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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부실한 화산 감시 연구, 전력회사 ‘지원’ 경계해야 -최근 재가동 준비중인 일본 센다이핵발전소 인근 화산 폭발

지난 529, 일본 규슈 가장 남쪽에 위치한 가고시마현 구치노에라부섬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화쇄류(火碎流, 화산 분화 시 발생하는 고온의 화산재와 부석浮石, 화산가스 등의 혼합물이 흐르는 현상으로 그 속도는 시속 100를 넘는다, 편집자 주)가 발생해 주민 모두가 섬 밖으로 피난했다.

가고시마현은 지금 재가동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센다이핵발전소가 있는 현이다. 구치노에라부섬은 센다이핵발전소와 약 150km 떨어져 있다<지도 참고>. 규슈전력은 이번 폭발이 센다이핵발전소 재가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고, 도쿄대학 지진연구소 나카다 세츠야 교수도 센다이핵발전소엔 영향이 없다는 견해를 제시했으나, 문제는 다른 점에 있다.

 

규슈전력·원자력규제위, “화산 분화 사전 예측 가능하지만, 또 폭발 예측 못해

센다이핵발전소 주변엔 수만년에 한 번씩 초거대분화를 일으키는 화산이 여러 개 존재하는데, 규슈전력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분화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고 분화 징조가 나타나면 핵연료를 핵발전소에서 안전한 곳으로 반출한다고 밝힌바 있다(본지, 201411월호). 가고시마지방재판소 또한 지난 422일에 이런 입장을 추인했다(본지, 20155월호).

그러나 작년 온타케산에 이어 이번 분화 또한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구치노에라부섬은 작년 8월에도 분화를 일으켰고, 523일에도 화산성 지진이 발생하여 일본 기상청이 경계하고 있었으나, 이후 관측데이터엔 두드러진 변화가 없어 분화를 예측 못 했다. 기상청은 분화 후가 돼서야 분화 경계 단계(5단계)3(입산통제)에서 5(피난)로 올렸다.

 

빈약한 화산연구, 전력회사가 영향을 끼치면?

화산은 각각 특징이 다르다. 어느 화산의 분화 전 특징이 다른 화산에서도 꼭 나타나진 않는다. 화산 분화를 예측할 최선의 방법은 각 화산마다 그 산 전문의 감시원을 상주시키는 것이다. 전문가가 몇 십 년 동안 날마다 같은 산을 지속적으로 봄으로써 분화의 사소한 전조를 찾아낼 수 있다. 이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화산이 많은 인도네시아와 이탈리아가 채택한 방법이다.

한편 일본은 어떤가? 일본엔 화산이 약 100개 있는데 화산에 관한 연구를 하는 연구자는 329명이며 그 중 화산관측점 유지·관리에 종사하면서 화산분화를 연구하는 이는 81(81명만이 분화예측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이다. 81명 중 대학에 소속한 이는 47명에 불과하다(중앙방재회의 방재대책실행회의 화산방재대책 추진워킹그룹 제1(2014121) 자료 8). 이러한 상황을 종종 ‘40명 학급이라 야유하곤 한다.

게다가 후계자 부족으로 실질적으로는 이미 ‘30명 학급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기상청은 상시 감시 화산으로 지정된 47곳 화산을 계기와 감시카메라로 24시간 체제로 관측하고 있으나, 대학에서 화산학을 전공한 직원은 극히 일부다. 그만큼 대학에서의 관측이 중요한데, 예산과 인재 부족으로 관측 무인화와 연구자 퇴임 후 미충원이 계속되고 있다.

배경은 이렇다. 우선 화산학을 전공해도 취업하기 어렵다. 화산을 감시하는 국가기관인데도, 화산학 전공자에게 자리를 마련하지 않는 기상청의 사례가 상징적이다. 거의 유일한 취직처인 대학 연구직도 감소 경향에 있다. 2004년 국립대학 독립행정법인화 이후 국립대학 예산이 깎임과 동시에 단기간에 성과를 올릴 것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한 화산학에는 더욱 돈이 떨어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다(所澤 新一郎, 20141117nippon.com).

화산 대국 일본에서 화산연구체제를 다시 세우는 것이 급선무지만 그것을 어떻게 할 지가 또 문제다. 이유는 이렇다. 규슈전력은 재가동을 위해 주변 화산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 일을 담당하는 것이 누구인가? 화산 문외한인 규슈전력 직원이 한다는 것은 논할 바가 못 된다 치고, 그럼 규슈전력이 화산 전문가를 고용하는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화산 감시와 연구지원을 위해서라며 전력회사나 그 관련단체가 화산학자들에게 연구비를 주고, 졸업생 취직처를 마련해 주고, 본인의 재취업처가 되는 등으로 화산학회 전체를 핵마피아로 끌어드리는 일이다.

현재 화산학회는 거대분화는 예측가능하다는 규슈전력 및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견해에 반발하고 있다.

 

지진과 연동되는 화산 분화최근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일본열도에서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같은 가고시마현에 있는 사쿠라지마는 분화 횟수가 최근 6개월 사이에 1천번을 넘었다.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분화 경계 단계가 올라간 화산은 일본 전국에서 개에 이른다(그 중 하나는 이후 에서 , 또 하나는 3에서 로 내렸갔다).

규모가 비교적 큰 분화는 연동되는 경향을 보인다. 1914년 사쿠라지마 대분화 전후엔 구치노에라부섬을 포함한 가고시마현 내의 다른 5개 화산도 분화를 일으켰다. 2011년에도 역시 1월 이후 가고시마현의 3개 화산이 폭발적 분화를 일으켰다(529 TBS Newsi).

또한 대지진은 화산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1707년 호에이지진의 49일 후엔 후지산이 폭발했다. 최근에도 2004년 인도양지진의 4개월~3년 후에 걸쳐 3개 화산이 폭발했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엔 일본 전국에서 20개나 되는 화산에서 화산성지진이 관측됐다. 올해 화산활동이 활발한 것에 대해서도 화산분화예지연락회 전 회장인 이다 요시아키 도쿄대학 명예교수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영향을 미친 것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시마무라 히데키 무사시노가쿠인대학 특임교수는 최근 100년 가까이 일본열도의 화산들이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고 지적한다. 100년은 일본열도에 핵발전소가 늘어서게 된 시기였다. “도쿄돔 250개분의 화산재를 분출하는 대분화는 17세기 이후 100년에 4~6번 일어났지만, 1914년 사쿠라지마와 1929년 홋카이도고마가타케를 마지막으로 끊어졌다. 작년 가을 온타케산 분화의 화산재는 도쿄돔 약 4분의 1개 분량이며 이번 구치노에라부섬 분화도 그것보다 자릿수가 하나 큰 정도다. 그것보다 규모가 훨씬 큰 분화가 21세기 중에 여러 번 일어나도 이상할 것 없다”(주간아사히, 612)고 말한다.

설사 핵발전소가 화쇄류에 직접 덮어지는 거대분화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송전선이 화산재의 무게로 끊어져 전원상실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분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

 2015년7월(제3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