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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제2의 밀양송전탑, 청도군 삼평리…7월 21일 새벽 농성장 철거, 기습 공사 강행

마른하늘에 날벼락, 송전탑 필요없다

2의 밀양송전탑, 청도군 삼평리721일 새벽 농성장 철거, 기습 공사 강행

 

박혜령 통신원

 


 

삼평리는 국가와 8년째 전쟁 중

8년 전 시작된 송전탑 공사가, 500여명의 공권력과 100여명의 한전직원들이 강압과 힘으로 밀어붙이며 시작되었다. 721일 새벽 5시 까맣게 경찰들이 몰려와 할매들을 밀어내고 한전의 공사를 도왔다. 한전의 일방적인 공사강행을 막으려던 주민들과 활동가 7명이 순식간에 연행되었다. 사흘 째 4명의 추가 연행자가 발생했다.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레미콘 차량을 막으려 온 몸으로 저항하다 다치고 하루종일 뙤약볕에 온 몸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하루에 15차례 헬기가 날며 마을 가득 먼지가 날고, 하얀 백발의 할매들은 60도 이상의 아스팔트 위에서 곤죽이 되어서도 한전에 맞선다.

2006년 주민들은 제대로 내용도 모르는 상황에서, 삼평리를 지나는 345kV송전탑 건설은 계획되었다. 2009년 느닷없이 한전직원이 공사를 하겠다며 식용유 등을 손에 들고 마을회관을 찾았다. 동네 사람들은 그제야 공사에 대해 알게 되고, 서둘러 반대활동을 나섰다. 그해 3월 청도군 각북면과 풍각면은 송전탑반대대책위를 만들고 범청도 송전탑반대 군민연대를 결성했다.

2010년 한전과의 갈등조정위원회에서도 보상은 필요없으니 선로변경을 요구했다. 송전탑 건설지역인 각북면과 풍각면이 공동 대책위를 만들어 반대했지만, 그 해 1015개 피해마을 중 14개 마을이 발전기금을 받고 합의했다. 지금의 삼평1리는 마을회의를 거쳐 합의에 응하지 않고 끝까지 반대활동을 이어가기로 결의를 다졌다.

 

용역 앞세운 한전공사, 경찰이 마무리

201241호기부터 40호까지 공사를 마치고 삼평리 공사분 3개 철탑 공사를 시작했다. 주민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7월 새벽 한전은 50여명의 용역을 앞세웠다. 할매들의 사지를 들어 쫒아내고, 온갖 욕지거리로 어른들을 능멸했다. 인권은 이미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2014년 대체집행이라는 방법으로 송전탑반대 농성장 철거를 종용했다. 그러나 대체집행 재판을 몇일 앞두고, 새벽에 수백명의 경찰이 들어와 강제로 농성장을 철거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협의를 통한 민주적인 절차와 존중은 없고, 한전의 이해에 따라 밀어붙이면 그만이다. 국가는 국민의 불편과 고통보다 한전의 이익을 보호하는 사병으로 전락했다.

주민들은 말한다. “국민의 지팡이라 불리는 경찰이 누구를 위한 경찰이냐, 한전만을 비호하고 국민을 짓밟는 것이 경찰이냐. 더 이상 국민의 고통을 돌보지 않는 국가는 필요없다.” 한평생 땅을 일구며 농사만 지어온 팔순 노모들의 한 맺힌 말이다.

 

삼평리 주민 희생을 전제로 한, 정부의 일방적 에너지계획

20129월 공사가 중지되고, 삼평리 주민들은 지금까지 전국을 돌며 송전탑 건설의 부당함을 외쳐왔다. 민가에서 송전탑까지 거리가 1km반경 안이다. 동네와 너무 가까우니 조금만 이격해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반대활동을 하며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다. 동네에 세워질 송전탑은 각종 암질환과 기형을 유발하는 무색, 무취, 무맛의 방사능을 양산하는 핵발전소로부터 송전하기 위해 세워진다는 것을.

삼평리는 핵발전소 건설에 찬성하지도, 송전탑건설에 동의한 적도 없다. 지금의 공사는 정부의 일방적인 에너지계획에 따라 대도시로 전기를 보내기 위한 삼평리 희생시나리오이다. 그 희생에는 어떤 정당한 이유도 명분도 없고, 한전과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공사에 불과하다.

 

 

<7월 21일(월) 새벽 5시 농성장에 경찰과 한전직원 400여명이 동원되어 주민과 연대활동가 7명을 연행했다. 공권력을 앞세운 폭력적 송전탑 공사강행 규탄 집회가 이날 오후 1시 열렸다.>

 

삼평리 주민들은, 돈이 아니라 송전탑 없는 평화로운 일상을 원한다

일주일째 날마다 공사중지를 요구하며 경찰과 싸우고 한전에 항의한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날마다 수십차례 헬기가 나르고, 공사는 진행되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번 절망하고 분노한다.

삼평리 주민들은 돈이 아니라 송전탑 없는 평화로운 일상을 원한다. 대도시를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라는 한전의 논리에 수긍할 수 없다. 어떤 대의에도 일방적인 피해와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발행일 : 2014.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