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지사선거, 탈핵 염원 이루어지지 않아 완패
오하라 츠나키 (편집위원)
2014년 새해 벽두부터 도쿄는 뜨거웠다.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따른 현직 도쿄도지사의 사퇴로 급하게 재선거를 실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원전의 여부를 도민에게 묻는 선거로 큰 주목을 받게 되었으나 결국 아베신조 총리가 지원하는 마스조에 요이치씨가 큰 차로 당선되었다. 아베정권의 폭주에 제동을 걸고 원전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참으로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탈원전을 지지하는 여론은 여전히 높은데도 왜 선거에 그 민의가 반영되지 못한 걸까. 이번 선거의 패배 원인은 무엇일까?
탈원전을 내건 두 후보
제일 먼저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우츠노미야 켄지씨였다. 그는 이번 재선거 전에도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주목을 받았으며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었다. 그는 소위 인권변호사로 약자의 입장에서 그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확실히 탈핵을 주장할 뿐만 아니라, 빈곤, 실업, 복지, 교육 등 다양한 도정 사안에 대한 독자적인 정책 공약을 내걸었다.
그런데 탈핵을 내걸고 또 다른 후보가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였다. 1992년 자민당을 탈당한 후 일본신당(日本新黨)을 만들어 총리를 잠시 한 적이 있는 인물이다. 정계를 떠난 후 도예가로 산속에서 은퇴생활을 하고 있던 그가 무슨 까닭으로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걸까.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리고 그의 배후에서 코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강력하게 뒷배를 봐주었다. 코이즈미 씨는 지난 해 갑작스레 탈원전을 외치고 나와 일본 사회를 놀라게 했다. 강경우파로 알려졌던 그가 과거 원전을 옹호해 온 본인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는 탈원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한 것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호소카와 씨를 앞세워 탈원전을 내걸고 도쿄도지사 선거를 지원하겠다고 하니 세간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그들로 인해 이번 선거는 원전이 쟁점이 되었다.
고이즈미 등장에 당황하는 자민당, 탈핵후보 단일화가 관건
위기감을 가진 것은 당연이 자민당이다. 총리를 했을 당시 상당히 인기가 높았고 알기 쉬운 말로 국민의 마음을 매혹해 온 코이즈미씨가 호소카와씨와 일체가 되어 이번 선거에 나온다면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민감한 쟁점인 “원전”을 단독 이슈로 출마를 선언했을 만큼 현재 멈추고 있는 원전의 재가동을 계획하고 있는 자민당으로서는 선거 패배는 큰 타격이 된다. 자민당은 “원전” 이 이번 선거의 단독이슈가 되지 않도록 기를 썼고, 마스조에 후보는 원전 정책에 관해 “단계적 탈핵” 등 애매한 표현을 피력했다.
이렇게 도쿄뿐만 아니라 일본 전국이 이 선거에 주목하게 되었다. 탈원전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탈원전을 내건 두 후보의 단일화가 필수적이다. “탈원전 도지사를 실현하는 모임” 과 “탈원전 도지사선 후보에 통일을 호소하는 모임” 등이 재차 단일화를 양 후보에게 호소하였고 탈원전을 주장하는 각계 유명 인사들도 연이어 단일화를 주장했다.
