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2일, 인도를 방문한 일본 아베 수상과 인도 모디 수상은 일본-인도 원자력 협정에 큰 틀에서 합의했다. 인도는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는 핵보유국이고, 예상되는 전력부족을 핵발전소 도입으로 해소하려 하고 있다. 국내시장을 잃은 핵발전 선진국들은 시장 확대라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일본과 인도가 원자력 협정 교섭을 시작한 것은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나기 1년전인 2010년이다. 후쿠시마 사고로 교섭은 일시 중단되었지만 일본은 사고 수습도 못한 채, 교섭을 재개했다. 일본은 인도와 원자력협정 체결을 통해 인도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핵발전 이용 확대를 도모하려 하고 있다.
인도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맹하지 않고, 1974년과 1998년에 핵실험을 실시했고 핵개발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핵무기 보유국이다. 1970년에 체결된 NPT 조약은 체결국에 대해 핵군축과 핵 확산 금지를 위한 노력을 약속시키는 한편, 체결국이 핵발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거꾸로, 핵무기를 보유, 개발하는 국가에게는 핵발전의 상업적 이용을 인정하지 않고, 핵발전에 관해서 타국의 협력도 기본적으로 받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여러 핵발전 선진국(미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이 인도와 원자력 협정을 맺고 핵기술과 우라늄을 인도에 공급해 왔다.
인도는 13억이 넘는 방대한 인구와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21기의 핵발전소를 가동 중이며, 6기를 건설 중이다. 22기 추가 건설을 확정했고, 향후 35기 추가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계획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깊이 관여하고 있고, 일본도 미쓰비시, 도시바, 히타치 등 핵발전 제조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규 계획의 대부분은 일본과 인도 간 원자력협정 미체결 때문에 차질을 빚은 것이기 때문에, 이번 일본-인도 원자력협정을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등 여타 핵발전 추진 국가들도 환영하고 나선 것이다.
이 협정은 일본의 핵발전 수출 확대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인도의 핵무기 보유와 핵실험을 인정해 남아시아를 비롯해 세계 평화를 위협할 수도 있는 문제다. 인도 정부의 엄청난 탄압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많은 주민들이 핵발전소 건설 반대를 외치며 저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인도 민중과 단결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인도의 핵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재 일본-인도 원자력협정에 반대하는 국제서명을 일본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제서명은 탈핵신문 블로그(www.nonukesnews.kr)를 통해 한국에서도 참여할 수 있다.
탈핵신문 제38호 (2016.1월호)
오하라 츠나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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