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규슈전력 센다이1호기 재가동
지난 8월 11일, 규슈전력 센다이핵발전소 1호기가 마침내 재가동했다.
일본은 도쿄전력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를 계기로, 모든 핵발전소가 최근 2년간 운전을 완전히 멈추고 있었다. 이번 재가동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각 핵발전소의 재가동을 염두에 두고 만든 (신)규제기준에 합격해 재가동시킨 첫 사례다. 전국적으로 시민의 약 60%가 재가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고, 인근 지역주민과 탈핵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 진영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규슈전력은 그러한 여론을 철저히 무시했다. 규슈전력의 당초 계획은 8월 14일에는 출력을 높인 후, 발전·송전을 시작해 올 9월 초반에 통상운전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그들의 마음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약 50km 떨어진 사쿠라지마에서 화산 분화 격해져, 위험 증가
재가동 4일 만에 자연이 적신호를 보냈다. 지난 8월 15일, 센다이 핵발전소에서 약 50km 떨어진 사쿠라지마(桜島)에서 화산성 지진이 급증, 분화 경계 레벨이 3(=입산 규제)에서 4(=피난준비)로 격상된 것이다. 사쿠라지마는 활발히 움직이는 활화산으로, 올해 들어서 폭발적 분화를 포함한 크고 작은 분화가 691회 관측되고 있다.
마그마가 대량으로 분출하는 거대 분화가 일어날 경우, 과거의 사례를 통해 봤을 때, 100km 이상까지도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 센다이핵발전소 160km 권내에는 사쿠라지마와 같은 화산이 아소산을 비롯해 14개가 존재한다. 센다이핵발전소 재가동을 앞두고 탈핵단체와 지진학자들이 계속 지적해 온 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규슈전력은 예정대로 9월 초 상업운전을 시작할 것을 밝혔다. ‘거대 분화가 운전 기간 중에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만약에 거대 분화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화산활동을 상시적으로 감시해, 징조가 보이면 운전을 즉시 멈추고 핵연료를 반출하겠다’고 해명하고 있다. ‘초 고열의 핵연료를 신속히 끄집어낼 방법이란 것이 도대체 있는지’, ‘끄집어내더라도 어디로 가져갈 것인지’, 무엇보다 ‘거대분화를 예측하는 일 자체가 가능한지’, 규슈전력의 설명에는 의문점이 많다. 그리고 예단을 허용치 않은 화산활동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재가동 10일째…복수기에 해수 혼입 문제도 발생
게다가 재가동 10일째인 8월 21일에는 복수기에 해수가 혼입되는 문제가 발견되었다.
복수기는 터빈을 돌리기 위해 사용한 수증기를 해수로 냉각시켜 물로 되돌리는 장치이다. 규슈전력은 그 원인을 냉각용 배관(직경 25mm)에 뜨거운 물이 닿아 구멍이 난 것으로 해명했고, 복수기 배관 1만3천개를 점검한 후 구멍이 난 5개 배관을 포함해 그 주변의 69개 배관을 막아 더 이상 해수가 누출되지 않도록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 후 출력을 다시 올려 8월 27일에는 95%에 도달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예정했던 9월 초 영업운전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원자력자료정보실, “장기간 가동중지 후 재가동은 사고 위험 높아”
일본의 대표적인 반핵시민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CNIC)은 센다이핵발전소 1호기 재가동에 앞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장기간(4년 이상) 정지한 핵발전소를 재가동시킬 경우 긴급 정지 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랫동안 가동을 멈추었다가 재가동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14건 있지만, 모든 경우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오랫동안 가동하지 않음으로써 여러 곳의 기기와 배관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센다이핵발전소 1호기가 운전을 처음 시작한지 31년이 지난 노후핵발전소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출력 89만kW의 낡은 핵발전소를 지금 반드시 재가동시킬 필요가 과연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현재 일본 전국의 핵발전소 43기 중 25기가 (신)규제기준에 따른 재가동을 신청했고, 센다이핵발전소 1·2호기를 비롯해 다카하마 3·4호기, 이카타 3호기가 이미 통과한 상태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상업운전에 들어가기 전에 센다이핵발전소 1호기의 재가동을 중지시켜야 한다.
사진제공=호리키리 사토미(일본 Labor Net에서)
사진 설명 : 지난 8월 9~10일, 재가동에 앞서 ‘센다이핵발전소 재가동 저지! 정문 앞 대행동’이 진행되었다. 지역주민 및 반핵단체를 비롯해 약 2천명이 모여 재가동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오하라 츠나키 편집위원
탈핵신문 2015년 9월호 (제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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