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명서, 보도자료

거짓 공론화, 가짜 탈원전,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

거짓 공론화, 가짜 탈원전,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


“힘 있는 자든 힘 없는 자든, 모두가 자기 잇속만을 채우며, 사기를 쳐서 재산을 모았다. 예언자와 제사장까지도 모두 한결같이 백성을 속였다. 백성이 상처를 입어 앓고 있을 때에, '괜찮다! 괜찮다!' 하고 말하지만, 괜찮기는 어디가 괜찮으냐?”

(예레미야 6:13-15)


2020년 8월 20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정세균 총리는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이하 맥스터)’ 증설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의 입으로 말했던 ‘탈원전’은 가짜였으며, 이번 공론화 역시 월성핵발전소의 지속적 가동을 위해 실시된 거짓 공론화였음이 드러났다. 우리는 그간 ‘공론화’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을 속이고 기만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와 거짓 공론화의 결과를 수용하여 맥스터 추가건설을 추진키로 결정한 문재인 정권을 규탄한다.


거짓으로 만들어낸 공론화 결과는 무효다!


그간 수많은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그리고 시민사회와 종교계, 전문가까지 나서 이번 공론화의 문제를 지적했다. 월성 원전 인접지역인 울산 북구는 주민투표를 통해 유권자 17만 5138명 가운데 5만 479명이 투표에 참여하였으며, 투표자의 94.8%인 4만 7829명이 맥스터 추가 건설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심지어 경주지역에선 지역실행기구와 시민참여단 구성이 심각하게 편향되어있으며, 이에 ‘공론조작’을 의심케하는 정황마저도 발견되었다. 재검토위원회 파행과 여러 문제로 인해 위원장은 사퇴했으며 위원장은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공론화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사실들 때문에 울산과 경주의 시민들이 상경하여 청와대 앞 농성 투쟁을 한지 오늘로 23일째가 되었다. 하지만 정부는 울산의 주민투표 결과는 무시했으며, 공론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산업부 장관은 국회에서 거짓말을 일삼으며 거짓 공론화를 옹호할 뿐이었다. 절차와 과정에서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공론화 결과를 수용할 수는 없다. 


가짜 탈원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탈원전’을 이야기 한 바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 중 핵발전소는 감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났다. 설계수명 60년의 신고리 3, 4호기를 상업가동하고,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을 지속하여 탈핵의 시계를 무려 60년 이상 늦춘 것이다. 심지어 이번 공론화를 통해 사용후 핵연료, 즉 핵연료폐기물에 대한 처리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처분장에 대한 논의는 커녕 엄청난 핵쓰레기를 지속적으로 내뿜는 중수로형 월성핵발전소의 가동 기간만 늘려놓은 꼴이 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 시 추가 핵시설을 건설하지 않기로 한 약속마저도 파기하고 말았다. 지난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시작한 공론화마저 핵발전소의 지속적인 가동을 위해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무늬만 ‘탈원전’인 정부로 인해 핵발전소 지역의 주민들은 핵발전소 가동이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핵폐기물을 곁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모든 책임은 자신들의 약속을 파기하고, 거짓을 일삼은 정부가 져야 한다. 아울러 이 모든 불의와 민의의 왜곡에 대해 손 놓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176석의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도 이 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민의를 바르게 전하고, 정부를 견제해야 할 역할을 맡은 곳이 국회다. 더불어민주당에 176석을 준 민의를 배신하고 정부 정책에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이는 정당으로서 국회에 존재할 이유를 상실한 것이다. 


우리는 탈핵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가 성공적으로 핵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기를 요청하고, 응원해왔다. 그간 고통받았던 지역의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온 국민이 핵의 위험과 공포에서 벗어나 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국민을 기만했다. 그리고 거대 여당은 정부의 죄악에 침묵으로 동조했다. 더욱이 용서할 수 없는 사실은 이러한 거짓된 결과에 국민의 이름을 빌어 ‘공론화’라는 명목으로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사실이다. 국민들 가운데 이번 공론화의 주제와 내용을 제대로 아는 이들이 거의 없다. 이는 그간 공론화가 밀실에서 몇몇 사람들에 의해 졸속으로 운영되어왔기 때문이다. 핵발전소 소재 지역 주민의 애끓는 호소에도 꿈쩍하지 않은 정부로 인해 온 국민은 동조자가 되었다. 국민은 정부의 기만으로 인해 핵폐기물에 대해 고민하고 책임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으며, 지역주민과 미래 세대에게 10만 년의 독성 핵연료폐기물이라는 짐을 떠넘긴 무책임한 사람들이 되게 만든 것이다. 우리는 거짓을 쌓아 올린 죄악의 결과가 얼마나 심각한 재앙을 초래하는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역사를 통해서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지금이라도 거짓을 회개하고 돌이키길 바란다.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문재인 정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2020년 8월 20일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