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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도시바에 이어 미쓰비시도 국책에 몸을 바치나?

 

미쓰비시중공, 프랑스 아레바 새 회사 뉴코에 출자 결정

 

지난 23, 일본 3대 핵발전소 제조회사 중 하나인 미쓰비시중공이 세계 최대의 핵산업체인 프랑스 아레바가 설립하는 새 회사 뉴코NewCo’25000만 유로(3000억 원)를 출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원연주식회사(이하 일본원연)도 같은 금액을 출자할 모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보도했다. 일본은 아레바의 기술로 롯카쇼재처리공장을 건설한 경과가 있고, 뉴코는 그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사업 등을 계승한다.

 

아레바도 역시 3·11 후쿠시마사고 이후 곤경에 처해 있으며,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누적적자가 무려 12700억 원에 이른다. 순수 민간기업이면 이미 도산했을 수준이지만, 전기의 75%를 핵발전에 의지하는 프랑스에서 국가가 90가까이 출자했기에 도산하게 내버려둘 수 없는 기업이다.

 

미쓰비시중공은 뉴코 외에 지주회사인 아레바SA에 약 4900억 원(역시 일본원연과 공동출자), 적자의 주범격인 핵발전소플랜트사업체인 아레바NP에도 출자한다는 보도도 있다. 미쓰비시중공은 오랫동안 웨스팅하우스(WH)와 제휴하여 가압수형 핵반응로(PWR)를 만들어왔다. 그런데 2006년에 WH가 도시바에 매수되자 미쓰비시중공은 같은 해에 아레바와 업무제휴 계약을 맺어 신흥국을 주요 대상으로 중형핵반응로 아토에어1’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그런데 이 두 회사는 수주한 베트남과 터키의 핵발전소 건설계획에서 아토에어1’을 채용하려 했으나, 베트남은 작년 11월 계획을 백지화했고 터키에서의 사업가능성조사(FS) 또한 지연되고 있다(20161218JCASTニュース, 20161227新潮社フォーサイト).

 

미쓰비시중공에도 그다지 여유는 없다. 미국 샌오노프레핵발전소에 납입한 불량 증기발생기과 관련하여 폐로비용 등으로 무려 666700만 달러(67000억 원)이나 되는 손해배상을 청구 받았으며, 소송결과에 따라 도시바와 비슷한 수준의 손해를 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대형객선사업에서 거액의 손실(20163월말까지 총 약 23000억 원, 20161018일 로이터)을 보았고, 자회사가 개발 중인 제트여객기는 납입이 다섯 번에 걸쳐 총 7년이나 연기돼 수주가 대량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2017214, Business Journal).

 

그런 가운데 왜 망할 지경에 있는 아레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미야나가 슝이치 사장, 2017111, PRESIDENT Online)할 필요가 있을까. 설마, “20, 30년 후에 원자력르네상스가 또 온다”(미쓰비시 관계자의 말, 2016128, 日本経済新聞)는 말을 정말로 믿고 있지는 않는 것 같고, 거액손실을 낼 가능성을 껴안은 채 20년이나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미쓰비시중공에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지적이 있다. 미쓰비시중공은 핵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임과 동시에 일본정부에 무기를 납입하는 군수기업이기도 하여, 국가정책에 크게 좌우되는 기업체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20161227新潮社フォーサイト). 앞서 말한 여객기 개발도 정부의 제안을 받은 것이었다.

 

또한 일본은 미국과 맺은 현행 원자력협정이 내년에 기한을 맞이한다. 일본이 이 협정을 통해 플루토늄 보유를 미국에서 인정받은 것은 핵연료사이클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속증식로 몬주폐로로 핵연료사이클이 파탄났다며 핵연료사이클을 포기한다고 선언하는 순간, 일본은 보유하는 플루토늄을 당장 처분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2018년 새 협정에서도 핵연료사이클 실시를 미국으로부터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이번 출자는 일본이 핵연료사이클을 앞으로도 유지하겠다는 의사표시이자 실적 만들기라는 것이다(JCASTニュース 20161218).

 

이 밖에도 폐로하기로 결정된 몬주 대신 개발한다는 고속로가 아레바와의 공동개발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고, 아레바가 중국핵공업집단(CNNC)’에 도움을 요청해, 핵관련 최첨단기술이 중국에 유출될 것을 우려한 일본정부가 미쓰비시중공에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新潮社フォーサイト 20161227).

 

 

 

탈핵신문 2017년 4월호 (제51호)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