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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탈핵열풍, 세계로 확산 중... 대만 ‘2025년 탈핵’ 추진, 스위스 ‘2029년 탈핵’ 국민투표 실시

대만 정부, 2025년 모든 핵발전소 가동 중단

1020일 대만 행정원(정부)은 수명이 끝난 모든 핵발전소의 가동을 정지하는 내용이 담긴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차이잉원 총통은 “2025년 핵발전 제로, 재생에너지 비중 20%를 목표로 삼고 있는 기존 전력정책에 대한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만에는 현재 총 6기의 핵발전소 중 3기만 가동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되는 전력량이 전체 전력의 14.1%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2기의 핵발전소가 건설 중에 있지만, 국민들의 반대로 공정률 98% 상태에서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차이잉원 총통 선거공약 등을 통해 현재 핵발전소 수명이 만료되는 2025년에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현재 대만은 전체 전력 중 50%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비중은 4% 정도에 불과하다. 이번 개정안은 향후 6~9년 사이 발전과 송전을 분리하고, 재생에너지에 민간기업 참여를 촉진시키는 내용도 함께 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대만 정부는 현재 4%인 재생에너지를 2025년까지 20%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향후 2년간 태양광 발전 152kW를 증설하고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구입가격을 20년간 보증하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2029년 모든 핵발전소 폐쇄스위스, 1127일 국민투표 실시

 

한편 스위스 연방정부는 1031, 스위스에서 가동 중인 5기의 핵발전소를 2029년까지 모두 폐쇄하는 국민투표 안을 상정했다. 스위스의 핵발전 비중은 40%로 우리나라의 30%보다 높다. 그간 스위스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직후인 2011년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더 이상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핵발전소의 사용 연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사실상 영구 면허를 갖고 있어 이에 따른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1년 당시 스위스 에너지장관은 핵발전소의 수명이 50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혀 마지막 핵발전소의 폐쇄 시점이 2034년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스위스, '2029년 핵발전소 폐쇄' 주민투표 홍보용 배지. 주민투표에

예(Oui)라고 답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 출처 : sortie-programmee-nucleaire.ch

하지만 이번 국민투표는 이 시점을 더욱 앞당기는 내용을 담은 국민투표이다. 이 내용에 따르면 20173, 2024년과 2029년 각각 1기씩의 핵발전소가 수명이 만료된다. 즉 이번 국민투표가 가결되면 2029년 스위스는 모든 핵발전소가 폐쇄되는 것이다. 이 국민투표 발의에 대해 스위스 연방정부와 의회는 많은 양의 전력을 수입해야 하며, 그중 상당수는 화력발전으로 생산하는 전력이기 때문에 오히려 환경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반면, 스위스의 탈핵단체와 녹색당 등은 기존 스위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너무나 길게 설정되어 있고, 현재 스위스 상황에선 충분히 더 빠른 에너지전환을 할 수 있다며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한국 탈핵정책, 대만과 스위스 움직임 눈여겨봐야!

 

대만 정부의 탈핵법안 제출과 스위스의 국민투표는 각각 대만 국회 통과와 국민투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작년 프랑스 의회가 핵발전 비중을 75%에서 50%로 낮추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전세계적으로 탈핵을 국가 정책으로 삼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대만과 스위스의 움직임은 내년 대선에서 탈핵정책 수립을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의 탈핵진영에서도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탈핵신문 2016년 11월호 (제47호)

이헌석(에너지정의행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