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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구시설, 핵재처리 등)

유성 핵안전조례운동, ‘오늘’은 성공!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도 아닌데, 우리지역도 예외없는 공식이 적용되었다.

대전 유성구에서 원자력은 자부심이었다(오죽하면 유성구청의 심볼로고가 원자모형이다!).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라는 배경이 깔려있던 2년전, 유성구의 한전원자력연료()의 제3공장 증설 문제가 발단이었다. 놀란 주민들의 반핵운동!

하지만 보상금 얘기가 나오자 주도자들 중 일부가 슬그머니합의했다. 찬성과 반대 입장의 주민들이 갈라져서 한 편은 도덕성 실추로 분노하고 다른 편은 좌익시비지역경제를 명목으로, 지역사회는 서로 말을 잃어갔다. 지자체로 달려가 책임있는 행정적 대책을 요구하는 주민들에게, 지자체는 마치 핵시설 대 주민, 찬성주민 대 반대주민사이에 앉아있는 솔로몬왕인 양 서로들 이해하시라”, “한국사회 관료조직은 수직구조라서 지자체는 힘없다등의 영혼 없는 대화들만이 오고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어느 시점에, ‘슬그머니핵시설을 승인·허가해 주었다. 크고 작은 거짓말, 비공개와 밀실합의, 어느 누구의 책임있는 개입 없이, 불똥 튈까 뒷짐 지고 지켜보는 중에 현실은 늘 슬그머니 진행된다. 이 사회는 이유 불문하고 모든 종류의 갈등과 시끄러워지는 것을 불편해 하는 것 같다. 다양한 그룹들은 중장기 목표와 전략이라는 무거운 언어를 들고 등장했다. 하지만 책임지지 않는 다양성만이 존재했다. 이 틈새에 현실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이해득실에 따른 계산이었다.

이 재미없는 뻔~한 스토리들! 재미있는 스토리가 되려면 기존의 룰이 깨져야 한다.

유성 민간원자력안전감시기구 설치를 위한 주민발의 조례제정운동은, 3개월 내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신상을 적은 구민들의 상당수가 청원해야한다. 조례청원이 되기까지도 힘들고, 조례제정이 되어도 실제 감시기구 만들기는 더 힘들고사실 산 넘어 산이다.

조례운동이 탈핵이냐 반핵이냐 핵시설 인정이냐, 정합성 있는 중장기 목표가 있냐, 전략의 우선순위와 집중과 선택은 올바르냐? 솔직히 나는 모른다. 단지 우리지역에 왜 또 핵시설이 증설되는지 문제제기했고, 수많은 거짓들이 드러났으며, 가만히 있지 않으려고 주변을 돌아보니, 의외로 우리 지역엔 원자력관련 종사자, 공무원들이 너무 많았고, 주민들은 지역내 이해관계가 촘촘히 엮인 이웃이고 자신이었다. 하지만 최소한 핵에 대한 불안과 핵안전대책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었다.

실효성 여부를 떠나, 정보공개운동과 조례운동은 바로 지금, 이곳의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손에 쉽게 잡히는 실천이고 일이다. 개인정보를 써야하는 서명운동은 한명씩 설득해야하는 쉽지 않은 일이고, 법적인 청원주민의 수를 채우려면 매일 일을 해야 한다. 서명운동은 핵에 대한 교육의 장이고 소통을 통한 배움과 성장의 장이다.

지식없이 서명운동을 시작했어도 핵관련 지식습득 속도가 매우 빠르고, 주민들은 우리지역 핵문제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되며, 수시로 주민들과 토론이 벌어진다. 매일 조례본부 관련 SNS는 백 개 이상의 글들이 달린다. 서로 몰랐던 주민들이 이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일하고, 자신의 속살 같은 생활을 공유하고, 웃고 즐긴다<아래, 채팅글 참고>. 애쓰고 있는 식당주와 카페는 서로 매상을 올려주고, 개신교신도가 성당가서 미사를 보고,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이벤트를 기획하고, 공동구매를 하고, 각자의 자원을 공유하고, 서로의 모임에 참여하고, 일이 여럿의 아이디어와 손을 거쳐 실천된다. 주민들은 배려, 소통, 즐거움으로 운동과정을 채워가기 시작했고, 그러자 연대, 협동, 열정이 덤으로 따라왔다. 오늘도 우리는 수없는 이야기를 통해 함께 일을 하고 있고 매일 새롭게 자신과 타인을 만나가고 있다.

 

** : 일요일밤 망원경으로 별보기 할까 하는데,

수고하신 모든 분들 위해서~

** : 별 볼 기회를 주신다면야^^

* : 청춘들이여.. 별은 내 가슴에..

** : 별볼일 없는 세상에. 별은 희망^^

** : 별은 제 고향 강원도 영월이 좋은데~

** : 아이들과 별볼 기회네요!

** : 영월 참 좋아~

** : 제 고향 영월은요~. 불라불라..00, 00...

** : 저두 가족여행으로 00, 00 거기 갔는데.....

** : 전 태백산에서 하늘 봤는데..불라불라.....

**: **이 올리신 핵폭발뒤 최후의 아이들보고,

아침부터 찔찔 짜고 있어요... 눈물이 안 멈춰지

는 건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선지, 정부가

원망스러워선지, 모든게 뒤엉켜 답답하고...

말할 곳도 없구...

**: 에고, 저는 더 늦기전에 이 일을 한 것에 감사했

답니다. 점심밥 두 그릇 드세요^^

** : 실컷 울고 나니, 진짜 배고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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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뎌 2주간의 야근, 근무일정 끝났어요.

내일부터 다음 주 수요일까지 저 필요하시면

데려다 써주세요! 연락처 010-****-****.

 

 

최우림(유성민간원자력안전조례제정운동본부 공동대표)

2015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