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신문 독자모임(대전)
대전에 탈핵신문을 읽는 독자 모임이 있다. 각자 구독하고 있는 신문을 2주마다 모여 함께 읽는다. 탈핵신문 재창간호 준비호부터 읽기 시작했으니 아직 새내기 독자들이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다섯 달 동안 꾸준히 만났으니 적잖은 열정이다.
함께 신문 읽는 방식은 매달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기사를 소리 내어 윤독한다. 잘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서 과거의 맥락을 파악하고 사태가 어떻게 될지 토론한다.
“탈핵신문을 읽으면서 가장 좋다고 느끼는 부분은, 원자력 발전 관련 최신 소식뿐만 아니라 주요한 개념, 기타 관련 지식을 종합세트처럼 정리해놨기 때문에, 탈핵신문만 읽어도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에요. 저처럼 탈핵공부나 운동을 시작한지 오래 되지 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미 지식이 있는 분들에게도 가치 있는 정보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모임장을 맡고 있는 문보람 씨는 그동안 탈핵신문을 읽으며 느꼈던 생각을 이야기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핵문제에 대한 책을 읽고 공부했다는 그는 충실한 뉴스 전달자로서의 장점을 꼽았다.
“핵발전소의 위험성 해소와 핵폐기물 처리 문제는 굉장히 심각하고 시급한 사안입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광범위하고 심층적으로 다뤄져야 함에도 탈핵신문과 같은 민간의 노력에 비해 국가적인 접근이 미흡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주부 김은미 씨는 핵발전으로 몸살을 앓는 대한민국의 슬픈 풍경과 정부차원에서 나서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직장인 오수환 씨 역시 “우리나라의 핵문제가 원래 생각하던 것 보다 더 큰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탈핵신문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며 탈핵신문을 통해 핵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전국의 탈핵운동 소식을 알 수 있게 되어 한편으론 힘이 되었다고 한다.
대전 독자들은 어떤 기사들을 유심히 볼까? 이들은 그달그달 기획되는 특집기사에 대하여 좋은 평가를 내렸다. 점점 핵시설이 밀집하고 있는 경주 이야기, 사람 키만한 공극이 뚫려있는데다가 하마터면 체르노빌 사고처럼 될 뻔했던 영광의 한빛핵발전소 특집 등이 그것이다.
대전에 살고 있으니 무엇보다도 대전과 관련된 소식은 눈이 먼저 가고 빼놓지 않고 읽는다. 1950년대 이승만 정권 때부터 시작된 원자력연구원의 역사를 다룬 기사(2019년 5월호)가 흥미로웠다고 입을 모았고, 대전의 핵재처리저지30km연대 활동가가 포함된 탈핵활동가들이 후쿠시마 사고 7주기 맞아 진행했던 핵폐기물 모형 퍼포먼스 때문에 법원에서 실형을 받은 기사를 읽고는 사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탈핵신문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홍보를 더 많이 했으면 하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탈핵신문을 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홍보가 많이 되어야겠지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 인터넷 매체를 더 많이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순식간에 앗아갈 수 있는 핵발전의 위험을 전 국민이 알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전 독자들은 “적은 인원이 많은 기사를 생산하고 계신 듯해서 업무가 힘들진 않으실까?”하며 편집부 걱정을 해주었다.
박현주 통신원(탈핵신문 대전 독자모임)
탈핵신문 2019년 9월(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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