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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환경회의 20년, 핵 없는 세상을 위한 발걸음

20211026일 가톨릭 회관에서 종교환경회의 20주년을 맞이하는 작은 축하 행사가 열렸다. 이날 종교환경회의는 20년의 역사를 보여주는 영상과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의 발표를 통해 20주년을 이어온 의미를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종교환경회의는 5대 종단 환경단체들이 20년 전 새만금 갯벌을 지키기 위한 삼보일배를 시작으로 다양한 생태 문제를 위해 활동해온 연대 단체다. 현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다섯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2021년 3월 6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종교인 기도회

 

종교환경회의는 매년 종교인 대화 마당을 통해 다양한 주제의 생태환경 문제를 논의했으며, 생명평화순례를 통해 다양한 현안에 연대했다.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새만금, 제주 제2공항, 골프장, 설악산 케이블카, DMZ ) 문제, 군사기지 건설 등으로 인한 평화와 생명의 문제(성주 소성리 사드기지, 강정 해군기지 등), 농촌진흥청의 유전자조작식물(GMO) 노지재배 등의 사안에 연대해 활동했다. 그리고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종교인 선언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특별히 2011311일 발생한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종교환경회의는 탈핵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오는 11269주년을 맞이하는 원불교의 영광탈핵순례는 매주 월요일마다 한빛핵발전소를 향해 걸으며 탈핵을 염원하고 기도하는 순례를 한다. 개신교와 천주교는 각 종단 안에서 탈핵을 위한 연대단체가 조직되어 기도회와 토론회를 비롯해 탈핵 운동을 해온 역사가 있다. 불교와 천도교도 시민사회의 탈핵 연대 단체로 참여하고, 캠페인을 비롯해 회원교육 등 다양한 탈핵 활동을 한다.

 

종교환경회의 탈핵순례(인사동)

 

종교환경회의 차원에서는 2015년 생명평화순례를 통해 영덕 핵발전소 반대 투쟁의 현장에서 순례와 선전전을 진행했다. 201868일에는 일본원자력자료정보실의 사와이 마사꼬, 가미사와 치히로를 초청해 <원자로에서 핵쓰레기, 재처리까지>를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2020년 종교환경회의는 울산 북구 월성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맥스터) 건설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에 함께했고, 이후 청와대 앞에서 진행한 농성에 연대했다.

 

종교환경회의는 매년 3·11 후쿠시마 집회에 맞추어 5대 종단 기도회를 열었으며, 2021년 역시 후쿠시마 핵사고 10년을 기억하는 기도회를 했다. 아울러 올해 415일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부쳐 반대 성명을 비롯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일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종교환경회의는 2016년부터 서울 도심에서 매월 한차례 탈핵순례를 한다. 순례는 행진 중간에 각 종단의 기도문을 낭독하고, 시민들을 향해 핵발전소의 위험과 현안을 알리는 발언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 그간 탈핵순례를 통해 영광 한빛핵발전소의 공극과 이물질 문제를 비롯해 신고리 4호기의 화재, 월성핵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누출 등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중대한 현안이 있으면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를 했다. 최근 몇 달은 코로나로 인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1인시위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핵발전소를 이 시대의 선악과로 규정하며 탐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요청하는 기독교의 기도, ‘인류가 만든 재앙인 핵발전소를 보며 참회하는 불교의 기도, 만물과 우리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의 관계임을 망각한 무지와 오만과 욕망을 참회하는 원불교의 기도, ‘가난한 이들과 지구를 희생시키면서 이득만을 추구하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달라고 요청하는 천주교의 기도, 그리고 천지부모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해달라는 천도교의 심고에 이르기까지 각 종교의 믿음과 기도의 대상은 다르다. 그렇지만 탈핵 순례에서 각 종단이 드리는 기도문은 핵 없는 세상이 모든 종교가 바라는 생명과 평화라는 보편의 가치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종교환경회의가 20년간 어떤 방식으로 연대를 이어왔는지 보여주고 있다.

 

임준형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1년 11월(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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