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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3호> 밀양 송전탐 공사를 멈춰라

밀양 송전탑 공사를 멈춰라

한전 공사강행 연일 계속되는, 필사적인 주민 저항

윤종호 (편집위원)

70대의 어르신이 온몸을 불사르며 죽음으로 항거했지만, 결국 공사는 강행되고 말았다. 60~70대 할매, 할배들이 일상의 생업과 생활을 팽개치고, 7년을 끌어온 이 싸움이 또다시 시작됐다.

밀양 765송전탑 어떡해야 막아낼 수 있을까. 지난 7~8월 할매, 할배들은 버스를 대절해 국회를 찾았다. 밀양 송전탑 피해자 증언대회라는 자리를 통해 문재인 후보, 김두관 후보를 비롯해 숱한 국회의원 앞에서 호소도 해보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도 해봤다. 하지만, 결국 국회 지경위에서 새누리당이 반대하니 국회진상조사위원회는 꾸려지지 못했다.

공사를 재개한 한전은 지난 7~8월 헬기로 이산 저산 옮겨다니며 자재를 실어날랐고, 할매, 할배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쳐다보고만 있을 수 없어헬기장을 비롯해, 밀양시청 앞, 한전 밀양지사 앞, 또 공사현장사무소 앞 등 6곳에 농성장을 차리며 항의행동을 시작했다. 또 밀양 송전탑을 공사를 멈추게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공사 중단 요청 릴레이 단식농성을 81일부터 시작해, 이제 1달도 훌쩍 넘겼다. 한여름 무더위 속의 농성과 항의행동 중 쓰러지는 할매들도 나왔고, 밀양시의원, 마을대책위원장은 공사장 인부들에게 결박과 폭행도 당했다.

 

지난 8월 25일 단장면 4공구 현장사무소에서 이륙중이던 헬기를 가로막기 위해 진입을 시도한 문정선 밀양시의원을 10여명의 인부들이 집단으로 내리누르며 온몸을 결박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단장면 4공구 현장사무소에서 이륙중이던 헬기를 가로막기 위해 진입을 시도한 문정선 밀양시의원을 10여명의 인부들이 집단으로 내리누르며 온몸을 결박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진: 지난 8월 25일 단장면 4공구 현장사무소에서 이륙중이던 헬기를 가로막기 위해 진입을 시도한 문정선 밀양시의원을 10여명의 인부들이 집단으로 내리누르며 온몸을 결박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밀양의 최근 상황(91일 기준), 이계삼 사무국장(밀양분신대책위)이 알려왔다.

최근 밀양 상황은?

청도면을 제외한 4개면은 합의하지 않고 계속 투쟁 중이다.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밀려 현재 밀양시 4개면 51기 중 1기도 못 세운 상태다. 최근 밀양 4개면 중 단장면에 공사가 집중되다가, 단장면 동화전 마을이 헌신적으로 막아내자 다시 공사를 옮겨갔다.

한전의 공사강행으로 주민 사고가 우려된다. 실제 지난 8월 하순 엄복이 할머니(73), 양윤기 씨(64)95번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쓰러져 헬기로 후송했다. 송영숙 씨(57)도 헬기장 농성중 쓰러져 응급 후송되는 등 주민들이 목숨을 걸고 공사를 막아내고 있다.

81일부터 공사 중단요청 릴레이 단식농성이 시작돼 한 달째, 한전 밀양지사 앞 점거 철야농성 30일째, 단장면 밀양댐 헬기장 점거농성 24일째, 단장면 미촌리 4공구 현장사무소 앞 점거농성 7일째, 부북면은 농성장 2곳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25일은 단장면 미촌리 4공구 현장사무소에서 이륙중이던 헬기를 막기 위해 진입을 시도하던 문정선 밀양시의원(민주당)을 십여명의 인부들이 집단으로 내리누르며 온 몸을 결박하는 등 말할 수 없는 폭력을 행사했다.

왜 이런 상황이 초래되었나

전원개발촉진법에 의한 전원(電源) 사업으로 지정되면, 사업자는 산림법, 토지법 등 10여개의 허가사항을 면제받고, 토지소유자의 동의가 없어도 강제수용을 할 수 있다.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악법 중의 악법이다.

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거해, 신고리 핵발전소 증설과 송전선로 건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2022년까지 현재의 전력소비량이 매년 2% 이상씩 증가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과도한 예측이다. 또 도시 사람들이 쓰는 전기를 위해 시골 사람들의 인권, 재산권 등이 피해를 입고, 생존의 터전에서 쫓겨나야 하는 지역차별, 지역민 차별이다.

해결방안, 요구사항은

지난 116일 이치우 열사의 분신 이후, 또 다시 공사가 재개됐고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막겠다는 의지여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어른신이 분신자결을 해도 달라지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좌절감과 상실감이 지역주민들에게 쌓여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또다시 사고가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

신고리 핵발전소 5~6호기 증설 계획을 포기하면, 밀양 송전탑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민주당 대선주자 대부분과 안철수 씨까지 두루 공감대를 얻고 있는 탈핵의 문제와 연관되는 것으로, 국가 에너지사업의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일단, 한전은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 보상은 필요 없다. 신고리핵발전소 3호기(20139월 준공), 4호기(2014년말 준공) 생산 전력은 비상조치(선종 교체, 증용량)하여 기존 선로로 보내라. 5호기(2018년 준공 계획) 6호기(2019년 준공 계획) 증설 계획은 철회해야 한다

 

 

발행일 : 2012.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