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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관련)

월성 1호기, 낡은 것의 운명은 폐쇄!

월성 1호기, 낡은 것의 운명은 폐쇄!

 

이상홍 통신원(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국내 두 번째 노후 핵발전소 월성1호기, 수명완료 넘긴 지 1년째!

고리 1호기가 1128일 고장을 일으켜 가동을 멈췄다. 6개월의 정비를 거치고 재가동에 들어간 지 50일 만에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고장의 원인을 노후 핵발전소에서 찾았다. 설계수명 30년을 훌쩍 넘겨 36살이 된 고리 1호기가 고장을 일으키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아마 낡은 것의 운명일 것이다.

이 땅에 두 번째로 건설된 월성 1호기도 설계수명 30년을 넘긴지 꼬박 1년이 됐다(1120). 언론들은 월성 1호기가 1년 째 가동을 멈춘 상태로 수명연장(재가동) 심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성1호기, 55번의 사고 경력과 4년째 수명연장 심사 중!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월성 1호기는 가동을 멈춘 지 이미 1년이 넘어섰다. 임종(설계수명)22일 앞둔 20121029일 밤 939분에 고장을 일으켜 가동을 멈춘 이후로, 계속 가동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성 1호기는 이렇듯 30년 역사의 마지막을 불명예스럽게도 고장으로 마감했다. 그의 인생에서 55번째 맞이하는 사고였다. 그리고 마지막 사고를 맞이하기 43일 전에 54번째 사고를 맞이한 화려한 전력을 소유하고 있다. 이 또한 낡은 것의 운명이었을 것이다.

정확히 해 둘 것이 하나 더 있다. 월성 1호기의 수명이 끝난 지 1년 됐으니 수명연장 심사도 1년 정도 진행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녀석의 수명연장 심사는 4년 전부터 시작됐다(200912). 심사를 일찍 시작하는 이유는 우리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수능시험을 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학업의 공백기를 없애기 위해 미리 시험을 치고 졸업과 함께 곧바로 대학에 진학한다. 그러나 이 녀석은 4년 전부터 시험을 쳤으나 1년째 낙제를 하고 있다. 4년간 시험을 치르며 컨닝 등 성적을 올릴 기회를 여러 번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낡은 것의 가혹한 운명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녀석의 뒤를 봐주고 있는 강력한 힘, 원자력마피아는 시험이 아닌 정치적 결단을 강요하고 있다.

 

2000년 이후 국내 핵발전소 주변 지진 43, 그 중 경주 월성에서 24건 발생!

올해 27일 밤 107분에 경주시 남서쪽 12km 지점에서 리히터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곧바로 월성 원전은 정상가동하고 있다고 발표함으로써 혹시 모를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워야 했다.

동일본대지진과 그로 인한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폭발사고는 규모 2.2의 지진에도 핵발전소 안전을 걱정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진에 대한 불안감은 더 이상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민주당 유승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0년 이후 우리나라 고리, 영광(한빛), 울진(한울), 월성 등 4개 핵발전소 주변(30km 이내)에서 발생한 지진은 총 43건이다. 놀랍게도 이중 월성핵발전소에서 발생한 지진이 24건으로 전체 발생량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규모 3.0 이상의 지진 발생을 비교하면 전체 12건으로 월성이 9건으로 75%를 차지하고, 규모 4.0 이상의 지진은 월성이 1건으로 유일하다.

이처럼 월성핵발전소는 매년 2건의 지진이 발생하고, 규모도 타 핵발전소 지역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월성핵발전소 주변은 양산단층을 중심으로 많은 단층이 관측되고 있으며, 이들 단층은 앞의 통계가 말해주듯 활동을 하는 단층 즉, 활성단층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선조가 남긴 역사기록에는 규모 67의 대지진이 여러 번 있었다. 불국사의 석가탑도 지진으로 붕괴된 기록이 남아있다.

 

수명다하고 낡은 퇴물핵발전소 월성1호기폐쇄가 정답!

이제 지진은 먼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도 지진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30년이 넘은 낡은 월성 1호기를 뭘 보고 믿어야 할까? 정부에서 늘 얘기하는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규모 6.5의 강진에 견디도록 설계됐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되는 것인가? 30년 전에는 월성핵발전소 주변이 활성단층인 것도 몰랐던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그냥 수명이 다하고 낡은 핵발전소는 문을 닫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후쿠시마가 주는 가장 명쾌한 교훈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월성핵발전소 주변의 지진이 도마에 올랐기에 이 문제를 거론해 보았지만, 월성 1호기는 지진과 같은 외부적 요인 외에도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퇴물 핵발전소다. 낡은 것의 운명은 그냥 폐쇄가 정답이다.

발행일 : 2013.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