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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센다이핵발전소 재가동 안된다!

센다이핵발전소 재가동 안된다!

화산전문가들, “일본 규슈 광범위한 곳이 궤멸될 수 있는 화산분화 가능성 높다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

 


 

지난 927, 일본 중부지방에 있는 온타케산이 갑자기 분화(噴火)해 등산객 등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분화는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화산분화가 불러일으킬 핵사고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감시체제를 강화하면 화산분화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이하 규제위’)가 지난 7월 센다이핵발전소(규슈지방 가고시마현)를 규제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8월호(22)에서도 센다이핵발전소와 화산 연관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광범위한 곳이 궤멸되는 칼데라분화의 가능성

센다이핵발전소에서 북동쪽 약 140km에 위치한 아소산은 약 9만년 전에 마그마를 6003 이상이나 분출하는 대폭발을 일으켰다. 화쇄류(火碎流, 화산 분화 시 발생하는 고온의 화산재와 부석(浮石), 화산가스 등의 혼합물이 흐르는 현상으로 그 속도는 시속 100를 넘는다)160나 떨어진 곳까지 도달했고 화산재는 홋카이도 동부(1600km)에도 10cm 쌓였다. 대량의 마그마를 배출했기 때문에 지하에 거대한 공동이 생겨 거기에 지면이 함몰돼 냄비 같은 지형이 나타났다. 이것이 일본열도에서 일어난 역대 최대급의 화산분화이기에 작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핵발전소 새 규제기준에서는 핵발전소에서 반경 160이내에 있는 화산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분화로 생긴 냄비 지형을 칼데라, 칼데라를 생기게 하는 거대분화를 칼데라분화라 부른다. 아소산의 칼데라는 직경 동서 18, 남북 25에 이른다. 아소산은 이를 포함해 과거 30만년 사이에 4번의 칼데라분화를 일으켰다.

센다이핵발전소에서 남쪽으로 약 120km 지점의 바다 속에 위치한 기카이칼데라는 약 7300년 전에 대분화를 일으켜 1003이상의 마그마를 배출하고 화쇄류는 규슈 남단에 이르렀다. 이는 9만년 전의 아소산 분화에 비해 1/5 이하의 규모인데도, 남규슈에서 시코쿠에 걸쳐 내린 화산재의 영향으로 식물이 시들어 그 지역은 1000년 가까이 사람이 없는 땅이 됐다.

센다이핵발전소의 남동쪽 약 40km에 있는 아이라칼데라의 약 3만년 전 분화에서, 화쇄류가 1000m급의 산들을 넘어 현재 가고시마현의 대부분을 덮쳤다.

센다이핵발전소에서 반경 160km 이내엔 총 5개의 칼데라가 있다. 그 중 3개가 과거 분화 때 화쇄류가 센다이핵발전소 부근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규슈전력은 인정했다.

 

칼데라분화는 언제든지일어날 수 있다

일본열도에선 평균적으로 약 1만년에 1번의 빈도로 100이상의 마그마를 방출하는 칼데라분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좀 더 작은 수십만 규모의 분화는 평균 약 6000년에 1번의 빈도로 일어나고 있다. 마지막의 칼데라분화는 앞서 말한 약 7300년 전의 기카이칼데라 분화다.

시기적으로는 언제든 다음 거대분화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실제로 고베대학 대학원 이학연구과 다쓰미 요시유키 교수(마그마학) 등은 올 1111일에 발행될 일본학사원 기요에 발표할 논문에서 마그마 등 1000억톤 이상을 방출하는 거대분화가 앞으로 100년 사이에 일어날 확률이 1로 밝혀 주목받고 있다.

이것은 고베대지진이 일어나기 전날 시점에서 그 후 30년 이내에 그 지진이 일어날 확률과 같은 정도로, ‘따라서 언제 이런 거대분화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일본 ITmedia 뉴스, 1023).

 

규슈에서 칼데라분화가 일어나면 어떻게 되는가?

