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새로 장착한 ‘수소제어설비(PAR)’ 효과 없다!
이상홍 통신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핵발전소 사고는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 국민의 뇌리에 가장 깊이 새겨진 것은 ‘수소폭발’이다.
굉음을 내며 후쿠시마 핵발전소 건물을 산산조각 낸 것이 수소폭발이기 때문이다. 핵반응로(=원자로)의 핵연료봉이 공기와 접촉하여 녹아내릴 때 대량으로 발생한 수소가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여러 이유로 핵반응로에 냉각수가 없을 때 이러한 수소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 급히 수소제어설비(PAR)를 개발하여 모든 핵발전소에 장착했다. 그런데 이러한 수소제어설비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사진 : 이상홍 제공>
38개 구역, 수소 농도 8% 성능시험 조건, 신뢰할 수 없다!
지난 12월 20일 개최된 월성1호기 스트레스테스트 민간검증단 회의에서는 수소제어설비의 성능을 평가하는 ‘조건’이 도마에 올랐다.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수소농도’의 설정이 중요하다. 한수원은 핵반응로 격납건물을 38개 구역으로 나눠 평균 8%의 수소농도 값을 구하고 성능을 평가했다.
그러나 유럽(EU)은 격납건물을 300개 구역으로 나누어 수소농도 값을 구한다. 구역을 38개(한수원)에서 300개(유럽)로 쪼개면 수소농도를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그러면 평균 수소농도가 8%였더라도 부분적으로 10%가 넘는 구역을 확인할 수 있다.
수소농도가 중요한 이유는 농도에 따라 발열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소제거장치는 백금 촉매를 이용하여 수소를 산소와 결합시켜 수증기로 만드는 장치인데, 매우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8% 농도의 수소를 제거하는데 700도의 열이 발생한다고 보고됐다. 그런데 만일 10%의 수소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 온도는 800도 이상으로 치솟아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수소의 자가 발화점이 약 700~800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격납건물을 38개 구역으로 나누어 도출한 수소농도 8%의 성능시험은 신뢰할 수 없다.
수소제어설비 개발한 한국원자력기술(주) 내부고발자…“8% 실험에서 실패했다”
월성1호기에 장착된 수소제어설비를 개발한 한국원자력기술(주)의 내부 고발자에 따르면 수소농도 8% 실험에서도 실패했다. 그는 6% 실험에서 성공했다고 증언한다. 그리고 원자력 안전규제 지침은 중대사고 발생 시 격납건물의 수소농도를 평균 10%이하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최소한 10%의 수소농도에서 성능을 발휘해야 중대사고를 대비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월성1호기에 장착된 수소제어설비는 8% 수소농도에서 성능시험을 했기 때문에 ‘중대사고 평가’를 하지 않은 엉터리 설비다. 그리고 8% 성능평가마저 실패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정부와 한수원은 월성1호기 수소제어설비의 진실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수소폭발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안전 방안을 국민에게 제시해야만 한다. 이것 하나만 갖고도 월성1호기는 마땅히 폐쇄돼야 한다.
발행일 : 2014.3.8
'경주 (월성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 방폐장, 거액의 뇌물비리 사건 후 시민단체 안전성 검증 요구 (0) | 2014.05.07 |
---|---|
월성1호기 스트레스테스트 민간검증단 중간보고서, 핵심쟁점 11가지 (0) | 2014.05.07 |
월성 1호기, 낡은 것의 운명은 폐쇄! (0) | 2013.12.12 |
월성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에 숨겨진 함정 (0) | 2013.10.15 |
‘수명연장 심사’와 앞뒤 순서가 뒤바뀐 월성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0) | 2013.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