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자력 사회로―후쿠시마 이후, 대안은 있다』
하세가와 고이치 지음, 김성란 옮김, 일조각, 2016. 11
새 책으로 소개하기엔, 출간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모르는 척 슬그머니 지나치기에는, 너무 괜찮은 책이라 그럴 수도 없다. 먼저, 이런저런 이유로 소개가 늦어진 점, 이해를 구하고 싶다.
이 책 한권으로 핵발전을 넓고, 깊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역사적 맥락과 구체적인 사례까지 접할 수 있는 책이다. 관련 연구를 30년 가까이 해 온 필자 덕에, 우리와 닮은 꼴인 일본 핵발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손쉽게 조망할 수 있다. 또 독일은 어떻게 2022년 탈핵을 선택할 수 있었는 지, 그 역사적 맥락 등을 상세히 소개한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은 사회학의 시점에서 핵발전을 포괄적으로 논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개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의미와 그 구조적 배경을 분석·정리했다. 대지진과 후쿠시마 이후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대지진과 후쿠시마 사고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어떻게 하면 핵발전을 없앨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대체 전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라는 실천적 연구결과를 담아냈다. 에너지 문제를 ‘전력수요 대비 에너지 공급의 문제’가 아닌, 에너지 선택은 어떤 미래, 어떤 사회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의미에서 ‘사회적 선택이며 사회설계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필자인 하세가와 고이치(長谷川公一)는 도호쿠대학 대학원 교수로, 환경사회학, 사회운동론 등을 주요 연구과제로 삼으며, 일본 환경사회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이 분야 저명한 학자다. 이 책은 평화교육가 김성란 씨의 번역에, 한국 환경사회학회장을 역임한 이시재 교수(가톨릭대)가 감수를 맡았다.
후쿠시마 사고 직후 일본에서 발간(2011. 9)된 『탈원자력 사회로―전력을 녹색화하다』에, 2012년 12월 아베 정권 탄생 후의 움직임을 적은 5장 ‘후쿠시마 사고 후 일본’을 추가하여, 이미 2015년 호주에서 영어판으로도 출판된 바 있다. 한국판은 2015년 호주판을 기본으로, 2016년 2월까지의 사실관계 등을 보완하였다고 한다.
탈핵신문 2017년 4월호 (제51호) 윤종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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