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칼럼

[사설] 월성 삼중수소 누출과 정치권의 자세


최근 월성핵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 관련해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탈핵신문은 201911월 월성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차수막 파손과 삼중수소가 고농도로 검출되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당시 한국수력원자력은 20201월까지 차수막 보수공사를 완료하겠다고 했다.

202012월 초, 탈핵신문 경주 통신원과 탈핵신문은 한수원이 차수막 보수공사에 착수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탈핵신문은 12월호에 <월성1호기가 새고 있다>는 제목으로 월성 1~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균열 가능성도 제기했다. 경주와 울산의 탈핵단체는 1215일 보도자료를 내고 방사능 오염 민관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세상은 조용했다.

그리고 20여 일이 지난 1월 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중앙언론이 이 사실을 보도했고 사회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탈핵신문 온라인 페이지 접속자 수도 폭증했다. 탈핵신문 유입 키워드는 삼중수소’, ‘월성1호기’, ‘삼중수소 인체 영향순으로 높았다. 원자력 학계의 한 인사는 월성핵발전소 주변 지역주민의 삼중수소로 인한 1년간 피폭량은 바나나 3~6개 내지 멸치 1그램(g) 내외라며 지금 논의되는 수준에서는 주민 피폭과 과 암이 관련 없다는 글을 SNS에 게시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이 같은 주장을 그대로 받아 적고 기사를 송출했다.

갑상선암 공동소송이 진행 중이고, 선행재판에서 재판부는 저선량 피폭과 주민과의 암 발병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사업자 손을 들어줬다. 월성핵발전소 인접지역 주민 몸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었어도 주민들의 이주 요구는 6년 넘게 방치돼 있다.

월성1호기를 두고 격돌하던 여당과 보수 야당이 이번에는 삼중수소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사회 혹은 정치권이 탈원전이 맞느냐 틀리냐를 두고 싸우는 사이에도 핵발전소는 기체와 액체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고, 지역주민은 그 영향을 받는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삼중수소 누출과 관련해 월성 2·3·4호기 가동을 중단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인지, 주민 피폭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아울러 탈핵신문이 꾸준히 보도하는 기사와 담론이 한국사회의 보편적 인식이 되길 기대한다.


탈핵신문 2021년 1월(85호)



탈핵신문은 독자의 구독료와 후원금으로 운영합니다.

탈핵신문 구독과 후원 신청 https://nonukesnews.kr/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