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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고창(한빛 관련)

<5호> 전북 탈핵운동, “대선이 목표가 아니라, 이제 시작”

전북 탈핵운동, “대선이 목표가 아니라, 이제 시작

한승우 국장(전북녹색연합)


 

전북 핵발전소 없다? 영광핵발전소가 아니라 영광·고창핵발전소

부안방폐장 사건이 있었지만, 전북지역은 그 동안 핵발전소가 없는 곳으로 인식이 되어 탈핵운동이 거의 전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113월 이웃나라 일본 일어난 후쿠시마 사고는 핵발전소가 얼마나 무섭고, 그 피해범위가 일국을 넘어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되는지 모두가 직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의 사고는, 경상도 지역과 우리나라 동해안 지역에 집중돼 있는 핵발전소가 백두대간 넘어 경상도만의 일이 아니며,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라는 사실에 온 국민이 경각심을 갖게 하였다. 이러한 전 국민적인 우려와 경각심 속에, 전북지역에서도 환경단체와 생활협동조합 활동가들 중심으로 탈핵활동을 전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자연스럽게 뜻이 모이게 되었다.

특히, 전북지역 활동가들이 탈핵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고 의지를 다잡은 것은 영광핵발전소 때문이다. 영광핵발전소는 전라남도 영광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영광에 있는 영광핵발전소는 전라북도 경계인 고창군과 불과 1.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영광핵발전소는 사실상 영광·고창핵발전소였고, 전북에서 핵발전소는 다른 나라, 다른 동네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동네의 일이었다.

 

11월 영광핵발전소 긴급진단 토론회로, 대응방안에 대한 공론화 시작돼

이러한 배경을 갖고 전북지역에서 탈핵운동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은 2012년부터이다. 환경단체와 생활협동조합 등 각 단체별로 탈핵운동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35일 처음 만나 탈핵관련 연대활동을 논의하게 된 것이다. 한살림과 전주생협, 전주의료생협,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부안시민발전소 등이 310일 서울시청에서 개최된 후쿠시마 1주기 행사를 함께 참가하면서 본격적인 연대활동이 시작됐다.

그러나, 전북지역 뿐만이 아니겠지만 2012년 탈핵연대활동이 잠시 주춤한 적이 있다. 바로 411일 총선이후이다. 탈핵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리라 기대했던, 총선에서 야당이 어이없이 패하고 찬핵의 새누리당이 다수 정당이 됨에 따라 국가차원의 탈핵로드맵을 그리기 어렵게 된 것이다. 실망과 무기력 속에 전북지역에서 흩어져있던 탈핵운동의 기운을 다시 모은 것은 530일이었다. 다시 모인 지역의 단체들이 강연회와 워크샵을 통해 탈핵운동을 함께 만들자고 의지를 다진 것이다.

그 동안 핵없는 세상을 위한 전북모임이라는 이름으로 6월 탈핵강연, 82차 탈핵강연, 103차 탈핵강연, 11월 영광핵발전소 긴급진단 토론회 등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 1116일 전북모임과 김춘진 국회의원(민주당)이 공동주최한 영광원전 긴급진단 토론회, 영광핵발전소 문제를 시민단체 뿐만이 아니라 전북도의회와 도청 등 지역사회에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욱이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도의회 의원과 도청의 관계부서, 시민단체는 영광핵발전소가 전라북도에 끼치는 심대한 위협에 대해 공감하고, 그 동안 이에 대한 대책이 전무했으며, 향후 공동으로 대책을 모색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전북도의회 영광핵발전소 가동 중지 촉구 결의안준비 중

지금 전북모임의 제안으로 전라북도의회 차원에서 영광핵발전소 관련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시민단체와 의회, 도청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 탈핵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참여하는 단체 모두 탈핵운동은 단기과제가 아니며 장기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한발 한발 굳건하게 발을 내딛고 있다. 전북모임은 앞으로 환경·생명단체 중심에서, 종교계와 시민사회로 외연의 폭을 확대하고 공식적인 조직으로의 출범을 논의하고 있다.

1219일 대통령선거는 우리나라 탈핵운동에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선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전북지역의 탈핵운동은 대선이 최종 목표가 아니며, 이제 시작이라는 자세로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있기 때문이다.

발행일 : 201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