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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한계에 이른 오염수 처리와 계속되는 대규모 누수

한계에 이른 오염수 처리와 계속되는 대규모 누수

 

고노 다이스케 편집위원  


 

후쿠시마제1핵발전소 14호기 원자로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는 외부에서 물을 주입하는 냉각작업이 계속되고 있다(4호기 원자로 안에는 핵연료는 없지만, 엄청난 양의 사용후핵연료가 있다). 이 물이 핵연료에 접촉하여 오염수가 된다. 원자로 압력용기, 격납용기, 핵연료 저장조는 파손되어 있기 때문에 오염수가 새 나오고 있고, 원자로 건물과 그에 연결된 갱도, 터빈건물에 고여 있다. 그 양은 각각 1만수천톤에서 2만수천톤에 이른다.

게다가 그곳 외부에서 지하수가 흘러들어오기 때문에 오염수는 날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하수는 상류로부터 후쿠시마 핵발전시설에 매일 1000톤이 흘러들어오며 14호기 건물 등에 매일 400톤이 유입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계속 증가하는 오염수를 저장통에 저장하고 있다.

지난 722, 도쿄전력은 건물 지하 등에 괸 오염수가 새서 바다로 유출되고 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 양은 300400(1일 기준). 819일에는 오염수 저장통에서 누수가 발견됐다. 그 양은 저장통의 누수로는 역대 최대인 300톤이었다.

 

도쿄전력, 이제 와서 새고 있었다며 누수 인정

722, 도쿄전력은 관측용 우물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보고를 받아 조사한 결과, 방사성물질이 바다로 유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 양은 20115월부터 최대 30조베크렐(Bq)이라고 한다.

그러나 고이데 히로아키 조교(교토대학 원자로실험소)는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사고 발생 당시부터 물(방사능 오염수)은 새고 있었다. 20113월경 이미 발전소 부지 안에 오염수가 10만톤이나 있었다. 오염수가 괴어 있는 원자로건물 등은 모두 콘크리트로 방수 구조가 아니었다. 더구나 지진으로 곳곳에 금이 갔을 것이다. 유출량은 발표(30조베크렐)1000배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땅 속에 벽을 만들어 물을 막는다?!

도쿄전력은 해안 바로 앞에 지하 벽(화학약품을 써서 흙을 굳히는 차수벽遮水壁’)을 만들어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막음과 동시에 14호기 주변에도 차수벽(흙을 얼려서 만듦)을 구축해 지하수 유입을 막을 계획이다. 그런데 물은 막으면 당연히 넘치며 지하수가 우회해서 바다로 들어올 수도 있다. 사실 완공된 해안 앞 차수벽은 지하수 수위가 이미 넘어버렸다.

도쿄전력은 810일부터 해안 앞 차수벽 내륙 쪽에 있는 우물에서 2호기 건물에 연결된 갱도로 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잘되면 수위 관계 때문에 2호기 건물로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건물에 지하수가 들어오는 것을 벽으로 막았다 해도, 지금은 지하수 수위가 건물 내 수위보다 높아서 안으로 들어오지,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 반대로 건물 안 고농도 오염수가 밖으로 나와 버린다. 즉 건물로의 지하수 유입과 건물에서의 오염수 유출을 동시에 막기 위해서는 건물의 오염수 수위와 지하수 수위를 맞출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기술적 어려움이 수반된다.

 

사고 발생 초기부터 지적된 오염수 누출도쿄전력의 무책임한 임시처방

고이데 히로아키 조교의 지적대로 오염수 누출로 인한 해양오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고발생 초기부터 언급되고 있었으며, 도쿄전력도 이에 대해 검토하고 있었다. 그런데 도쿄전력은 약간의 관측지점을 설정하고 거기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으니 바다로는 새나가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이 문제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본래 사고발생 초기부터 오염수가 당연히 새고 있다고 판단하고, 파손된 건물 지점을 파악한 후 건물 주변, 해안, 그 중간지점 등 가능한 많은 지점에서 지하수의 물길과 수위, 방사성물질 농도 등 상세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전체상황을 파악해야 했다.

