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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핵발전의 진실과 인류의 미래를 보여주는 다큐, ‘핵발전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가 발생한지 5년이 흘렀다. 지금은 지역에서 탈핵운동을 하고 있지만, 우리들은 언론의 보도가 많지 않은 탓에 어느 정도의 피해인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도 망각이라는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에 의해 슬슬 무뎌져가고 있던 차에, 후쿠시마 5주기 추모행사로 핵발전과 일본이라는 다큐영화를 영광 지역민들과 함께 보게 되었다.

 

정보가 부족한 우리에게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도쿄전력은 20113월 사고가 발생하기 2년 반 전에 자체 조사를 통해 15.7m의 큰 지진해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두고, 기업의 재정 상태를 걱정하며 대책 마련을 하지 않았다. 더구나 규제 기관에 보고도 2년 이상 뒤늦게 했다는 사실을 알고, 인간의 오만과 표독스러움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예상한대로 대형 지진해일이 발생했고, 핵발전소 폭발로 해일의 피해보다 더 큰 재앙이 발생했다. 지금 후쿠시마에서는 엄청나게 높은 어린이 갑상선암 발생율과 원인 모를 질병에 고통 받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도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고향을 잃어버린 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인근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되었다. 또 오염을 제거한다고 흙을 긁어모아 담아놓은 수없이 많은 검은 봉투가 곳곳에 혐오스럽게 쌓여있다. 일본의 어느 지역도 폐기처분장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쌓아두는 그 이상의 대책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일본 정부는 2020년 올림픽을 유치하고자 후쿠시마 사고는 수습되고 있으며, 해결할 수 있다며 세계를 상대로 큰소리치고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가동 중단되었던 핵발전소들을 하나씩 재가동하고 있다.

 

핵발전과 일본이라는 다큐는 이보다 더 충격적인 현실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정말 막막하고 답답하다. ‘핵마피아라는 이기적 집단의 그릇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

 

우리나라는 현재 25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향후 10여기를 더 건설하려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광범위한 국토가 방사능에 오염되었고, 매일 300~400톤의 방사능 오염수를 후쿠시마 앞 태평양 바다로 버리고 있다. 그런 일본 땅에서 처분된 방사성 고철을 우리나라는 수입하고 있고, 또 그것에서 생산된 쌀로 만들어진 술 사케 페스티벌까지 최근 개최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의 현실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핵발전과 일본이라는 다큐를 더 많은 사람이 관람토록 해, 주변 사람들에게 핵발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핵발전 위주의 에너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핵발전과 일본다큐에서, 후쿠시마의 아이들이 쓴 글에는 다음과 같이 씌여 있었다고 한다. ‘어른이 되어서 우리 마을을 살리고 싶어요. 어른들은 깨끗하게 살려주세요. 다음 세대를 위해……

 

지금 우리는 다음세대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으며, 또 하고 있는가? 천만다행인 것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나지 않은 사고를,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은 오직 탈핵만이 최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후쿠시마의 끔찍한 모습은 우리의 미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탈핵신문 2016년 4월호

양문수(영광핵발전소 안전성확보를 위한 원불교대책위 영광지부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