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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신문 독자모임, 용어풀이

탈핵신문 용어풀이② _ 전기 기초 용어

핵발전소는 결국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넓은 의미의 전기란 전하의 흐름과 관련된 물리현상을 통칭하는 말이다. 전하란 물질의 기본적인 성질 중 하나로 모든 입자는 양성, 음성, 중성 중 하나의 성질을 띠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전기 현상도 전하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정전기란 말 그대로 전하가 움직이지 않고 머물러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동전기(動電氣)가 있으나 좁은 의미의 전기가 동전기를 뜻하므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말이다.

 

2개의 전하가 주변에 있으면, 이들 전하는 서로 힘을 받게 된다. 이를 전기장이라고 부른다. 전기장 내에서 전하가 갖는 위치 에너지를 전위(電位)라고 부르는데, 전위의 단위는 쿨롱(C)이다. 2개 지점의 전위차를 전압이라고 부르는데, 전압의 단위는 볼트(V)이다. 또 전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연속적으로 흐르는 현상을 전류라고 부른다. 전류의 단위는 암페어(A)이다. 1초 동안 1쿨릉(C)의 전하가 도선을 통과할 때, 이를 1암페어(A)라고 정의한다. 이는 1초에 6.25×1018개의 전자가 통과하는 것을 뜻한다.

 

전류는 크기와 방향이 변하지 않는 직류와 크기와 방향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교류로 나뉜다. 교류의 크기와 방향이 바뀌는 주기를 주파수라고 부르며, 단위로 헤르츠(Hz)를 사용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건전지1.5V 직류를 공급하는 장치이며,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220V 교류이며 주파수는 60Hz이다. 전기가 실용화되던 1880년대에는 직류와 교류가 서로 경쟁했으며, 처음 에디슨의 직류 공급시스템이 먼저 보급되었으나, 이후 테슬라의 교류 공급시스템이 더 우수하다는 점이 밝혀져 현재 전 세계는 교류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에디슨의 제너럴 일렉트릭사’(GE)와 테슬라의 웨스팅하우스사가 벌였던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을 전류 전쟁이라고 부르는데, 최근 이를 소개한 책과 영화도 나올 만큼 유명한 일화다.

 

나라마다 사용하는 교류 전압과 주파수는 모두 다르며, 이는 초창기 발전기의 사양이 그대로 고정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일본은 도쿄를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의 주파수가 다른데, 독일에서 발전기를 수입한 도쿄지역은 50Hz, 미국에서 발전기를 수입한 오사카 지역은 60Hz 전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처음에는 110V 60Hz 전기를 사용했으나, 전력손실을 줄이기 위해 1973년부터 32년에 걸쳐 220V 승압 사업을 진행했다. 전압이 낮으면 송배전 과정에서 손실이 크기 때문에 110V보다 220V의 전력손실률이 더 낮다. 하지만 전압이나 주파수를 통일시키는 작업은 전체 전기기기를 교체하는 것은 물론이고 송배전망도 바꿔야 하는 일이라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한국전력은 32년간 진행된 승압 사업에 모두 14천억 원(2004년 말 가치 기준으로 34천억 원)이 투입되었고, 연인원 757만 명이 투입되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국가 전체가 이런 과정을 거친 사례는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헌석 편집위원

탈핵신문 2020년 5월(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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