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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8호>청도 송전탑 반대 투쟁…더러운 ‘돈’의 논리로부터 우리 땅을 지키는 의로운 싸움

청도 송전탑 반대 투쟁더러운 의 논리로부터 우리 땅을 지키는 의로운 싸움

정수근 통신원(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삼평리의 친구들’, 공대위를 결성하다!

청도 각북면 삼평1. 비슬산 준봉들로 둘러싸이고 인근 도심인 대구가 바로 지척에 위치한, 아늑한 평원인 이곳은 전원생활을 위해 많은 도시민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삼고 있기도 한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그러나 지난여름, 이 마을의 평화가 완전히 깨져버렸다. 바로 345,000볼트 초고압 송전탑 공사가 이 마을을 덮친 것이다. 부산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생산될 전기를 대구 등의 대도시로 실어나르기 위해 초고압 송전탑 공사가 주민동의 없이 강행되어 삼평1리 마을의 평화가 완전히 깨져버린 것이다.

송전탑 공사를 강행한 한전 측이 동원한 용역들의 폭력으로, 연로한 주민들이 마구 쓰러지며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던 것이 작년 여름의 일이고, 한전 측의 끊임없는 회유와 이간질로 마을주민들이 둘로 나뉘어 마을공동체가 붕괴직전에 놓여 있는 것이 바로 작금의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마을 주민들은 이중의 고통을 호소하면서 극심한 육체적 피로와 심리적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증언에 따르면, 지금 마을공동체는 심각한 붕괴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런데 이렇게 극심한 마을공동체 붕괴의 핵심적 역할을 한 사람은 바로 현 마을이장이다. 마을이장은 마을주민들을 송전탑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찬성하는 사람 두 부류로 양분하고, 마치 대다수의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을 찬성하는 것처럼 여론몰이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장은 송전탑을 반대하는 임원들을 마을임원회의에서 배제시키는가 하면, 부당한 개입을 통해 임기가 남은 부녀회장을 갈아치우는 등 마을자치회를 거의 붕괴 수준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장의 이와 같은 전횡은 마을의 분열을 최대한 막고자 하는 주민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행위이며, 주민화합에 앞장서야 할 이장이 도리어 불법적으로 직권을 남용해 마을공동체 파괴에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보다 못한 삼평리의 친구들’(대구경북지역의 탈핵세상을 희망하는 이들로, 이들은 지난 3월 삼평리 할머니들의 투쟁을 위로하고, 그들의 투쟁에 함께하겠다는 다짐을 안고 삼평리 평화콘서트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삼평리 할머니들의 투쟁에 연대하게 됐다)은 곧바로 주민들과 함께 공동대책위를 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 남은 송전철탑 23호기(삼평리를 지나는 총 7기의 송전철탑 공사 중 6기는 이미 완공됐고, 마을과 가장 가까운 23호기만은 절대 못 세운다며 주민들은 한전에 맞서 싸우고 있다) 공사가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마을이장의 전횡으로 인해 심각한 심리적 고통까지 겪고 있는 송전탑 반대 할머니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는 까닭이었다. 바로 이런 문제로 이웃 밀양의 이치우 어르신은 분신자결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지난 37삼평리의 친구들과 삼평리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각북면사무소 앞에서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를 결성하고 곧바로 마을이장의 직권남용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각북면장을 찾아가 강력히 항의했다. 또한 지난 314일에는 마을발전기금이라는 떡고물로 송전탑 재앙을 떠안기는 한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으로 마을공동체 파괴를 조장하고 대책위 면담도 거부하는 한전을 규탄했다.

 

 

 

으로 벌이는 비열한 마을파괴 공작

한전이 지급한 마을발전기금이란 떡고물 때문에, 청도군 두 개의 면과 마을들이 지금 풍비박산의 기로에 있다. 한전은 청도군 풍각면과 각북면에 걸친 총 41기의 송전탑 공사를 위해 송전탑 부지와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토지에 대한 보상금과는 별도로, 해당 15개 마을에 평균 2억원의 지원금을 약속했다. 여기에다 한전은 또 풍각면과 각북면 두 면단위의 지원금으로 15억원을 마을발전기금으로 내놓기로 약속했고, 이 두 면은 이 돈으로 풍북장학회를 구성했다. 그런데 장학회 이사장 차모 씨가 이 돈 중에서 5억원을 유용해 최근 불구속 기소되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일로 지금 지역공동체는 큰 분란에 휩싸였다.

처럼 한전의 마을발전기금이란 떡고물은 마을을 발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마을의 분란을 조장하는 마을파괴기금으로 작용하고 있다. 알량한 지원금에 눈이 멀어 송전탑을 마을에 들이려는 마을이장 등 지역 토호세력들을 한전은 교묘히 이용하면서 마을의 분란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보상금 따위에 상관없이 진실로 마을의 앞날을 걱정하며 고향땅을 지키려 싸우고 있는 삼평리 송전탑 반대 할머니들의 투쟁은 분명 정당한 것임이 이번 일로 확인됐다. 송전탑을 막는 것은 주민의 재산권과 마을공동체 그리고 우리산하를 지키는 일일 뿐만 아니라, 오직 돈밖에 모르는 지역 토호들과 돈이면 다 된다는 한전의 더러운 돈의 논리로부터 우리 땅을 지키는 의로운 싸움인 것이다.

한전은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마을파괴 공작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더 이상 시대착오적인 방법으로 연로한 주민들을 기만하지 말 것을 대책위의 이름으로 강력히 촉구한다.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는 송전탑이 물러가고 다시 삼평리에 평화가 도래할 그날까지 청도 삼평리 할머니들과 함께할 것이다

발행일 : 2013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