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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설] 모든 핵은 위험하다

 

 

19458,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했다. 76년 전의 일이지만 이 참상은 현재진행형처럼 우리 곁에 있다. 76년 전에 사망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 후세들은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 일본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인 피폭자 역시 마찬가지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말자고 국제적으로 약속하거나 핵무기를 확산시키지 말자고 약속하면서도 20215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 13132개의 핵탄두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하자던 핵발전소와 핵재처리시설 등은 수많은 사고를 일으켜 또 많은 사람을 고통에 빠뜨렸다. 이제는 기술이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기후위기 속에서 핵 관련 시설의 사고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올여름은 서울과 대구 등이 37도까지 기온이 오르고, 그리스 아테네는 섭씨 55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그리스는 50도 폭염에 하루 70곳에서 산불이 났다. 러시아는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가뭄으로 수백 건의 대형 산불이 났다. 미국 서부지역도 불볕더위와 가뭄으로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과 벨기에 일대에서는 폭우와 홍수로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핵산업계는 탄소중립 대안이 핵발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인한 허리케인과 폭우, 폭풍과 태풍, 가뭄과 수온 상승, 해수면 상승 등은 핵발전의 새로운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작년 태풍에 일제히 멈춰선 우리나라 핵발전소만 떠올려보더라도 기후위기로 인한 핵발전소의 새로운 위협을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핵산업계를 비롯한 찬핵진영은 이러한 사실은 외면한 채 핵발전이 기후위기의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거기다가 탈원전공격을 받는 정부 여당은 핵산업계 생태계 유지를 위해 다른 나라로 핵발전소를 수출하고, 소형원자로 등 차세대 핵발전소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가디언>은 그리스 아테네 북부의 교외에서 한 주민이 젖소를 끌고 산불을 피해 피난가는 장면을 지구 종말 같은 광경이라고 표현했다. 기후위기와 핵무기·핵발전은 인간이 만든 것이다. 이제 무엇을 더 만들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버릴 때이다.

 

틸핵신문 2021년 8월(9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