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핵발전소 1호기에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차수막이 파손돼 차수막 아래 설치된 집수조에서 삼중수소가 다량 검출됐다. 차수막 파손은 2012년이고, 이를 발견한 것은 2018년이다. 그동안 방사성 물질이 지하수를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한국수력원자력은 6년 만에 차수막 파손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바로 복구공사에 들어가지 않고, 이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직후인 올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복구공사에 들어갈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7년 동안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차수막은 파손돼 있었고, 이로 인한 지하수 오염 등에 관해서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국내 모든 핵발전소 부지에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가 있다. 언론이나 국민들은 그동안 원자로 안전성에 대해서는 관심이 높아졌으나, 핵연료 건물과 저장수조 안전성에 대해서는 딱히 접할만한 정보가 없다.
논란이 되고 있는 중저준위 핵폐기물 핵종분석 오류 문제는 시료채취 분석 결과 핵종농도가 처분농도 이하로 나오면 내년부터 방폐물 반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연구원 방폐물 외에 각 핵발전소에 보관 중인 중저준위 방폐물 핵종분석은 제대로 되어 있는지 알기 어렵다.
월성핵발전소 3호기는 증기발기 ‘습분분리기’ 결함이 발견됐다. 증기발생기 습분분리기는 터빈에 증기를 공급할 때 증기의 수분 농도를 0.25% 이하로 유지하는 원자로 핵심 설비 중 하나다.
영광 한빛핵발전소 1호기는 원자로 출력 급상승 사고를 일으켜 가동이 정지됐다가, 지역민들의 우려에도 재가동에 들어갔고, 재가동 하루 만에 제어봉 낙하 사고가 일어났다. 부실공사 대명사로 알려진 한빛 3·4호기는 격납건물에서 대형 구멍이 대량 발견돼도 한수원은 구조물안전성검사를 통해 재가동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계속 발견되는 핵발전소 사건·사고·부실공사·결함에도 한국의 핵발전소는 돌아가고 있다.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욕구가 적은 것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소형원자로 개발과 핵발전소 수출 등에 가담하는 현 정부가 ‘탈원전’인지도 불분명하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 국면에 전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조용한 것이 아쉽다. 아직 더 많이 탈핵을 말해야 한다. 고준위핵폐기물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탈핵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때이다.
탈핵신문 2019년 11월(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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