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연장 심사’와 앞뒤 순서가 뒤바뀐 월성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수명연장 심사’와 앞뒤 순서가 뒤바뀐 월성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이상홍 통신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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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스트레스테스트 일단 ‘합격’ … 한수원 ‘자체평가’였다?!

우리가 중단을 주장한다고 중단될 스트레스테스트가 아니겠지만, 지금이라도 월성1호기 스트레스테스트는 중단돼야 한다. 정확히 표현하면 스트레스테스터 결과에 대한 민간 검증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유럽형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해서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수많은 복지공약들이 하나 둘 폐기되는 가운데 유독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공약은 번개처럼 진행됐다. 99.9% 이상의 국민들이 언제 했는지 모르게 스트레스테스트는 끝났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내놓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합격’이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스트레스테스트는 한수원의 자체 평가였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위해서 이미 5천억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었다. 그들에게 스트레스테스트 불합격은 곧 ‘죽음’과도 같은 것이다. 이것이 스트레스테스트가 지닌 첫 번째 모순이다.

 

‘수명연장 심사’와 순서가 뒤바뀐, ‘스트레스테스트’

그러나 우리가 스트레스테스트 중단을 요구하는 진짜 이유는 ‘시기’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때를 어겨 서두르거나 굼뜰 때, 본래 의도했던 결과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그럼 스트레스테스트는 언제 하는 것이 적절한가? 그것은 월성1호기에 대한 ‘수명연장 심사’를 마친 이후에 하는 것이 올바르다.

수명연장 심사에서 불합격을 하면 스트레스테스트를 굳이 할 까닭이 없어지고, 만일 수명연장 심사에서 합격을 하면 추가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여 최종 ‘합격’ 여부를 다시금 따져보면 된다.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공약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수명연장 심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스트레스테스트를 서둘러 마치면 ‘수명연장 심사’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혼돈이 올 수 있는데,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다. ①수명이 끝난 핵발전소의 재가동 여부는 ②원자력안전법에 근거한 ‘수명연장 심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③박근혜 대통령은 여기에 스트레스테스트를 추가로 실시해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18개월’ 법적 수명연장 심사기간을 ‘49개월’째 계속 끌고 가는 의도는?

월성1호기는 2009년 12월부터 ‘수명연장 심사’에 돌입했다. 법적 심사기간이 18개월이지만 현재 49개월을 넘기며 심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안전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현재 심사를 질질 끌고 있다. 어떻게든 합격 시키려는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스트레스테스트가 번개처럼 실시됐다. 만일 스트레스테스트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면 곧바로 ‘수명연장 심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므로 스트레스테스트는 수명연장 심사 이후에 실시해야 한다.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테스트에서 불합격되면 월성1호기는 폐쇄되는 것 아니냐?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스트레스테스트에서 불합격될 가능성은 ‘0’이다. 바로 여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것은 스트레스테스트가 알려진 것과 다르게 ‘합격’을 받기 쉬운 평가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수원은 1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스트레스테스트 합격 보고서를 세상에 내 놓았다. 그리고 민간 검증단의 검증이 진행되고 있으나 결과를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보완점 몇 가지를 도출하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월성1호기 수명연장 심사 결과부터 제출하라!

스트레스테스트가 왜 합격을 받기 쉬운 평가인지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좀 더 살펴볼 계획이다. 어쨌든 스트레스테스트는 ‘수명연장 심사’에 비해서 매우 수월한 심사였고 한수원은 이를 잘 알고 ‘번개’처럼 스트레스테스트를 수행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대한 민간 검증이 아니다. 정부에서 ‘수명연장 심사’ 결과부터 빨리 내놓아야 한다. 스트레스테스트 검증은 그 후에 해도 늦지 않다.

 

발행일 : 201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