먼저 화산에서 반경 100km 이상이 화쇄류 때문에 궤멸하고, 거기에 있는 수십 또는 수백만명이 즉사한다. “화산재가 10이상 쌓이는 지역은 일본 관동(수도권) 이북에 이르러 그 지역에선 온갖 농산물이 시든다. 또 화산재가 수십이상 쌓인 지역에선 재의 무게 때문에 건물 지붕이 무너지고 항공로를 포함한 모든 교통망이 마비되며 물류나 사람의 이동이 모두 어려워진다. 저수지와 수도 정수장에서도 화산재 때문에 취수가 불가능해져 광범위한 단수가 계속되며 송전선이 끊어지고 전봇대에 쌓인 화산재가 합선을 일으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날 수 있다. 이렇듯 단수가 일어나거나 상용 전원이 끊어지면 핵발전소의 중대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후쿠시마제1핵발전소 사고를 보면 분명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NHK そなえる防災후지이 도시쑤구 도쿄대학 명예교수, 화산분화예지연락회 회장, 2013329일 업데이트). 즉 경계해야 하는 것은 화쇄류만이 아니며, 160km 이내의 화산을 조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또한 모리야 이치오 가나자와대학 명예교수는 규슈의 6개 칼데라화산 중 하나가 거대분화를 일으키면 이카타(시코쿠 에히메현 위치)와 겡카이(큐슈 사가현 위치), 그리고 센다이 3곳 핵발전소는 완전히 파괴되며, 서남 일본 전체가 방사능오염으로 인해 만년 단위로, 즉 사실상 영원히 출입금지구역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科学20141월호, 이와나미서점).

마이니치신문이 작년 말에 일본의 화산학자들(전국의 대학교수 및 준교수 총 134)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답변한 50명 중 거대분화의 피해를 입을 위험성이 있는 핵발전소로 29명이 센다이를, 25명이 도마리핵발전소(홋카이도 위치)를 들었다.

 

화산전문가들, “분화는 예측 불가능

일본정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온타케산 분화 후인 929일 기자회견에서 온타케산 분화가 센다이핵발전소 재가동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엔 수증기(폭발)였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한다고 밝혔다(929 로이터). 거꾸로 보면 일본정부는 칼데라분화는 예측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규슈전력과 규제위도 같은 입장이다. 센다이핵발전소가 새 규제기준에 적합한지 심의하는 과정에선, 예측이 가능하다는 근거로 그리스의 한 화산을 연구한 어느 프랑스 화산학자의 논문이 제시됐다.

그런데 화산분화예지연락회 회장인 후지이 도시쑤구 도쿄대 명예교수는 다른 화산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할 순 없다. (그 논문이) 거대분화가 일어나기 10100년 정도 전부터 지하의 마그마의 양이 서서히 증가하기 때문에 땅의 융기를 관측할 수 있다는데, 마그마가 아래쪽으로 성장하면 융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시하라 가즈히로 교토대학 명예교수는 무엇인가의 전조가 있어 전력회사가 핵발전소를 정지시켜도 10~20년 지나도 분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 핵발전소를 멈춰서 발생한 손해를 주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무엇이 거대분화의 전조인가라는 명확한 기준조차 없는 상황에서 핵발전소를 정지시킨다는 판단을 정말로 내릴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週刊朝日, 1017일호). 가고시마대학 이무라 류스케 준교수는 “(핵발전소) 부근의 칼데라에 이미 마그마가 괴어 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時事通信, 716). 다시 말해 전조는 나타날 수도 있고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나타나도 실제로 분화가 내일 일어날지 100년 후에 일어날지는 알 수 없으며, 이런 상황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 뻔한 핵발전소 가동 중단을 결단할 용기를 전력회사나 정부가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물론 핵폐기물문제를 고려하면 하루빨리 중단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일본정부와 규제위, 그리고 규슈전력의 태도는 재가동을 전제로 해서 재가동할 수 있는 정보만을 보고 있는 듯하다. 새 규제기준의 화산관련 항목 책정에 참여한 도쿄대학 지진연구소 나카다 세쓰야 교수는 “(책정에) 참여하긴 했지만 최종안은 모두 규제위 쪽이 만들었다. 완성되기 전에 수정해 달라고 해도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파국적 분화는) 전조가 나타난다는 것에 규제청(규제위의 사무국)은 돌파구를 찾아낸 듯하다. (전조를 찾아내고 나서 분화가 일어날 때까지의) 기간은 절대 알 수 없다고 입에 신물이 나도록 말했으나, 감시를 한다는 것으로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다고 말했다(로이터, 530).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거대분화의 시기와 규모를 예측하는 것은 현재 화산학에선 매우 어렵다”(로이터, 929).

만약 분화를 예측할 수 있고, 핵발전소 가동을 정지시키고 핵연료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게 됐다 하더라도, 핵반응로(=원자로) 건물 내의 수조에서 “5년 정도 냉각시키고”(다나카 슝이치 규제위 위원장의 910일 기자회견에서의 발언) 옮기는 것이 보통이다(로이터, 929). 그런데 어디에 옮길지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

 

 

 

 

발행일 : 2014.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