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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신문 독자모임, 용어풀이

탈핵으로 가는 핵심 키워드⑦ _ 원자로의 종류

원자로(핵반응로)는 핵연료를 반응시키는 장치를 뜻하는 말로 핵발전소의 핵심적인 설비이다. 원자로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이름이 복잡하다. 이는 마치 승용차의 엔진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가능한 것과 비슷하다. 엔진의 연료에 따라 휘발유 차, 경유(디젤) , 전기차, 수소차로 분류할 수 있다. 자동차에 크기에 따라서 경차, 소형차, 중형차, 대형차라고 불리기도 하고, 차의 형태나 용도에 따라 세단, SUV, 승합차처럼 부를 수도 있다. 이러한 분류는 서로 뒤섞어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휘발유 경유 차라든가 소형 SUV 같은 것도 가능하다.

 

원자로 역시 마찬가지다. 흔히 원자로는 발전용 원자로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전력생산을 목적으로 만든 발전용 원자로는 핵발전소의 핵심 설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연구용 원자로교육용 원자로도 있다. 대전 원자력연구원에 있는 하나로(HANARO)1995년 완성된 연구용 다목적 원자로이다. 하나로는 중성자를 이용한 연구와 신소재 개발, 동위원소 생산 등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하나로 원자로는 내진설계 강화를 위해 장기간 가동을 멈췄으며, 최근에는 잦은 고장과 문제로 가동중단이 잦아 지역 탈핵단체들의 폐쇄 요구가 높다.

 

경희대 교육용 원자로는 1976년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에서 기증한 원자로로 학생들의 실습과 연구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경희대 교육용 원자로는 용량이 10W로 하나로 원자로 30MW(=300W)에 비해 매우 작은 용량이다. 이외 핵 추진 잠수함이나 선박, 우주선에 사용되는 추진동력용 원자로나 지역난방을 위한 열 공급용 원자로도 있다.

 

원자로는 개발단계에 따라 실험로, 원형로, 실증로로 구분하기도 한다. 실험로보다 원형로가, 원형로보다 실증로가 규모가 큰 것으로 연구 단계별로 원자로의 크기를 키워가면서 새로운 문제점을 바로 잡는 방식으로 원자로를 개발한다.

 

원자로는 감속재와 냉각재의 종류에 따라서도 구분한다. 중성자의 속도를 낮춰 핵분열을 지속하게 만드는 감속재는 원자로의 중요한 요소이다. 감속재의 종류에 따라 일반적인 물을 사용하는 경수로(Light Water Reactor,LWR), 중수소가 포함된 중수를 이용한 중수로(Heavy Water Reactor,HWR), 소듐 등 액체 금속을 이용한 액체금속로, 흑연을 이용한 흑연감속로 등이 있다. 경수로는 냉각수에 압력을 가하는지에 따라 가압경수로비등경수로로 나뉘기도 하고, 경주 월성에 있는 중수로는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가압중수로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신형 핵발전소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SMR(소형모듈형 원자로 Small Modular Reactor)도 원자로의 종류 중 하나이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전기 출력을 기준으로 1000MW 이상의 용량을 대형 원자로라고 부르고 300MW 미만을 소형이라고 구분한다. 모듈형이란 원자로가 레고의 블록처럼 모듈 형태로 되어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미국 Nuscale의 원자로는 50MW짜리 원자로를 12개까지 연결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12개 모두를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개만 작은 규모로 연결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소규모 분산형 핵발전소 건설이 가능하므로 재생에너지 시대, 분산형 에너지 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핵산업계의 주장이다. 크기와 형태를 의미한 것이기 때문에 SMR은 반드시 발전용 원자로일 필요는 없다. 러시아의 핵잠수함 설계회사인 OKBM이 제작 중인 KLT-40S는 선박용 SMR이다.

 

신형 원자로가 나올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신형 SMR의 안전성은 검증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소형이든 대형이든 핵발전소라는 점은 같다. 양이 적을 뿐 핵폐기물이 나오는 것이나, 사고 때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나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이헌석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1년 10월(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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