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시 핵발전 ‘제로’ … 하지만, 도쿄전력 등 재가동 신청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
지난 9월 16일, 일본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이었던 오오이 핵발전소 4호기가 정기검사 때문에 가동을 멈췄다. 3호기는 그 이전인 9월 2일에 정지된 바 있다. 이것으로 일본은 1년 2개월만에 다시 핵발전 ‘제로’ 상태가 됐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각 전력회사는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잇달아 재가동을 위한 안전심사를 신청했고, 9월 27일에는 후쿠시마제1핵발전소에서 사고를 일으킨 도쿄전력이 사고 후 처음으로 가시와자키가리와핵발전소(니가타현) 6~7호기에 대한 안전심사를 신청했다. 도쿄전력은 2년 연속 적자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가 끊길 위기 상황이라 재가동을 서둘렀다고 한다.
한편, 가시와자키가리와핵발전소는 7개 원자로 발전 총출력이 821만2천㎾로 세계 최대의 핵발전소다. 2007년 니가타현 주에쓰 오키 지진 때에 화재가 발생한 적도 있다.
여전히 위험한, 가시와자키가리와 6~7호기
6~7호기는 개량 비등수형 원자로(ABWR)이다. 후쿠시마사고 이후 도쿄전력에 의한 재가동과 비등수형 원자로 재가동은 이번이 모두 처음이다. 개량형이라고 하면 뭔가 나아진 것 같지만, 격납용기는 발전량에 비해 오히려 작아졌다. 즉 그 만큼 사고 때에 압력이 높아지기 쉽다. 요컨대 안전성을 깎아내리고 경제성을 올린 것이다.
1호기와 5~7호기에서는 필터가 달린 배기설비 설치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니가타현은 안전협정에서 규정한 이 공사에 대한 사전 양해를 하지 않았음), 이 설비는 원자로 건물과 다른 기초 위에 지어져 있으며, 배관으로 격납용기와 연결하는 구조다. 이것은 지진 때 배관이 깨지거나 부러질 위험성이 높다.
또한 9월 25일에는 도쿄전력 사장이 이 장치를 사용해도 발전소 부지 경계에서 주민에게 수백밀리시버트(mSv) 피폭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니가타현에 소재한 가시와자키가리와핵발전소 전경. 출처 도쿄전력>
이해하기 힘든 니가타현 지사의 재가동 용인…검찰을 통한 정부 압력인가?
도쿄전력의 9월 27일 안전심사 신청은 재가동에 반대해 왔던 이즈미다 히로히코 지사(니가타현)가 전날 26일에 조건부로 용인했기 때문에 이루어졌다. 그는 과거에 후쿠시마사고의 원인도 규명되지 않은 단계에서 재가동에 대한 불신감을 표명하는 “안전보다 돈을 우선하는가?”, “(사전양해 없이 신청을 결정한 도쿄전력은) 믿을 수 없다” 등의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그는 핵발전을 추진하는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이다. 최근에는 경제산업성 안에서 “그는 원래 이상한 사람이었다”라는 소문이 유포되고 있고, 원자력규제위원회 다나카 위원장도 “다른 지자체장들은 다 이해해 주는 가운데 이즈미다 지사는 제법 개성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검찰이 그의 신변을 조사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후쿠시마제1핵발전소 플루서멀 실시에 반대했던 후쿠시마현 사토 에이사쿠 지사가 수뢰죄로 체포된 적이 있다. 수뢰 금액이 ‘0엔’이라는 노골적인 정치수사였다.
<도쿄전력 히로세 사장(사진 왼쪽)과 이즈미다 니가타현지사와의 회담 장면. 출처, 이즈미다 지사 트위터>
이즈미다 지사도 최근 “제2의 사토 에이사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있다. 자동차가 뒤를 쫓아왔을 때엔 공포스러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재가동 용인은 이러한 정치적 압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니가타현은 필터가 달린 배기설비와 발전소 주변 주민의 피폭을 피하기 위한 운영방법 등에 대해 도쿄전력이 니가타현과 지역 기초 지자체와 협의하는 것을 조건으로 붙였다.
발행일 : 201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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