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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평화, 해외

100% 재생에너지, 이제 환상이 아니라 현실로!

4일간 포르투갈 재생에너지 100% 기록

57() 오전 645분부터 11() 오후 545분까지 107시간.

포르투갈재생에너지협회(APREN)는 이 시간 동안 포르투갈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했다고 밝혔다. 즉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량이 포르투갈 소비 전력량을 넘은 것이다. 무려 4일 동안 밤낮으로 진행된 기록.

몇 년 전 독일의 한 주에서 재생에너지 100%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포르투갈과 같은 규모의 국가에서 재생에너지 100%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었다. 비슷한 시기인 58() 독일에서는 일시적으로 재생에너지 95%에 도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이오매스, 소수력,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일제히 가동되면서 독일 전체 전력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95%로 치솟았고, 이후 2시간 동안 그 비중은 90% 정도를 유지했다.

 

핵발전 강국 프랑스도 전체 생산 전력 중 17.3%가 재생에너지

포르투갈과 독일의 이와 같은 재생에너지 100% 공급 소식은 이제 유럽 재생에너지가 안정적인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U 통계국 자료(2014년 기준)에 따르면, EU 28개국 전체 전력생산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9.2%, 931TWh(테라와트시)에 이른다.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전력소비가 521TWh이니 유럽에선 우리나라 전력소비의 대략 1.8배 정도의 재생에너지 전력이 생산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나라별로 보면, 오스트리아(82.3%), 포르투칼(61.4%), 덴마크(55.7%), 라트비아(55.0%) 같은 나라들은 벌써 전체 전력생산의 5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고, 스페인(40.9%), 독일(26.8%), 그리스(24.4%)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심지어 국내에 핵발전 강국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조차 전체 전력의 17.3%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 포르투칼  5월 1일에서 19일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과 전력수요 추이

 

유럽 탈핵단체의 슬로건은 재생에너지 100%’

점차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유럽 탈핵-에너지단체들의 슬로건은 재생에너지 100%로 바뀌었다. 단순히 핵발전과 석탄발전을 그만두자는 것이 아니라, 이제 재생에너지 100% 시대를 앞당기자는 것이다. 이미 덴마크 정부가 2050년까지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미국에선 하와이 정부가 2045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 100% 계획을 밝혔다. 전통적으로 핵발전을 선호해 온 프랑스조차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4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100%‘는 더 이상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 독일 5월 8일(재생에너지 전력생산 95% 기록) 당시 전력생산과 수요 추이

아직도 경제성 타령만 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

재생에너지 100%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 안팎을 오가고 있다.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전환을 해야 한다는 언급을 하면, 정부는 아직도 경제성과 날씨, 기술 문제를 언급한다. 그러는 사이 우리나라는 20여년째 OECD 재생에너지 보급률 꼴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새로운 에너지 산업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지 벌써 20여년이 넘었다. 그 사이 세계 각국은 모두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매연의 주범이었던 석탄화력발전과 안전성, 핵폐기물 논란을 겪었던 핵발전이 주요 퇴출 대상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석탄과 핵발전을 버리지 못했다. 그사이 우리에게 미세먼지의 답답함과 핵발전의 불안함, 핵폐기물 처분의 골치 아픔만 남았다. 모두가 세상을 바꾸고 있는 동안 우리만 핵발전과 석탄 발전의 울타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것이다.

 

 

탈핵신문 2016년 6월호

이헌석 편집위원(에너지정의행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