기도를 관통해 수도권으로 송전할 계획인 이 사업은 제2의 밀양송전탑 사태를 부를 것이다. 밀양의 경우 한전이 모든 절차를 거치고 송전탑을 건설할 시기에 전국으로 싸움이 크게 확산되었으나 송전탑 건설을 끝내 막아내지 못했다. 그 과정에 지역주민이 겪은 고통을 다시 재현하게 할 수는 없다.

 

이번 울진-가평 송전탑 건설 예정 구역의 지역주민은 대항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거나, 한전은 벌써 지원금으로 지역주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밀양송전탑 건설 과정에 매우 심각했던 문제 중 하나가 마을공동체 파괴였다. 탈핵진영과 환경단체, 전국의 시민들은 이번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공동대응을 해야 할 시점이다. 너무 늦지 않게, 전국 탈핵진영과 환경단체, 시민단체의 공동대응과 연대를 호소한다.

 

이 사업 이전에 이미 울진핵발전소에서 수도권으로 송전하는 초고압 765kV 송전탑이 강원도 횡성군에 85, 정선군에 83, 삼척시에 69, 평창군에 63, 경기도 양평군에 62기 등이 들어서 있다. 반면 수도권과 광역단위인 서울, 인천, 대전, 대구에는 765kV 송전탑이 한 기도 없다. 불평등한 에너지,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하는 에너지 문제를 한국사회에 다시금 정면으로 제기해야 할 사안에 양심 있는 시민 모두의 관심을 바란다.

 

탈핵신문 2021년 4월(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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