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의료계를 주름잡는 야마시타 슝이치
갑상선검사에서 타 의료기관 배제, 환자와 보호자에게 자세한 결과설명 없어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
배상을 줄이려고, 인구유출이 두려워…‘계속 거기 살아라’
20mSv/년. 일본정부가 후쿠시마에 강요하는 연간피폭허용량이다. 계획적피난구역 설정, 학교 공간선량, 올해 설정된 피난지시해제준비구역, 모두 20mSv/년이 기준이다. 그런데 이것은 방사선관리구역보다 높고 핵발전소 노동자가 백혈병에 걸리면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수치이기도 하다. 정부와 도쿄전력은 배상을 줄이려고, 후쿠시마현은 인구유출이 두려워서, 후쿠시마 현민에게 “20mSv/년 이하이면 계속 거기 살아라. 피난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의 앞잡이 야마시타 슝이치, ‘방사선 영향은 웃고 지내는 사람에게 없다?!’
나가사키 원폭 2세이며, 나가사키대학 교수인 야마시타 슝이치는, 이런 정부의 앞잡이가 되어 후쿠시마사고 직후 후쿠시마현 방사선건강리스크관리 어드바이저로 취임했다. 그는 후쿠시마현 곳곳에서 강연하며 “방사선의 영향은 생글생글 웃고 지내는 사람에게는 없습니다. 끙끙 고민하며 사는 사람에게는 있습니다”, “100mSv까지는 안전” 등의 발언을 거듭해, ‘Mr.100밀리시버트’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의 말 때문에 불필요한 피폭을 당한 주민도 많다. 예를 들어 야마시타는 사고 직후인 작년 4월 1일 이이타테무라에서 공무원과 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해 그들의 불안감을 ‘줄여줬다’. 그러나 약 열흘 후, 이이타테무라는 계획적피난구역(주민 모두가 피난대상)으로 지정됐다. 그 후, 그는 후쿠시마현립의과대학 부학장, 후쿠시마현민 건강관리조사 좌장으로 취임했다.
건강관리조사는 후쿠시마현립 의과대학이 위탁을 받아 작년 6월부터 실시한 사업이다. 자진신고식 문진표 작성으로 실시되는 기본조사와 피난구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소변검사 및 혈액검사, 질문지에 답하는 방식의 심리상태 및 생활습관에 관한 조사와 임산부 조사, 그리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갑상선검사로 구성되는데, 당초 그 목적을 ‘현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지금은 홈페이지 등에서 ‘현민의 건강을 지켜보고, 앞으로의 지속적인 건강유지와 증진을 위하여’라고 말하지만, 전자가 속마음일 것이다. 야마시타의 취임목적과 같다. 또한 ‘체르노빌사고에서 밝혀진 사실은 방사성요오드의 내부피폭으로 인한 어린이의 갑상선암이 유일하고, 그 외의 질병 증가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방사선의 영향을 소아 갑상선암으로 한정했다. 즉 그 외의 방사선이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질병에 대해서는 검사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야마시타는 후쿠시마현립 의과대학 이외의 의료기관이 그 갑상선검사 결과에 참견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했다. 야마시타 자신이 직접 갑상선학회 소속 의사들에게 “보호자에게서 문의와 상담의뢰가 적지 않게 오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다음 검사를 받을 때까지 자각증상 등이 나타나지 않는 한, 추가조사는 필요없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고 충분히 설명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라는 편지를 보낸 것이다. 사실 그는 일본갑상선학회 이사장이기도 하다.
이 갑상선검사는 피검자가 건강유지에 필요한 검사결과(진료기록이나 초음파검사 영상 등)를 자세히 볼 수도 의사에게서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을 수도 없다. 그래서 실제로 다른 의료기관을 찾아간 피검자가 진찰을 거절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후쿠시마현 발표, 검사받은 3만8천명 아이들 중 갑상선 이상 35%
지난 4월 26일 후쿠시마현의 발표에 의하면, 이미 검사를 받은 아이들 3만 8000명 중 35%가 갑상선에서 결절 또는 낭포가 발견됐다. 그러나 그 중 2차 검진의 필요성이 인정된 것은 186명 뿐, 결절이 5.0mm 이하 또는 낭포가 20.0mm 이하인 아이는 2년 후의 다음 조사까지 검사를 받을 수 없다.
호주의 소아과 의사인 헬렌 칼디코트(Helen Caldicott) 박사는 “이러한 갑상선 이상이 1년도 안 됐는데도 나타났다는 것은 너무나 빠르다. 보통 5~10년 걸리는 법이다. 이것은 아이들이 몹시 높은 선량에 피폭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악성이면 갑상선을 완전히 적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야마시타와 후쿠시마현립 의대가 주도하는 이 건강관리조사는 후쿠시마현민들의 건강관리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야마시타의 연구데이터로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이 조사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감을 반영하듯, 7월 말 현재 자진신고식 문진표 제출률은 22.8%에 머물고 있다.
발행일 : 201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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