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으로부터 6년, 버림받는 후쿠시마 이번
3월 12일 1호기가 왜 터졌는지는 아직도 분명하지 않다. 수소가 얼마나, 어떤 경로로 새서 어디서 터졌는지. 일본 니가타현만이 공개적인 기술위원회에서 검토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월 9일 위원회에서도 도쿄전력의 주장에는 모순이 있고, 위원들의 질문에 답할 수 없었으며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한다.
2호기도 노심이 용융됐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은 겉모습을 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사고발생부터 6년 가량 지난 2월 9일 로봇카메라를 격납용기 안으로 들여보내 시간당 무려 600시버트(Sv)나 되는 높은 선량을 계측했다. 16일엔 비장의 카드로 조사로봇 ‘사소리’를 투입했으나, 압력용기에 도달하기 전에 쌓여있는 퇴적물에 막혀 불과 2m를 간 뒤 서고 말았다. 격납용기 속 장소에 따라 시간당 20~650시버트를 가리키는 선량 차이는, 제대로 계측됐다는 전제 하에서지만, 갖가지 성분의 쓰레기가 널리 불규칙적으로 흩어졌음을 시사한다. 폐로계획은 크게 지연될 것이다.
연구자들 사이에선 사고에 기인한 세슘을 함유한 동그란 미립자(세슘볼)의 성분에 대한 연구가 진척됐다. 이 미립자는 후쿠시마제1핵발전소에서 170km 떨어진 쓰쿠바시에서 채취된 에어로졸(대기 중에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상태의 작은 입자로 크기는 0.001∼100마이크로미터(㎛) 정도, 편집자 주) 속에서 발견됐다. 핵발전소 부근의 토양과 수로에서도 발견됐다. 이 ㎛ 단위의 유리상태 미립자 속엔 철, 아연, 크롬, 루비듐, 몰리브덴, 우라늄 등등이 함유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공이 생기는 과정이 해명되면 사고원인과 사고 진행과정의 이해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또한 이 세슘볼엔 1g당 약 1011베크렐(Bq)이라는 매우 높은 방사능을 내뿜고 있어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사고발생으로부터 6년, 방사선량은 얼마나 줄었는가? 세슘134의 반감기(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편집자 주)는 약 2년이니 23분의 1(6년이면 2년 단위의 반감기가 3번 지났으니, 1/8, 편집자 주), 즉 사고발생 시의 약 13%가 됐다. 그러나 세슘137의 반감기는 약 30년이니 87%가 남아 있다. 일본 환경성에 의하면 제염은 동북지방 및 관동지방 7개 현 57개 기초지자체에서 3월 말까지 거의 끝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87%는 어디로 갔는가? 방사능이 시간과 상관없이 제염에 의해 사라진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후쿠시마현 도미오카마치는 핵사고로 전역이 피난구역이 됐다. 이번 4월 1일에 귀환곤란구역을 제외한 지역의 피난지시를 해제하는 일본 정부안에 대해 “돌아가고 싶다”고 답한 가구는 16%에 지나지 않는다. 작년 7월까지 해제된 5개 기초지자체의 귀환율은 나라하마치 11%, 미나미소마시 14%, 가쓰라오무라 9%, 가와우치무라 21%였고 다무라시만이 72%였다. 다무라시는 대상 지역이 극히 일부였기 때문이다.
피난구역 외에서 ‘자주(自主)피난’ 간 사람들은 일본
전국에 흩어져 있다. 이 사람들 중 2012년 12월 이전에 후쿠시마현 밖으로 피난간 1만500세대에 후쿠시마현이 실시하던 주택무상제공을 이번 3월 끝낼 방침이다. 이치에 맞는 근거 같은 것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1년에 20밀리시버트(mSv, 일반인들의 연간 피폭 허용기준치는 1mSv,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 시 20배 높은 20mSv라는 기준치를 설정해 후쿠시마현에만 적용했다, 편집자 주)라는 기준은 어쩔 수 없는 긴급시의 기준에 불과하다(야마구치 유키오,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
2017년 3월 10일 NPO법인 원자력자료정보실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CNIC) 통신(소식지) 513호(2017년 3월 1일)에 게재된 ‘성명’을, CNIC의 허락을 구해 옮겨왔다. 번역,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
탈핵신문 2017년 4월호 (제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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