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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핵에너지 그리고 온실가스의 생성

∥ 칼럼

핵에너지 그리고 온실가스의 생성


△이준택 전 건국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흔히 원자력이라고 말하는 핵분열에너지(이하 핵에너지)에 대하여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기를 얻는 대부분의 과정은 물을 끓여서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에 의해서 발전기 터빈을 돌린다. 물을 끓이는 과정에 사용하는 기존의 화석연료는 다량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래서 발전소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는 화력발전은 온실가스를 만든다고 단정한다. 혹자는 핵발전소는 그렇지 않아서 친환경적이고 또한 경제적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핵발전소에서는 가동 중에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는 듯하지만, 핵분열 연료인 우라늄 광산, 정제와 폐기과정에서 다량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스탠포드 대학의 제이콥슨(M.Z.Jacobson) 교수는 핵발전소는 계획, 건설, 발전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며 그만큼의 기회비용을 상실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핵발전소는 생성된 에너지의 30%를 전력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수증기와 냉각수(온배수)를 통해 직접 지구를 가열한다. 수증기는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이다. 결국, 온실효과는 풍력발전을 1로 보았을 때, 대규모 태양광발전은 0.91 ~ 5.6, 핵발전소는 9.0 ~ 37이라고 한다. 가동 중의 온배수로 인한 바닷물 수온 상승은 기체 용해도를 감소시켜서 바닷물 속에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와 산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아울러 바닷물에서 산소가 줄어드는 것은 어장 황폐화의 원인도 된다.


예상치 못했던 핵발전소의 온실가스 문제 외에도 가동(핵분열)에 의해 생성되는 풀리지 않는 문제 방사능이 있고, 사용 후 핵연료를 포함한 핵분열물질들의 보관·처리비용과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와 발전소부지는 즉각 해체, 재활용할 수도 없다.


흔히 말하는 핵발전소의 경제성 또한 의혹이 간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어오는 에너지 원료 중에서 유독 우라늄은 면세이고, 폐로 비용과 사용 후 핵폐기물의 저장·보관 경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일반 발전시설은 폐쇄와 함께 해체 등이 끝나며, 다음 세대에 이르기까지 폐쇄된 발전시설을 보관해야 하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핵발전은 전력생산 단가에서 많은 몫을 다음 세대에게 떠넘기면서도 값싼 전기 타령을 할 것인가? 이미 국제사회는 2010년을 기점으로 전력 생산단가에서 핵발전소가 신재생에너지에 비해서 비싼 것으로 평가되었고, 새로운 발전시설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신규 핵발전소 건설은 특정 국가에 국한되어있다.


한국은 단위면적당 핵발전소와 석탄발전소 비율이 세계 1위 수준이다. 석탄발전소는 미세먼지의 주범이고, 한국이 더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후 핵발전소는 그 자체로 재앙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미국은 현재 가동 중인 핵발전소 95(4기 계획)이고 한국은 24(건설 중 2)이다. 미국의 국토면적 9,161,970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국토면적 96,920이니 그 비율로 보면 단순계산으로 미국은 한국면적에 1기의 핵발전소를 가동 중이다. 현재 한국의 인구밀도는 520명으로 세계 5위의 인구 과밀국가인 동시에 핵발전소 과밀집 국가다.


국가 에너지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안전일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꼭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 바람, , 동식물, 지열의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배터리 기술은 이미 경제성을 갖추었다. 헌법에는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핵산업종사자들을 위해서 전 국민의 안전을 유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탈핵신문 2020년 5월(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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