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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준비3호] 탈핵희망버스…송전탑 싸움의 분수령



탈핵희망버스…송전탑 싸움의 분수령



 한전의 일방적인 송전탑 건설에 항거해, 평생 농부로 살아온 밀양의 칠순 어르신이 분신했다. 분노한 지역주민들과 단체 등은 어르신의 장례식도 연기한 채, ‘765kv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원회(이하 밀양분신대책위)’를 출범시키며 책임자 처벌, 송전탑 백지화, 핵발전소 없는 세상등을 촉구하며 매주 시민촛불문화제 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2일은 고() 이치우 어르신의 49재였다. 최근 진행상황을 이계삼 사무국장(밀양분신대책위)에게 들어보았다(34일 현재).

 

  최근 상황은?

현재 국회 진상조사위원에서 조사관들이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총선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직접 내려오지는 않지만, 조사관들이 유족과 한전, 주민들의 이야기를 두루 듣고 대안까지 요구해서 자료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밀양시는 현재 아무런 의견 표명이 없고, 송전철탑 건설 관련한 추가 허가를 내주지 말라는 의사를 전달해 놓았습니다. 현재 유족들이 37일로 장례 일정을 한전 측과 합의하여 장례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그간 어떻게 대응해왔나?

밀양분신대책위는 분신 2주 뒤인, 2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식 출범했습니다. 16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했고, 세 분의 국회의원[강기갑·권영길(통합진보당), 조경태(민주통합당)]이 적극 도와주셨고 문규현 신부님께서 상임고문을 맡아주셨습니다.

이후 매주 수요일에는 촛불집회, 금요일에는 미사를 거행하고 있고, 촛불집회에는 꾸준히 100명 내외의 인원이, 미사에는 매번 100~150명 내외의 인원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문규현 신부님의 강론이 있었던 210일 미사에는 무려 400여명의 인원이 영하의 날씨에도 함께 했습니다.

전국의 시민들이 밀양분신대책위를 후원해 주셔서 현재 1,5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밀양시청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 주간에는 각 마을별로, 야간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요일별로 돌아가면서 분향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분향소에서 상주하시는 주민도 계십니다.

 

  향후 계획은?

37일 장례 이후, 317일 제1차 탈핵 희망버스 죽음의 송전탑 자리에 생명의 나무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 단위에서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여 신고리핵발전소 5~6호기 추가 건설을 막아내자는 취지입니다.

317일 저녁에는 밀양시 삼문동 강변야외공연장에서 고()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를 거행하고, 마을회관에서 숙박한 뒤 18일 오전에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한전 측이 송전탑을 만들기 위해 벌목을 자행한 자리에 나무 심기행사를 합니다. 송전탑이 다시는 들어오지 마라는 일종의 퍼포먼스입니다.

결국 송전탑 건설은 신고리핵발전소와 긴밀히 연동되어 있기에, 탈핵을 통해 정면돌파하자는 의지이며, 탈핵의 이슈가 송전탑 문제와 연관된다는 논리를 광범위하게 확산시키기 위한 행사입니다.

 

  하고싶은 말?

이 행사가 저희 송전탑 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이미 한전측은 여러 경로로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하고 있으며, 이미 7년간 싸워온 밀양 지역 주민들은 만약 공사가 재개된다면 나도 이치우 어르신의 뒤를 따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합니다. 저는 이 송전탑 공사가 제발 다시 재개되지 않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싸움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송전탑 공사는 전원개발촉진법이라는 희대의 악법에서부터 핵발전소의 일방적 건설 문제까지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다 녹아들어가 있는 사안입니다.

부디, 밀양 어르신들만의 싸움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우리가 힘을 모아서 어르신들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그리고 핵발전소 추가 건설에 제동을 거는 위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전국의 시민 여러분! 밀양을 도와주십시오.

인터뷰·정리=윤종호 준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