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밀리시버트 이하는 해제’란 핵발전소 안이나 마찬가지②
오쿠무라 다케시(프리랜스 기자) / 번역 : 고노 다이스케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후쿠시마 제1핵발전소에서 20~30km 위치)에 사는 프리랜스 기자인 오쿠무라 다케시 씨는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를 취재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기사를 올리고 있다. 지면 관계상, 지난 22호(2014년 8월호, ‘외부피폭보다는 오염이 문제’)에 이어, 연재한다-편집자주
일본정부는 ‘연간 누적 공간선량 20밀리시버트(mSv) 이하’를 기준으로 피난구역을 해제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다무라시田村市 미야코지都路 마을이 20km권내 구 경계지역으로는 처음으로 해제됐으며 미나미소마시南相馬市는 2년 후 해제로 결정됐다. 그러나 피난구역 해제에 의문을 갖고 있는 주민들은 적지 않다. 그 중 한 사람인 기바타 간지(가명) 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기바타 씨는 30년 동안 후쿠시마제1핵발전소를 중심으로 핵발전소 노동자로 일했다. 그런데 핵발전소 사고로 그의 집 또한 피난구역이 되어버려, 지금은 가설주택에 살면서 제염작업 등을 하고 있다. 또 기바타 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하여 지역을 살리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왜 ‘시버트’로 관리하는가
오쿠무라(이하 ●):그럼 정부는 오염을 밀도와 농도로 파악한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것인가?
기바타(이하 ▲):나로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어. 이건 잘 안 알려진 사실인데, 실제로 관리기준을 바꾸기까지 했어. 그래서 내가 대지진 전에 관리가 어땠는지 표를 만들어 봤어<표2>. 물론 이런 규정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내 경험이랑 기억을 토대로 한 것이지만.
<표2> ‘방사선관리구역 내 구분과 관리 사례’ (기바타 씨의 경험을 토대로 정리)
관리구역 구분 |
A구역 |
B1구역 |
B2구역 |
C구역 |
D구역 |
표면오염 Bq/㎠ |
0 |
~0.4 |
0.4~4 |
4~40 |
40~ |
작업복 |
일반 작업복 |
일반 작업복 /방호복 |
일반 작업복 /방호복(빨강) |
방호복(빨강) |
방호복(빨강)+아노락, 타이벡1) |
장갑 |
없음/장갑 |
B목장갑 |
B목장갑+고무장갑 |
면장갑+고무장갑1개 이상 |
면장갑+고무장갑2개 이상 |
호흡보호구 |
없음 |
없음 |
반면마스크 |
반면/전면마스크 |
전면마스크 |
|
|
C구역에서 B구역으로 나오는 곳에 옷을 갈아입는 곳이 있고, 전용속옷 이외에는 모두 갈아입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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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주택 제염 작업. 콘크리트 벽의 오염을 솔로 닦고 있다.>
<집을 한 채 제염하면 오염이 듬뿍>
<가설 폐기장에 제염 작업으로 제거된 오염물들이 속속 반입되고 있다.>
3·11 후쿠시마 사고 이전부터 핵발전소랑 관계를 맺었던 이들은, 그러려니 해서 이런 기준에 따라 일해 왔어. 그러나 핵발전소가 펑! 터져서 오염이 솟아나오자 기준도 확 바뀌다니. 그것도 일시적인 긴급조치면 몰라도 오염에 대한 기준은 원상복귀 안 됐어. 방사선관리구역에서 나올 때의 표면오염 기준은 원래 알파선 핵종 이외에선 1㎠당 4베크렐 이하, 가이거뮐러 계수기의 수치로 약 1300cpm이었어. 그런데 3·11 이후, 긴급 상황이라 40베크렐, 1만3천cpm으로 한 뒤, 또 바로 10만cpm까지 올렸어. 그리고 같은 해 9월에 40베크렐로 다시 내렸는데, 이후 오늘날까지 그대로야. 3·11 이전의 기준의 10배라니까. 이건 의도적이지. 요컨대 이제 4베크렐로 관리하려고 해도 그야말로 온통 오염투성이라 대응 못 한다는 거겠지. 그런 의미에서 가능한 오염밀도니 농도니 하지 말고 외부방사선의 시버트로 다루면 관리하기가 편하고, 주민도 시버트밖에 측정하지 않으니까 사실 오염이 심한지 안 심한지는 몰라. 물론 중심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들은 알겠지. 방사선관리구역의 기준이 어땠는가라든가 오염과 내부피폭 문제라든가…. 그러나 그런 것들을 말하지 않고 20밀리시버트라는 선량으로 선을 그어서 피난구역을 해제하기로 했어.
이건 국가에 의한 범죄에 가까운 짓이야. 다만 정부는 이렇게 변명하겠지. 외부피폭으로 1밀리시버트를 맞든 내부피폭으로 1밀리시버트를 맞든 영향은 같다고. 이게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같은 기구들의 생각인데 외부피폭, 내부피폭, 국소적 피폭 모두 몸의 단위부피에 대한 평균적인 영향을 생각한다는. 근데 그게 아니지. 예를 들어 뾰족한 바늘로 찔렀을 때하고 굵은 통으로 박았을 때하고는 아픔이나 손상정도가 다르잖아, 같은 힘으로 해도. 그래서 ECRR(유럽방사선위험위원회) 2010년 권고에선 내부피폭이 외부피폭에 비해 100배에서 1000배 정도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어. 따라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견해는 내부피폭의 위험성을 매우 경시했다고 봐.
불안과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일본정부의 복구가속화 방침에선 피폭과 건강 위험에 관해 주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건강에 대한 영향이 바로 나올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바로 안 나오는 경우가 더 많지. 그런데 정부의 가속화방침에선 방사선의 건강영향이 없다고 우기고 있어. 그리고 주민들의 가슴 속에 있는 ‘불안’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그래도 ‘불안하다’고 하니 그런 이들한텐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으로 ‘불안’을 없애주마 하는 거야. 이만큼 방사능오염이 있다는 정보를 제대로 공개해야지. 돌아갈지 말지는 그 다음이야. 물론 그런 사실을 이해하고도 돌아간다는 선택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부는 향후 개인 선량을 파악하겠다고 하는데…
▲돌아가는 주민한테 개인선량계를 달게 하는 것이 피폭대책이고 귀환촉진책이라 하더군. 유리배지를 각 가정에 배포해서 3개월마다 반송한다면서. 유리배지는 적산선량을 재기에는 편하지만 최소단위가 0.1밀리시버트라 그 이하는 피폭량 0으로 간주돼 버려. 그런 게 아니라 신체오염이라든가 내부섭취 문제라든가 오염 확대를 막는 일에 힘써야 해.
발행일 : 201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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