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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관련)

[준비2호] 30년 수명 다한, 경주 월성 1호기 수명연장…사실은 위험 연장


30년 수명 다한, 경주 월성 1호기
수명연장…사실은 위험 연장




 

 이 헌 석 에너지 정의 행동 대표


 후쿠시마 핵사고 당시 가장 먼저 폭발한 후쿠시마 1호기에 대해, 당시 언론은‘ 노후 핵발전소’ 문제를 지적했다. 1971년 가동을 시작한 후쿠시마 1호기의 경우 설계수명이 끝났지만, 수명연장을 감행했고, 그것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이었다. 이후 설계수명과 무관한 2~4호기까지 모두 폭발하면서, 단순히 원인을 노후 핵발전소로만 돌리기는 힘들어졌지만, 이 사고를 계기로 노후 핵발전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 수백만개 이상의 부품, 그 점검의 어려움

 핵발전소는 인류가 그간 만든물건들 중 가장 복잡하고 위험한 물건 중 하나이다. 핵발전소 1기에만 수백만개의 부품이 사용된다. 이들 부품은 성격에 따라 소모품부터, 발전소 폐기 때까지 계속 사용해야 하는 것들까지 복잡하게 얽혀 핵분열반응과 발전을 담당한다.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은 이들 전체를 점검하고 문제가 되는 부품을 교체하는 일들로부터 시작한다. 모든 부품은 발전소 설계 당시 부품의 내구력 등을 계산하여 교체시기를 정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 교체시기가 잘못되었거나 설계대로 운전하지 않아 특정부분이 더 빨리 마모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노후 핵발전소사고인 일본 미하마 3호기의 경우, 가동 28년이 되는 시점에 2차 계통 파단사고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당했다. 하지만 사고 이전 5차례나 사고난 부위를 점검할 기회가 있었으나, 설비점검 업체가 바뀌는 등의 문제로 제대로 점검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월성 1호기, 캔두(CANDU)형 원자로 수명연장은 세계최초

 정부는 2007년 부산 고리1호기의 수명연장을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도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의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수명연장 안전성을 검증한 각종보고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1월이면 30년 수명을 다하는, 경주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도 추진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와 달리 가압경수로(PWR)형이 아니라, 중수로형(PHWR 혹은 CANDU라고 불린다)이다. 캐나다에서 개발한 캔두(CANDU)형 핵발전소는 현재 인도, 파키
스탄 등 몇몇 국가에서만 사용되는 기종으로 개발국인 캐나다에서도 각종 안전문제로 가동이 원활하지 않다. 따라서 월성 1호기를 수명 연장할 경우, 사실상 세계 최초 캔두형 핵발전소 수명 연장에 나서게 되는 꼴이다. 게다가 캔두형 기술을 갖고 있는 캐나다원자력공사(AECL)가 최근 민간기업에 매각됐다. 이에 따라 기존기업은 민영화되고, 캐나다원자력공사에 대한 투자 불안 등으로 많은 기술진들이 이직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캔두형 원자로의 수명연장은 자칫 아무도 책임지지 못할 상황으로까지 나갈 수 있다.


노후 원자로는 연장이 아니라 폐기해야 한다.

 수명이 끝난 기계를 계속 활용하는 것은 경제성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수명연장을 위해 많은 양의 비용이 재투입되고 사고의 위험까지 커진다면, 실질적인 이익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후쿠시마 핵사고를 통해 핵사고의 위험성을 분명히 확인한 상황에서 핵발전소 수명연장은 말 그대로 ‘위험을 연장하는 것’임을 정부는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