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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핵 없는 평화세상! 저희가 생명과 아름다움을 지키게 하소서! ‘2016 한·일 탈핵평화 순례와 간담회’ 참관기

·일 탈핵평화 교류,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주최 새롭게 시작

지난 920()부터 23()까지 핵 없는 평화세상! 저희가 생명과 아름다움을 지키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일 탈핵평화 순례와 간담회가 있었다. 금년 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가 창설되어, 생태환경위원회에서 개최하는 첫 번째 한·일 탈핵평화 교류다. 탈핵천주교연대와 예수회 사회사도직위원회가 공동주관했다.

 

·일 탈핵평화 순례와 간담회는 2012년부터 시작돼 금년이 5회째이지만, 그 동안 한·일 예수회 중심으로 일본에서 모임을 가졌었는데, 금년에 창설된 생태환경위원회에서 한·일 탈핵평화 교류의 중요성을 받아들여 한국에서 이번 행사를 주최하면서 한·일 천주교회의 공식적인 교류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첫날 개회식에서 강우일 주교는 ·일 가톨릭 탈핵운동의 교류가 개별적인 교류의 한계를 넘어 삶의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연결해 전문성을 보완하며, 신앙에 바탕을 둔 탈핵운동의 비전을 제시하고 대중성을 확산하는 데에 도움이 되도록 지속되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한·일 탈핵평화 순례와 간담회에는 일본 주교회의 정평위탈핵분과위원회를 포함 14명이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탈핵천주교연대 소속의 수도자와 평신도, 탈핵활동가 50여명, 그리고 지역단위로 지역 주민과 활동가들이 함께 했다.

 

지난 9월20~23일 한일 탈핵평화 순례와 간담회가 열려, 한일 양국에서 약 50명의 천주교 관계자가 참여했다.

사진은 고리 1호기 건설 때 강제 이주된 골매마을. 신고리 5,6호기 건설로 주민들은 다시금 이주해야 하는 상황이다.

 

핵 없는 평화세상을 위한 노력, 신앙인의 기본 의무이자 창조보전을 위한 시급한 공동 과제

이번 순례와 간담회 주제는 생태회칙이라고 말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찬미받으소서우리 지구를 위한 기도에서 선택했다. 탈핵, 핵없는 평화세상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창조보전의 책임을 지고 있는 신앙인들의 의무이기도 하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시작해 고리-월성-영덕-울진-삼척, 핵발전소가 집중되어 있는 동해안 지역을 순례하며 지역주민과 활동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현지상황과 현안을 파악하고, ·일 연대를 확인하는 순례의 길이자 탈핵운동의 비전과 대중성 확산을 도모하는 성찰과 나눔의 시간으로 일정을 세웠다. 그리고 가능한 한 구체적인 문제파악과 연대방법을 생각할 수 있도록 현지 활동가들의 계획에 맞춰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912일 핵발전소 집중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1, 5.8 지진으로 지역마다 지진다발국인 일본의 경험과 의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지역마다 기자회견, 주민들과의 만남이 이어졌다. 질의응답만이 아니라 소감 발표와 노래 등을 통한 개인적, 문화적 친교도 함께 이어졌다.

 

부산 가톨릭대학에서 개회식과 신고리5·6호기 건설 반대·저지운동 기장 해수담수화수돗물 공급 반대 핵발전소 인근 주민 갑상선암 공동소송 등 지역 3대 현안에 대한 간담회로 시작해, 월성, 영덕, 울진, 삼척에서 주민들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고리 핵발전소 앞에서, 영덕에서, 그리고 삼척에서 핵발전 가동 즉각 중단’, ‘비상대책 수립’, ‘예정구역 해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고, 미디어 매체들은 일본 참가자 인터뷰가 이어졌다.

 

핵발전소 인근 지역방문과 주민들과의 만남에서 일본 참가자들은 한국의 상황에 새롭게 놀라면서 국제 연대의 중요성을 더 깊이 인식하고 구체적인 연대방법들을 생각했다.

 

일본 탈핵운동의 흐름에서 더 깊이 인식하게 되는 탈핵(탈핵발전·탈핵무기)과 평화의 연관

일본 탈핵운동의 흐름을 일본 정의평화협의회 노리꼬 히루마 간사가 발표했다. 핵폭탄피폭(1945)과 후쿠류마루호의 비키니군도 핵폭탄실험 피폭(1953)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일본의 탈핵운동은 핵발전과 핵무기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와 관련한 탈핵운동의 흐름도 동서 진영의 갈등이 국내 정치에 미친 영향과 관련되어 있었음을 알려주었다. 반핵·탈핵과 평화가 연결되어 있고, 이것은 또 발전의 논리와 연결되어 있다.

 

울산 울주군 골매마을(부산 고리핵발전소 건설로 울주군으로 이주한 마을, 편집자 주)과 월성, 울진을 방문하면서 핵발전소가 바로 보이는 인근, 1Km 이내 지역에 주민이 거주하고 거의 아무런 안전대책과 교육이 없다는 점에 일본 참가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월성으로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도 방사능 측정기의 수치는 0.08에서 0.22µSv(마이크로시버트)까지 올라갔는데, 아무런 경고표지도 없었다. 일본도 문제가 많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는 것. 그렇지만 이런 것들의 개선을 위해서 정부나 한수원만을 믿지 말고 주민들이, 지자체가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요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정보교류나 검사와 같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데에는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다고 힘을 주었다.

 

탈핵운동의 전개를 위한 비전 모색과 생태적 회심 일깨우는 탈핵음악회로 다음을 향한 여운

마지막 날 서울간담회에서는 핵발전의 수혜자이며 소비자인 도시민들이 핵발전의 문제를 알고 변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도들을 성찰하고 나누었다. 일본탈핵운동의 흐름과 방식-지역별 과제, 국가적 과제, ·일 연대과제(미츠노부 이치로 신부) 탈핵운동의 영성(조현철 신부)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의 방향과 비전(이재돈 신부) 교회의 가르침에 근거한 핵 행동지침(양기석 신부) 주제발표가 있었다.

 

시간상의 제약으로 서울에서는 일본 참가자들의 소감과 의견을 듣는 시간이 없어, 아쉬움을 가진 채 탈핵음악회에서 각자 핵 없는 평화세상을 이루기 위한 생태적 회심을 다짐하는 마음의 울림으로 마무리했다.

 

박유미 (한일 탈핵평화 순례 및 간담회 기획 및 실무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