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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2014 타이완 반핵아시아포럼(非核亞州論壇) 참가기

2014 타이완 반핵아시아포럼(非核亞州論壇) 참가기

 

이대수(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운영위원장)

 


부산, 울진 그리고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10명의 한국 참가자들이 타이페이에서 개최된 제16차 반핵아시아포럼(NNAF, 925~29)에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45명의 대규모 참가단이 왔고 몽골과 인도, 터키, 홍콩 등지에서도 참가했다. 반핵아시아포럼은 1993년 도쿄 개최를 시작으로 일본, 한국, 대만을 중심으로 매년 아시아 각국의 반핵활동가들이 모여왔고, 올해는 작년 인도네시아 개최가 무산돼 2년만에 개최된 행사였다.

926() 아침 행사장인 국립대만사범대학 종합관 5층 원형회의장에 도착하니 반핵아시아포럼[非核亞州論壇] 현수막의 한자표현이 친근하게 느껴졌고,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오전 9시부터 대만환경보호연맹(TEPU) 사회로, 대표들의 인사를 이후 각국 상황보고가 시작되었다.

1세션에서 일본, 한국, 대만이 차례로 보고했는데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CNIC)에서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 상황 그 가운데 큐슈 가고시마 센다이핵발전소 재가동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아졌다는 보고, 20134월에 설립된 원자력시민위원회의 탈원자력정책대강(大綱, 기본계획) 작성과 공론형성 활동 등을 소개했다. 이런 체계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일본 시민사회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은 장시원 군의원(울진)이 한국핵발전소 현황과 한수원의 비리, 주민 안전대책 미흡 등에 대해 발표했다.

2세션에서 홍콩은 자체 핵발전소는 없지만 대륙의 광둥성에서 전력공급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의 핵발전소 확대정책의 문제점에 관해 소개했다. 몽골은 우라늄광산 주변에서 방사선에 노출되어 기형·사산(死産)된 가축과 이에 항의하는 시위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소개했다. 필리핀에서는 반탐지역 핵발전소 가동반대운동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오후 제3세션에서는 핵무기와 핵발전소가 있는 인도의 현황과 지역풀뿌리 반대운동들을 소개하면서 국제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처음 참가한 터키가 터키의 에너지 정책과 핵발전소 후보지역에서의 반대운동을 보고했다. 이어 핵발전소 소송 진행현황에 관해 타이완의 차야잉 변호사(대만생태협회)와 한국의 노승진 변호사(민변 환경보건위)가 소개했다.

4세션에서는 후쿠시마 보고를 통해 타이완의 방사선 모니터링 그리고 사용후핵연료의 보관문제, EU스트레스 테스트 등이 있었고, 방사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안전한 방사선은 결코 없다는 산부인과 의사 예광퐁의 열정적인 발표가 있었다.

27() 아침 제5세션에서 한국의 김용복 박사(·태생명학연구원)는 세월호 참사와 후쿠시마 핵사고는 국가주의의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고, 핵무기와 핵발전소는 분리될 수 없으며, 핵발전소 제조사와 미국 그리고 유엔의 책임을 촉구하며 핵없는 세계와 문명전환의 비전을 제시해 주었다. 또 여러 발표자들이 핵발전소 수출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타이완 주부연맹의 핵발전소 감시활동과 자녀의 미래를 위해 핵발전 감시활동을 해온 여성단체의 보고는 풀뿌리 운동의 실상을 이해할 수 있었다. 교사모임은 학교교육을 통해 핵발전소 홍보 세뇌를 벗어날 수 있는 탈핵교육을 실감나게 설명해 주었는데, 모두 상당한 수준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

6세션에서 타이완 반핵청년활동의 역동성을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이웃의 고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대만장로교회에서 공식적인 결정을 통해 반핵운동을 전개해 온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또 핵발전소가 가동중인 지역공동체의 반대활동을 소개하며, 국민투표제도와 핵발전소 가동을 둘러싼 주민의사를 반영하는 방안 등의 문제를 소개했다.

7세션에서는 타이페이 시장후보가 선거운동 수준의 반핵활동 포부를 소개했고, 마지막으로 공동성명 초안에 대한 설명과 토론이 이어졌다. 차기 반핵아시아포럼을 2015년은 인도 그리고 2016년은 터키에서 개최할 것도 확정지었다. 이후 버스로 1990년대 핵발전소 반대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이란(宜蘭)시에 있는 민주화기념관을 방문했다. 민주화기념관은 제4핵발전소 공사중단을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단식투쟁의 주역 린이슝이 만든 자링(慈林)교육재단이 운영하는 곳이다.

28() 아침은 버스로 기륭에 있는 제2핵발전소 홍보관을 방문했다. 1백명의 참가자들은 핵발전소 배수구를 방문하여 지난 4월 시위로 건설이 중단된 제4핵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주민들의 투쟁의지와 결의가 높아 자신감까지 느껴졌다. 이어 제4핵발전소 정문에서 다양한 현수막과 홍보판을 동원해 집회를 가졌다. 핵발전소 부지 옆에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주택들이 보였다.

29() 오전 입법원(=국회) 8층 회의실에서 준비된 반핵아시아포럼 기자회견에서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후 일부의 참가자들은 오후에 개최된 대만 경제부 앞 반핵집회에 합류해 연대사도 발표했다. 저녁에는 대만 탈핵운동의 중심에 있는 GCAA(녹색공민행동연맹)를 방문해 한국과 대만의 탈핵운동과 시민운동에 대해 간담회를 갖고 향후 교류를 다짐했다.

 

 

<사진 설명, 필자(오른쪽 2번째)를 비롯한 한국 측 참가자들과 인도 쪽 참가자들(제일 왼쪽), 반핵아시아액션일본 최승구 사무국장(왼쪽 3번째), 반핵아시아액션한국 준비모임의 다카노 사토시 활동가(제일 오른쪽) 등이 927(), 대만 사범대학 강당에서 반핵아시아포럼 행사 직후 찍은 사진.>

 

발행일 : 2014.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