하지만, 도쿄전력의 사고처리는 늦었을 뿐만 아니라 그마저도 임시처방이었다. 예로, 사고발생 직후에는 계속해서 오염수가 고이게 되면 저장통이 부족하니 저준위 오염수를 바다로 버리겠다고 했다. 준비기간을 제법 들여 메가플로트(Mega-Float)라는 부유식 대형구조물을 가져와 한시적으로 거기에 저장하려 했으나, 제대로 쓰지도 않았고 결국 바다로 흘려 보내버렸다.

그럼 근본적 대책은 있는가? 과거에 도시바에서 격납용기를 설계했고 현재는 핵발전을 비판하고 있는 고토 마사시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차수벽도 이렇게 대규모로 사용하는 건 처음일 것이다. 흙을 얼려 만드는 차수벽도 유지비가 엄청 든다. 저장통과 차수벽을 아무리 만들어도 완벽하지 못할 것이고 또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 반복이 오염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오염수 정화시스템 구축과 이를 위한 독립 프로젝트팀 구성이 필요하다!

고토 마사시 씨는 오염수를 정화하는 시스템 구축을 호소한다. 기술적으로도 그것이 가능하다. 또 그것을 추진하는 것은 기술자들로 구성된, 정치계를 비롯해 여러 이해관계로부터 독립된 프로젝트팀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기에는 원자로 전문가, 방사성물질 전문가는 물론, 건물 설계자, 토목·전기·기계 전문가, 저장통 전문가, 물의 운반이 필요하다면 유조선 전문가, 지하수 전문가도 필요하다.

고토 마사시 씨는 산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이 당연한데, 도쿄전력이나 정부,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도 이런 생각이 전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기술력이 있다고 말할 수도 없을뿐더러 핵발전소를 수출한다는 말이 어떻게 나오는가? 환경에 대한 영향, 오염 확산 등 갖가지 주제별로 큰 프로젝트를 많이 세워야 하는데 그것을 다 실천하는 게 해결방법이다. 일본에선 실행할 수 있는 사람도, 조직도 있는데 그것들을 동원하지 않고 있는 게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매뉴얼대로 발전과 송전을 하는 것이 업무다. 사고처리라는 불규칙한 사태에 대응하는 일은 잘하지 못한다. 도쿄전력은 826일 오염수 누출에 관한 대책본부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는데, 고토 마사시 씨는 도쿄전력에게는 무리라고 단언한다. 게다가 수소폭발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전문가 사이에서는 상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쿄전력은 폭발원인을 바로 파악하지 못했고, 3·11 이후 5월 초까지 노심용융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격납용기 압력을 낮추기 위한 배기작업 등 중대사고 대책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그러한 전과들을 봐도 도쿄전력에게는 무리라는 평가는 타당하다. 한편, 엄청난 돈이 드는 오염수 처리를 정부에 떠맡기기 위해 일부러 방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일본정부는 이 문제를 도쿄전력에 맡길 수 없다며 직접 나설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 또한 책임이 크다. 오염수 누출은 일본정부의 수습선언(201112)이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을 또다시 증명한다. 수습선언은 방사성물질 방출이 관리되고 있고, 방사선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를 이루었다는 의미였다. 고토 마사시 씨가 제안하는 프로젝트팀도 종래와 같은 정부 내 조직이 된다면 또다시 무책임 체제가 지배할 것이다. 고토 마사시 씨는 그 조직에 전권을 위임하고, 정부는 개입하면 안 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태는 긴급을 요한다. 기준 이하의 물은 바다로 흘려보내자고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조차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724). 희석하면 바다에 다 흘려보내도 된다는 말인가?