단일화 실패, 탈핵진영 균열, 그리고 완패
그러나 단일화는 안타깝게도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일 큰 이유는 두 후보는 탈원전 외에는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츠노미야씨는 다양한 분야에서 아베정권과 맞서 혁신적인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은 반면, 호소카와씨는 탈원전 외에는 별다른 정책이 보이지 않았다. 사실, 호소카와씨나 코이즈미씨가 그들의 집권 당시 행했던 것들을 돌이켜보면 쉽게 그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코이즈미씨는 지금의 자민당 아베 정권의 발판을 만든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해 수많은 노동자, 농민을 궁지로 내몰았고, 안보적으로는 일본을 전쟁가능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힘썼다. 그리고 야스쿠니 신사를 공공연하게 참배하여 주변 국가들과 마찰을 일으킨 것도 지금의 아베 정권과 유사한 점이다. 단일화가 어려운 제일 큰 이유는 그런 점에 있었다. 또한 단일화 모색 시기가 굉장히 늦었고, 급한 상황에서 요구되는 단일화의 뜻이 지명도가 높은 호소카와씨로의 단일화를 의미했고, 우츠노미야 후보에게 실질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결국 이러한 과정에서 탈원전 운동 진영에는 큰 균열이 생겨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이렇게 2월 9일 재선거를 맞이했다. 결과는 200만2000표를 얻은 마스조에 씨의 압승으로 끝났다. 그 다음은 98만2000표로 우츠노미야씨, 그리고 호소카와씨는 95만6000표로 우츠노미야씨에도 미치지 않았다. 탈핵을 주장하는 진영의 생각과 달리 도민은 이번 선거에서 원전을 단독이슈로 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 생활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일반 시민들은 전 후생노동성 장관이자, 정부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무난한 정책을 내건 마스조에씨를 선택했다. 지명도와 인기, 당선 가능성을 우선시하고 정책이나 후보자의 인물, 공약내용, 그리고 능력을 자세히 살피지 않은 선거가 되고 말았다. 당시 뉴스나 매스컴은 자꾸 마스조에 대 호소카와의 구도를 강조했고, 탈핵진영 또한 당선의 가능성에만 매달린 나머지 코이즈미-호소카와라는 지명도와 영향력을 과대평가한 것이 역효과가 되고 말았다.
탈핵을 통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힘을 모으자!
2014년. 후쿠시마 사고로부터 3주년을 맞이한다. 이번 선거 결과에 힘입어 아베정권은 더욱 폭주하게 될 것이다. 경제적 불황에 따른 사회적 불안감이 늘어나는 가운데 정치의 우경화와 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이 만연되고 있다. 걱정스럽다. 탈핵운동은 단순히 탈핵을 넘어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일과 함께 가야 할 것이다. 선거로 입은 상처를 딛고 다시 힘을 결집하여 민중의 힘으로 탈핵을 실천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발간일 : 2014. 3. 8
|
마스조에 후보 |
우츠노미야 후보 |
호소카와 후보 |
당파 |
무소속 |
무소속 |
무소속 |
추천/공인/지원 |
자민당/공명당 |
공상당/사민당 |
코이즈미 준이치로 |
직함 / 전력 |
전 후생노동상 / 전 참의원의원 |
변호사 / 일본변호사연합회 전 회장 |
전 수상 / 도예가 |
나이 |
65세 |
67세 |
76세 |
아베노믹스에 대해 |
평가한다 |
평가하지 않는다 |
무답 |
원전 재가동에 대해 |
무답 |
반대 |
반대 |
현재 존재하는 50기 원전은 향후 어떻게? |
측각 폐지 |
단계적으로 폐지 |
측각 폐지 |
소비세 10% 증세에 대해 |
찬성 |
반대 |
무답 |
특정비밀보호법에 대해 |
찬성 |
반대 |
반대 |
도쿄올림픽 개최에 따른 카지노 개설에 대해 |
반대 |
반대 |
무답 |
교육행정 개혁에 대해 |
무답 |
반대 |
반대 |
북한과 관계하는 조선학교 보조금 정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적절하다 |
적절하지 않다 |
무답 |
|
기본적인 생각 |
도쿄도가 진행해야 할 구체안 |
정부에 대한 요구 |
우츠노미야 |
사고 위험성 등을 고려해 즉시 탈핵 |
도쿄전력에 모든 원전의 폐로를 제안. 에너지 절약이나 자연에너지 도입을 촉진 |
재가동 반대를 요청. 타 지자체 수장들과 연계해서 탈원전을 실천 |
마스조에 |
시간을 들여서 폐지. 원전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를 구축 |
재생가능에너지 도입. 에너지절약 촉진 |
탈원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부에 제안 |
호소카와 |
측시 탈핵. 방사성폐기물은 처리가 어렵고 사고 위험성이 크다 |
도쿄전력 개혁에 관여. 유식자 회의를 꾸려 원전제로 공정 마련. |
에너지 절약. 재생가능에너지를 보급시키고 국가의 원전제로 성장전략을 이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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