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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설] 월성 2·3·4호기 조기에 폐쇄해야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가 밝힌 월성핵발전소 방사성 물질 누출조사 중간결과 내용을 보면, 월성1호기는 이미 1997년 보수공사 과정에서 구조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은 두 차례의 주기적 안전성 평가’(PSR)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한수원이 작성한 안전성 평가 보고서와 원안위가 심사한 심사보고서는 모두 월성1호기의 구조상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건전성 기준을 충족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진행한 민간조사단의 조사에서는 이미 1997년 보수공사 과정에 구조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원안위와 한수원이 핵발전소 안전성 평가를 부실하게 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한수원은 이번 민간조사단이 방사성 물질 누출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도 비협조적이었다. 민간조사단은 월성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벽체에 균열이 발생해 1997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한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는데, 한수원은 그동안 이 사실을 조사단에 감춰오다가 현장 조사가 진행되자 뒤늦게 실토했다는 것이다.

 

민간조사단 조사결과 월성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주변 지하 9m 지점의 흙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최대 370베크렐(Bq/kg) 검출됐다. 자체처분 가능한 허용농도 100베크렐(Bq/kg)3.7배에 해당한다. 이는 월성1호기 주변 토양이 방사성 물질로 오염됐음을 의미한다.

 

민간조사단은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가운데 아직 2·3·4호기는 조사에 착수하지 못하였는데, 가동 중인 세 기의 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지하를 굴착하여 조사하기는 쉽지 않다. 굴착 과정에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여기가 있기 때문이다. 민간조사단은 월성1호기에 비추어 다른 구조물 상태도 평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월성1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벽체 균열을 이미 확인했으며, 바닥 면 조사결과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나 상태는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한다.

 

민간조사단은 2023년 초까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방사성 물질이 새어 나오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조사만 해서는 안 된다. 한수원은 비밀주의를 벗어버리고 과감하게 월성 2·3·4호기를 조기에 폐쇄하고, 주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탈핵신문 2021년 10월(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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