 

저장통에서도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다량 누수돼

한편, 819일에는 오염수 저장통에서 누수가 발견됐다. 그 양은 저장통 누수로는 역대 최대인 300톤이다. 저장통 누수는 이번이 5번째다. 이에 도쿄전력이 822, 300기의 저장통을 총 점검 한 결과, 발전소 부지 내 다른 구역의 저장통 주변 두 곳에서도 매우 높은 방사선량이 검측됐다. 그 방사선량은 저장통 바닥 부분에서 시간당 100밀리시버트(mSv/h)70밀리시버트였다. 이것은 1분도 안 되는 사이에 일반인 연간 피폭허용량 1밀리시버트를 넘어 버리는 양이다.

도쿄전력은 앞으로도 80만톤 분량까지 같은 저장통을 만들 계획이다. 빨리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저장통은 하나의 용량이 10003이다. 접속부분이 고무로 만들어져 있고 볼트로 조였을 뿐 용접도 하지 않았다. 사용가능 햇수는 5년이지만 2년여 만에 누수가 된 셈이다. 저장조 밑에는 봇둑(보를 둘러싼 둑)이 설치되어 저장조에서 누수됐을 경우엔 그곳에 물이 괴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는 빗물을 배출하기 위한 밸브가 달려 있고, 그 밸브가 열려 있는 상태였다. 저장통에는 수위계도 없었다.

저장통의 오염수는 리터당 8000만베크렐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예컨대 이것이 주로 스트론튬이라고 가정하면 환경기준은 리터당 30베크렐이기에 이 물은 기준치에 비해 300만배나 오염돼 있다는 것이다. 스트론튬의 방사선은 베타선이기 때문에 저장통 속에 있는 한 큰 위험은 없지만, 누출된 오염수의 방사선량은 24조베크렐이다. 이것은 히로시마 핵폭탄이 흩뿌린 방사능과 같은 규모다. 후쿠시마제1핵발전소 부지 안에는 이러한 오염수가 43만톤이나 누적되어 있다.

지난 4월 지하저수지 누수(본지 20135월호(8) 참조)에 이어 저장통 저장체제도 파탄이 났다. 건설에 시간이 걸리지만 용접으로 대형 저장통을 설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에 의한 냉각은, 이제 한계에 도달해

이에 대해 고이데 히로아키 조교는 오염되기 전에 지하수를 퍼올려 바다에 버리는 계획이 있다. 전면적으로는 지지할 수 없지만 오염수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해야 한다. 한편, 이제 물로 냉각시키는 것은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납이나 비스무트 등 금속으로 냉각시키는 방법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녹아떨어진 노심의 위치를 확인하여 그곳에 금속 냉각재를 넣어 열전동 작용으로 냉각시키는 방법이다. 다만 이 방법이 실제로 잘 될지 어떨지는 미지수이고 실시된 적도 없다. 공기 중에 방출된 방사성물질은 히로시마형 핵폭탄의 168발분인데 오염수는 그 10배나 있다. 도쿄전력은 20115월부터 누출되고 있었다며, 총량을 최대 30조베크렐로 계산했지만, 증명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으나 그 1000배는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해양오염, 그 영향은? 이제 스트론튬이 문제다!

염려되는 해양오염에 대해 수산학의 전문인 미즈그치 겡야 도쿄해양대학 명예교수는 라디오 프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스트론튬이다. 지금까지 세슘이 문제였지만 스트론튬에 대해선 실태가 잘 밝혀지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30조베크렐 중 10조베크렐이 스트론튬이라고 말한다. 스트론튬은 멀리 가지 않는다, 물고기 뼈에 누적되니 위험하다 등 말하지만,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사태이기에 정말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 알 수 없다. 해양조사와 물고기에 대한 조사도 아직 거의 없다. 스트론튬은 측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어 단편적 조사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갖가지의 국제적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만간 실태가 밝혀질 것이다

 

발행일 : 2013.9.6