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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제대로 된 핵사고 수습을!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제대로 된 핵사고 수습을!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


지난 97,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도시로 도쿄가 결정됐다.

이번 올림픽유치 운동은 과 같은 추상적인 말과 경제효과등의 노골적인 의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작년 여름에 발표된 유치위원회 메시지다. “올림픽과 파랄림픽(장애인올림픽)은 꿈을 준다. 그리고 힘을 준다. 경제에 힘을 준다. 일을 준다라는 말로 시작된 이 메시지는, 마치 돈 다오! 일 다오!’라고 하는 것 같다.

일본부활’, ‘동일본에 경제효과를 미치는 올림픽과 파랄림픽으로 하고 싶다등의 말은, 개최를 통해 동일본대지진과 핵사고로의 복구를 이루겠다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그러나 유치운동이 시작된 것은 3·11 이전인 2007년이다.

여기서는 올림픽이 스포츠대회라는 사실이 거의 잊혀져있고, 전 세계에서 오는 사람들을 맞이하자는 의식도 보이지 않는다. 

 

올림픽? 그 전에 해야 하는 일이 있는 거 아냐!

2020년 도쿄올림픽 경기장 정비에 약 4500억엔이 투입될 계획인데, 그 만큼의 돈이 있다면 피해지 복구와 이재민 지원, 그리고 핵사고 수습에 직접 투입하면 어떨까?

유치위원회는 올림픽의 경제효과를 3조엔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것이 피해지에 얼마나 떨어질지는 미지수며 실제로 올림픽 관련 경제활동은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입은 동북지방 연안이 아닌 도쿄 주변의 도시기반 정비를 명목으로 한 토목·건설 사업이 중심이 될 것이다.

 

후쿠시마는 괜찮은가? 총리 완전히 제어되고 있다라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2020년 도쿄가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할까?

개최도시 결정 직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일본 아베 총리는 후쿠시마제1핵발전소에 대해 상황은 제어되고 있다. 도쿄에는 결코 피해를 입게 하지 않겠다라고 연설했으며,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오염수 문제에 대해 전혀 문제없다. 오염수의 영향은 후쿠시마제1핵발전소의 항만 내 0.3범위 안에 완전히 봉쇄되고 있다.(중략)건강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전혀 문제없다고 약속한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913, 한 도쿄전력 간부가 지금 상태는 제어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것을 전면적으로 부정했다. 923일에는 일본을 방문 중이던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그레고리 야스코(Gregory B. Jaczko) 전 위원장(3·11 당시 위원장)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오염수를 함유한 지하수를 완전히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후쿠시마제1핵발전소 앞 항만과 외양(外洋), 실트펜스(silt fence)라는 물속 커튼으로 막고 있을 뿐이고 하루에 항만 내 물의 절반이 외양의 물과 바뀐다고 한다. 또한 내륙에서 항만으로 오염수가 하루에 300400톤이나 유입되고 있으므로(탈핵신문 12(9월호) 참조), 그만큼 외양으로 유출될 터이다.

후쿠시마제1핵발전소 14호기를 둘러싸겠다는 지하 차수벽(遮水壁) 계획도 완공은 2년 후로 적어도 그 때까지는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로 샐 수밖에 없다. 게다가 둘러싸면 14호기에서 새나오는 오염수가 지하에 괴어 지반은 불안정하게 한다. 지진이 일어나면 액상화(지진 때 매립지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으로, 흙이 물과 섞여 지반이 액체처럼 거동하는 일)되어, 14호기가 무너져 건물 내 저장조에 보관 중인 엄청난 양의 사용후핵연료가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높은 방사선량 때문에 사람이 접근할 수가 없어 수습작업은 불가능하고, 그럴 경우 도쿄도 역시 무사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저장통에서 또 오염수 누출 이래도 제어된다고 할 수 있나?

 

<출처: 마이니치신문>

오염수 저장통 주변에는 물이 샜을 때를 대비해 30cm 높이의 봇둑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봇둑에는 빗물을 내보내기 위한 밸브가 달려 있었고 그것이 항상 열려 있어 8월에 무려 300톤이나 되는 고농도 오염수가 누출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탈핵신문 12(9월호) 참조).

이에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밸브를 늘 잠가두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916일 태풍 시 호우로 빗물이 봇둑을 넘칠 것이 우려되자, 도쿄전력은 밸브를 열어 그 물을 바다로 흘려보내버렸다. 그 총량은 1130톤이었다.

도쿄전력은 이 물에는 베타선을 내놓는 방사성물질이 1리터 당 24베크렐 함유됐는데, 이는 스트론튬 배출허용기준인 30베크렐 이하이기에 문제없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1리터=1으로 계산하면 2712만베크렐이 바다로 흘러간 셈이다. 가령 이 오염수가 배수구(排水溝)로 흘러갔다면 어떻게 될까? 배수구 출구는 아베 총리가 말하는 항만밖에 있다.

또 도쿄전력은 봇둑에 괸 물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이 모두 스트론튬으로만 가정하고, 감마선을 내는 세슘 등에 대해서는 검사조차 하지 않았다. 과연 이런 상황을 놓고 볼 때, 제어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과거 도시바 격납용기 설계자였던 고토 마사시 씨는 봇둑을 설치한다 하더라도, 어떻게 설계를 했는가? 높이를 30로 한 근거는 무엇인가? 비가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것들을 생각했다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단지 저장통 누수만 놓고 봐도 제어하지 못하는데, 바다로 흘러가는 물과 지하수 유입을 제어할 수 있을 리가 없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유치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국제적 감시 아래로

가시와자키가리와핵발전소가 있는 니가타현 이즈미다 히로시코 지사는 97일 트위터를 통해 올림픽 유치 성공은 오염수 문제를 비롯한 도쿄전력 핵사고 대응이 국제 감시 아래에 들어갔다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어설픈 대응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에서도 매우 잘됐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는 핵발전소를 감시할 권한이 없어 국제 감시 아래라는 말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아베 총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후쿠시마 사고 제어를 국제공약으로 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번 개최 결정이 사고 수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발행일 : 2013.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